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04 월
미래를 열다
충남대 의학전문대학원
결핵 햇빛치료 과학적 근거 밝히고
항결핵제 개발 앞당기다
우리나라는 OECD 가입국가 중 결핵환자 발생과 사망률이 가장 높다. 무엇보다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는 청소년·중장년층에서 결핵발병이 높아지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새로운 항결핵제 개발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자가포식 기전 연구’를 진행 중인 미생물학교실 이혜미 연구교수에게 연구이야기를 들어본다.
연구수행 배경이 궁금합니다.
결핵,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에 대한 연구를 주로 수행하던 중 석사학위 기간부터 특히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는 분야가 결핵이었습니다. 결핵은 단일 감염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잠복 감염되어 있습니다. WHO의 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OECD 가입 후 20여년 이상 결핵 감염·유병·사망률 및 다제내성 결핵 환자수가 1위이며 전체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결핵환자 발병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회활동이 가장 높은 중장년층과 청소년층을 비롯한 집단생활을 주로 하는 연령대의 발병이 높아지는 후진국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가포식 유전자와 결핵 간의 상호 연관성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자가포식은 세포의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기 내부 단백질이나 손상된 소기관을 파괴하여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전입니다.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일본의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가 약 40여 년 전 자가포식 현상을 발견한 후 많은 연구자들이 이 현상과 다양한 질병과의 관련 여부에 대해 연구해 왔습니다. 세포 내 생존균인 결핵균은 숙주세포 내 탐식소체 속에서 리소좀과의 융합을 저항하며 오랜 기간 동안 잔존 혹은 동면상태로 세포 내에서 살아남습니다. 자가포식은 리소좀을 통하여 불필요하거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세포 내 구성물질을 분해하는 이화작용의 하나이므로 결핵균을 제어할 수 있는 중요한 기전으로 작용할 것이라 예상되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자가포식 기전 연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2013년과 2016년 한국연구재단 리서치펠로우 과제에 선정되어 결핵의 발병, 방어면역 및 항결핵 방어능을 조절하는 microRNA를 발굴하여 기능연구를 수행중입니다. 결핵 환자의 혈액 면역세포에서 특징적인 microRNA를 선별하고 치료 기간 동안의 추이변화 및 임상적 지표 분석을 통한 임상학적 의미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한 결핵이 감염된 자가포식 유전자 결손 마우스 혹은 초파리 모델 시스템을 활용하여 자가포식 기전의 핵심 유전자 발굴 및 항결핵 가능성 물질의 효능 분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목표와 대표적인 연구성과를 꼽아주세요.
현재 연구목표는 결핵 감염 진단, 유병 기간 내 치료 효과 및 예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에 있습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로는 비타민D에 의한 자가포식 활성화 모델은 활성형 비타민D에 의해 자연항균 단백질인 카텔리시딘이 유도됨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는 고전적인 결핵 치료 방법이었던 햇빛치료가 난치성 결핵을 치료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밝힌 결과였습니다. 후속 연구로 항결핵제 치료에 따른 자가포식 기전이 활성화됨에 있어 활성산소의 신호가 유도되어 결핵균이 사멸된다는 새로운 항결핵제 개발의 기초 연구 결과를 보고하였습니다. 최근에는 결핵 환자의 혈액 면역세포 및 감염 조직에서 특이적으로 증가되어 있는 microRNA가 자가포식 유전자를 표적함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선행연구에서 발굴한 활성형 비타민D와 신규 자가포식 활성물질이 microRNA를 저해하며 항결핵능을 관찰하였습니다. 특히 대표 연구성과는 미생물학교실 조은경 교수, 내분비내과 구본정 교수, 병리학교실 김진만 교수, 호흡기내과 정재욱 교수, 감염내과 손경목 교수의 기초-임상 중계 연구 협력으로 관련 분야 우수 성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가 의·과학계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결핵 환자의 시료에서 발굴된 핵심 microRNA의 면역 기전 및 항결핵능 분석은 향후 결핵의 진단 및 새로운 항결핵제 개발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결과로 평가받았습니다.
향후 연구결과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요.
기초-임상중개연구 시스템을 통한 차세대 결핵을 비롯한 자가면역 질환 후보제의 진단·치료 활용 가능성을 평가하고, 산업화 확산을 조기에 착수해 건강한 사회·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