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

동행2

진행|충청권 희귀난치성질환센터

사진

희귀난치성 환우와 가족을 위한 행복충전 프로그램

사진

충남대학교병원 충청권 희귀난치성질환 지역거점센터는 세 번의 휴가라는 부제로 대전시 대흥동 문화거리 카페와 충남대학교병원에서 희귀난치성환우와 가족을 위한 행복충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두근두근 아프리카 댄스, 도시여행자의 골목길 산책, 음악이 있는 초가을 파티로 이어진 세 번의 특별한 휴가. 혼자 감당해왔던 고민과 짐들을 풀어놓고 마음을 나누며 활력을 되찾는 것을 목적으로 한 이번 행사는 환우는 물론 보호자들의 감수성과 자존감을 회복하고 서로 소통하는 시간이 되었다.자원봉사자와 참여 가족의 후기로 따뜻한 시간을 공유해 보자.

사진

봉사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러 갔다가
오히려 에너지를 받고
돌아오게 됐다.

사진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의예과 '회전목마'동아리 의예과 1학년 이혜원

중학교 시절부터 지역아동센터에서 학습지도를 하면서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애착이 생겼고, 관련된 봉사활동을 하는 회전목마에도 들어와 희귀난치성 질환 아동 돌봄을 하게 되었다.
대화를 나누면서 더욱 신경을 써야 했다. 왜냐하면 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아기를 돌보듯 챙겨주려 하면, 아이들이 오히려 싫어한다는 것을 이전의 교육봉사를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생님이 아닌 친구가 되어주겠다는 마인드로 일상대화 등을 나누며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짝꿍이 제 모습을 그릴 때엔 큼지막한 하트를 그려 마음을 표현해 주어 큰 감동이었다.
아이들은 끼가 많아서 앞 다투어 무대로 나가 발군의 춤 실력까지 뽐냈는데, 혼자 얼마나 연습을 했을까 감탄했다. 지적장애는 이 열정 앞에서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못하는구나!
봉사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러 갔다가 오히려 에너지를 받고 돌아오게 됐다. 질병의 원인이나 이론만 주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환자들은 어떤 생각인지, 어떻게 삶을 꾸려나가는지도 살피는 것이 의료인의 역할이라는 것을 느꼈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미룰 것이 아니라 이러한 배움의 기쁨을 가지고 활동을 지속해 나가고 싶다.

사진
사진

한예진 母

처음 세 번의 휴가라는 주제로 캠프에 초대되었을 때, 나는 내 아이가 희귀질환이라는 사실이 힘들어 애써 외면했었다. 한편으로는 고작 3일로 마음이 얼마나 변화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참석여부를 고민하던 차에 작년에 참석했던 분께서 분명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며 권유를 해주셨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좋은 프로그램과 좋으신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유익한 시간을 보냈고, 부모님들은 음악, 춤, 산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독립된 나만의 시간,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고 격려해주는 같은 마음의 부모들과 함께 나누고, 아픈 아이의 부모로만 살았던 시간 속에서 나를 찾아 떠나는 진정한 휴가였다고 생각한다. 행복했고, 멋진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애써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사진
사진

정우진 母

우리 아이는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희귀질환이다. 남들은 알지도 못하면서 아이에 대해 이야기 할 때면 더 속상한 마음이 있었다. 희귀질환센터라는 생소한 곳에서 어느 날 부모님들을 위한 좋은 시간들을 마련했다며 참여를 권했다. 처음이라 어색하고, 울먹이는 어린 둘째까지 맡기고 이동한다는 건 쉽지 않았지만 그렇게 시작된 휴가에서 아프리카 댄스도 배워보고, 마치 외국인 양 거리를 거닐며 색다른 경험을 했다. 처음에 맡기기 불안했던 아이들도 2주차 부터는 아침에 먼저 일어나 봉사자 언니, 오빠를 찾으며 즐거워했다.
생각해보니 근 10년동안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었는데 세 번의 휴가를 다니면서 내 자신이 누그러지고, 특히 파티를 한다고 할 때는 설렘을 감추지 못했었나보다. 얼마 전 아들이 나에게 엄마 왜 요즘 화를 안내냐는 질문을 할 때 어찌나 미안했던지 모른다. 마지막 시간은 참가자들과 다들 질환은 달랐어도 그간의 어려움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나누며 현재에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찬 시간들이였다.
이번 계기로 나에게 여유라는 선물을 주는 시간을 종종 가져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지금과 같은 활력으로 아이들에게 좀 더 멋진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세 번의 휴가! 나에겐 2016년 유난히 더웠던 이 여름을 마무리 하는 즐거운 휴가였다. 사진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