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환기

시작과 끝을
마주하기 좋은 여행,

당진

충청남도 당진은 서해의 넓은 수평선을 따라 해가 지고, 다시 떠오르는 풍경을 한자리에서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그래서 한 해의 끝과 시작이 교차하는 연말연시, 자연스럽게 ‘마무리’와 ‘새출발’을 함께 느끼기 좋은 여행지로 꼽힌다. 끝과 시작이 이어지는 당진에서 조용한 위로와 새로운 용기를 함께 만나보자.

해가 지고 다시 떠오르는 자리, 왜목마을

당진 여행의 백미는 단연 왜목마을이다. 이곳은 우리나라에서도 드물게 해넘이와 해돋이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장소로, 한 해의 끝과 새해의 시작을 함께 바라보려는 여행객들이 매년 찾는다.
‘왜목’이라는 이름은 지형이 왜가리의 목처럼 생겼다는 설과, ‘누운 사람의 목(과목)’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전한다. 당진은 서해에서도 북쪽으로 돌출된 지형인데, 그중에서도 왜목마을은 해안이 동쪽을 향하고 있어 서해임에도 동해처럼 일출을 볼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해마다 12월 31일에는 해넘이·해돋이 축제가 열려 카운트다운, 달집태우기, 소원 빌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북적이는 인파가 부담스럽다면, 저녁 무렵 조용히 해안 산책로를 걸으며 일몰과 월출을 함께 즐겨보자.
해안가를 걷다 보면 거대한 조형물 ‘새빛왜목’이 눈에 들어온다. 이는 해양수산부의 ‘유류피해지역 경제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설치된 작품으로, 꿈을 향해 비상하는 왜가리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물때에 따라 다른 색감으로 빛나는 새빛왜목은 당진의 새로운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왜목마을 전경

해가 지고 다시 떠오르는 곳,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성곽의 마을,
바다와 호수가 어우러진 도시 — 당진.

천천히 흐르는 시간의 마을, 면천읍성

면천읍성은 당진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공간이다. 조선 세종 21년(1439)에 축조된 평지읍성으로,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한 방어 요새였다. 천주교 박해와 동학농민운동 당시 전투가 벌어졌던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2007년부터 진행된 복원사업으로 현재 남문과 옹성, 서벽, 동남치성 등이 제 모습을 되찾았다.
성벽의 견고함과 함께 천년의 세월을 견뎌온 은행나무 두 그루(천연기념물 제551호)가 여행객을 맞는다. 고려의 장군 복지겸과 관련한 전설이 전해지고, 매년 정월대보름에는 마을사람들이 목신제를 지내며 나무의 안녕을 빈다.
성곽 안쪽에는 예술과 문화가 공존한다. 작가들의 전시공간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서점 ‘오래된 미래’, 수공예품을 전시·판매하는 ‘진달래상회’ 등 레트로 감성이 흐르는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역사와 예술, 추억이 어우러진 면천읍성에서 시간의 흐름을 천천히 걸어보자.

면천읍성

물결이 멈춘 자리, 삽교호

서해와 맞닿은 거대한 호수 삽교호는 당진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다. 2023년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약 420만명이 방문하며 네비게이션 검색 상위권을 기록했다. 먹거리, 놀거리, 즐길거리, 자연경관이 두루 갖춰져 가족 단위 여행지로도 인기가 높다. 삽교호관광지는 당진의 관문이자 국민 관광지로, 해군 퇴역 군함을 활용한 우리나라 최초의 삽교호 함상공원, 해양 안전과 생태를 배울 수 있는 해양테마체험관 등이 조성돼 있다.
조용한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당진해양캠핑공원이 제격이다. 삽교호 담수호를 따라 자전거길이 조성돼 있고, 호수공원·야구장·생태습지공원이 함께 어우러져 낭만적인 풍경을 만든다. 인근에는 바다공원, 전망데크, 산책로, 월드아트서커스 공연장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있어 즐길 거리도 풍성하다. 또한 어시장과 회센터, 조개구이 전문점이 인접해 있어 미식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사진

연말의 고요함과 새해의 희망을 함께 품은
이곳에서, 한 해를 따뜻하게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의 용기를 얻어보는 건 어떨까.

삽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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