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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와 시술로 극복 가능한
‘난임’ 바로알기

산부인과 김유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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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출생률이 0.8에 그치자 정부 및 지방단체들은 난임부부 지원 확대에 나섰다. 예전에는 난임을 임신이 되지 않는다 하여 불임이라 부를 만큼 어쩔 수 없는 분야라 생각했다. 하지만 임신이 되지 않는 이유를 찾고, 이를 치료와 시술을 통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난임이 무엇인지 바로 알고, 충분한 치료를 받는다면 정확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난임이란?

정상적인 임신 시도에도 불구하고 12개월 동안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현재 국내의 난임률은 10~15%이며 결혼연령, 출산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난임률은 점차 더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난임의 원인은?

난임의 원인은 여성요인 55%, 남성요인 35%, 원인불명이 10%로 구성되어 있다. 여성요인 중에서 39%가 자궁, 난소, 난관 등의 이상으로 인한 해부학적 원인, 32%는 호르몬 불균형, 29%가 원인불명으로 알려져 있다.

난임 진단

초음파를 통해서 자궁, 난소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난관조영술을 통해서 난관이 개통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가 되고 있는지 생리 3일째에 호르몬 검사를 시행한다. 남성에게서는 정액 검사를 하여 정자의 모양, 개수, 운동성 등을 평가한다.

AMH란?

AMH는 난소 속 미성숙 난포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으로 난포가 많이 있는 경우 수치가 높게 나타나고 난포가 적은 경우 수치가 낮게 나타난다. AMH 수치를 통해 자랄 수 있는 난자의 수, 즉 난소 예비력을 예측하게 된다. 사춘기 무렵부터 증가하여 25세 경에 정점을 찍고 그 이후에 서서히 감소한다. 젊은 환자가 AMH가 낮은 경우 시간을 두고 재검하여 상승 추세를 확인해 보기도 한다. 모든 환자가 나이와 일치하는 AMH 수치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므로 난임의 진단, 치료를 위해 난소 예비력을 확인하게 된다.

난임의 치료는?

자궁내막 용종, 점막하 근종, 자궁내막 유착과 같이 해부학적 난임 요인이 있는 경우 우선 수술로 제거한다. 호르몬 문제로 인해 배란이 잘 안 되는 경우는 클로미펜 시트르산염(clomiphen citrate), 레트로졸(letrozole) 등 경구 약제로 과배란을 유도해 볼 수 있다. 과거에는 클로미펜 시트르산염을 많이 사용하였으나, 다태아 임신이 될 가능성이 높아 현재는 주로 레트로졸을 사용한다. 경구제제로 배란이 되지 않았을 경우 주사제제로 넘어가게 된다. 주사용량을 결정할 때는 호르몬 검사결과, AMH 수치, 이전 배란유도에서 채취된 난자 수 등을 고려하여 복합적으로 정한다. 과배란 이후에는 자궁 내 정액주입술로 임신을 유도해보거나 난자를 채취하여 정자와 수정란을 만들어서 자궁강 내에 이식하는 시험관 시술을 하게 된다. 배란유도를 과하게 하는 경우 채취되는 난자의 수는 더 많을 수 있지만 난소과자극 증후군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과배란 유도 용량을 정할 때는 신중한 것이 좋다.

암 환자에서의 난임치료는?

최근 암 생존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암치료 이후의 삶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암 진단이 된 환자의 경우 암 치료 전에 정자, 난자 냉동을 해두고 암 치료 후에 임신을 시도 할 수 있도록 가임력 보존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한국에서는 폐경 전 유방암 환자의 수가 미국보다 상당히 높고 5년 유방암 생존율이 92%로 증가되었기 때문에 암 진단이 된다면 반드시 가임력 보존에 대해 상의를 해 봐야 한다. 진단 직후 산부인과에 가임력 보존으로 의뢰된 경우, 수술 후 의뢰하는 경우보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난자 채취의 기회가 좀 더 많이 주어진다. 비용은 결혼한 환자의 경우 정부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어 1번 난자 채취하는데 자부담 100만 원 가량이 발생하고, 미혼 여성의 경우는 지원금 보조가 되지 않아 400~500만 원 사이로 비용이 발생한다. 현재 정책 지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추후 미혼여성도 지원금 보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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