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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응급상황 대처 방법

응급의학과 정원준 교수

무덥고 습한 여름철, 산이나 바다로 여행을 떠나거나 자연을 접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6월부터 기온이 30도를 웃돌아 일찍이 폭염주의보가 발령될 만큼 무더운 날씨가 이어져 더더욱 여름철에 발생하기 쉬운 응급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때이다. 여름철에 흔히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올바르게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응급처치의 필요성이 무엇인가요?

응급상황이라는 것의 정의는 문헌마다, 법률마다 다양하게 해석됩니다만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주변에서 흔하게 발생하지는 않지만 일단 발생 시에 빠르고 정확한 처치를 통해 적절한 회복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라는 기본적인 가정이 가능할 것입니다. 어찌 보면 보험과 같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본인 혹은 우리 가족, 우리 주변에서 드물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하고 이를 대비하려는 마음가짐, 응급 처치에 대해서 평소 공부하고 알아야 할 필요성도 여기에 있습니다. 여름철에 흔하게 발생하는 응급상황 중 열사병이 발생했을 때, 뱀에 물렸을 때, 물에 빠졌을 때, 화상을 입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열사병이 발생했을때

열사병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고온 환경에 오래 노출되고 체액이 소실되면서 체온 조절 중추가 기능을 상실하고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높아지는 상황이다. 환자의 의복을 벗기고 시원한 물을 뿌리면서 선풍기 등을 사용한다든지 하여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환자의 체온을 떨어뜨려야 한다. 특히나 농촌 지역에서 고령화로 인하여 노인분들이 요즘 같은 혹서기에 비닐하우스 등에서 작업하다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다. 혹시라도 고온 환경에서 작업 중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면 일단 시원한 환경으로 옮긴 후 반드시 119에 신고하여 병원으로 이송하여야 한다.

뱀에 물렸을때

여름철에는 뱀에 물리는 사고도 종종 발생한다. 물렸다면 뱀을 잡으려고 하지 말고 즉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물린 부위는 심장보다 낮게, 물린 부위에서 관절 하나만큼 심장과 가까운 쪽으로 손가락이 드나들 정도로 느슨하게 묶은 채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한다. 붓기가 보통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데 붓기가 올라 갈수록 묶은 부위가 조여드는 경향이 있으니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독사 교상의 경우 항뱀독소라는 해독제가 있어서 환자의 증상에 따라 투여를 결정해 치료를 진행한다.

물에 빠졌을때

물에 빠지는 것을 목격했다면 혼자서 구하러 가선 안 되고 119에 신고하는 게 최우선이다. 요즘에는 핸드폰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고하면서 정확한 사고 발생 위치를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전달해야 한다. 정확한 위치를 말하지 않아도 내 핸드폰 위치를 119에서 추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정확한 사고 위치를 요원에게 말해줘야 신속하게 출동이 가능하다. 일단 물에서 건져 냈다면 환자의 의식과 호흡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구조된 환자가 의식이 있더라도 일단 물에 빠진 후 구조되었다면 흡인 등으로 인한 흡인성 폐렴이나 숨겨진 손상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으로 이송하여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화상을 입었을때

일반적인 화상의 경우에는 화상의 원인이 되는 물질에 떨어 뜨리고 의복을 제거하는 게 우선이다. 화상 부위 통증을 경감시키기 위해 수돗물 정도의 시원한 물에 담가 놓는다. 2도 이상의 화상은 물집이 생기게 되는데, 이는 웬만하면 터뜨리거나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 병원 치료가 필요한 화상을 입었다고 생각되면 반드시 119에 연락해 도움을 받고 응급실에서 처치 받아야 한다. 여름철 물놀이 이후에 많이 발생하는 일광화상의 경우 대부분 알로에 크림 등의 대증요법으로 증상이 호전되지만 통증이 심한 경우 병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응급처치를 위해 상비해 두어야 할 의약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가정에 가지고 있는 기본 상비약이면 대부분 문제가 없습니다. 환자에 따라서 특히나 아이들 같은 경우에 특정 약물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으므로 평소에 복용하고 문제가 없이 효과가 잘 나타난 의약품을 상비하시면 됩니다. 이외에 알레르기 증상에 사용이 가능한 항히스타민제, 소화제, 제산제, 지사제 등도 상비하면 좋고, 여름철의 경우 벌레 물림이 많으므로 연고, 파스, 벌레 기피제 등을 상비하시면 가려움증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항상 명심할 것은 상비약은 말 그대로 응급처치에 불과한 것으로 모두 일반의약품에 해당하는 약물입니다. 일단 증상만 가라앉힌다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혹시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응급실에 내원하여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평가 및 치료가 필요합니다.

여름철 응급상황 대처 방법에 대한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혹시라도 원치 않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기본적인 응급 처치를 미리 염두에 두신다면 그나마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여름철 응급 상황에 대한 대처를 미리 숙지하시고 행복한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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