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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주기와 질환_노년기의 건강

파킨슨병과 뇌심부자극술
신경외과 김경환 교수

파킨슨병은 운동 조절에 필수 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되는 질환이다. 일차적인 치료 방법인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약물치료 기간이 장기화됨에 따라 약효 소진증상 등의 부작용으로 일부 환자의 경우 더 이상 약제 투여로 증상 조절이 되지 않는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런 경우 뇌심부자극술을 고려하는데 파킨슨병의 증상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극발생기 조절을 통해 개개인의 증상에 따라 맞춤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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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스병의 증상과 진단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뇌의 한 부분인 중 뇌에 위치한 흑색질이라는 부위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되는 질환으로 도파민은 몸의 움직임과 운동의 조절에 필수적인 신경전달 물질 중의 하나이다. 파킨슨병의 원인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밝혀진 바는 없고, 발생빈도는 인구 1000명당 1~2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파킨슨병의 주 증상은 운동느림, 안정 시 떨림, 근육강직 등의 운동장애이다. 진행하는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말기에는 걸음을 걷기도 어렵고 일상생활을 전혀 수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많은 환자에서 자세가 구부정해지고 걸음의 보폭이 좁아져 종종걸음을 걷게 되는 등의 보행장애가 동반되며 균형장애가 발생하여 자주 넘어지게 된다. 이와 같은 운동성 증상 외에도 다른 계통의 비운동성 증상도 많이 동반되는데 자율신경계 증상, 위장관 장애, 인지기능장애, 충동조절장애, 수면장애, 후각장애 등을 동반할 수 있다. 파킨슨병의 진단에는 전문의의 병력청취와 문진이 가장 중요하며,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MRI, CT, PET 등의 보조적인 진단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파킨슨병 대부분의 일차적인 치료는 약물치료이며 도파민 성분의 약제투여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파킨슨 치료 약물은 파킨슨병을 완치하거나 진행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도파민을 보충해 주어 증상을 조절하고 환자가 일상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약물을 조절하면서 치료를 해야 한다. 대표적인 파킨슨 약물은 도파민의 전구물질인 레보도파(Levodopa)이다. 레보도파에 대부분의 파킨슨병 환자가 좋은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3년에서 5년 정도 지나면 이상운동증(Dyskinesia), 운동 요동 현상(Motor fluctuation), 약효 소진증상(Wearing off)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게 되며 일부 환자의 경우 더 이상 약물치료로 증상을 조절할 수 없게 되는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 뇌심부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S)을 고려하게 된다.

뇌심부자극술의 장점과 특징

뇌심부자극술은 뇌의 주요 부분에 전극을 삽입하여 뇌심부를 자극하는 장치를 삽입하는 수술이다. 이 치료 방법은 1995년 처음 발표된 이래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환자가 치료받았으며, 2005년부터 건강보험인정을 받아 국내에서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파킨슨병이 뇌심부자극술의 대표적인 적응증이고, 또한 이상운동질환인 본태성 떨림, 근육긴장이상증에도 수술이 적용되고 있으며, 최근 뇌전증 및 치매에 이용되는 등 점차 그 적응증이 확대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파킨슨병에서는 특징적인 운동증상인 떨림과 기타 운동장애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고, 복용 약물의 용량을 줄여 환자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뇌심부자극술은 수술적 치료로서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먼저 정확한 전극삽입을 위해 수술 대상자의 머리에 부분마취 후 고정틀을 설치한 후 MRI 영상을 촬영한다. 이를 바탕으로 정확한 치료계획을 수립하여 목표로 하는 뇌구조물의 위치를 지정하고 좌표를 얻는다. 이 위치에 전극을 삽입하게 할 수 있는 장치를 이용해 전극을 뇌심부에 위치시키는데, 상황에 따라 전신마취로 진행하거나 부분마취를 해서 진행하기도 한다. 전극을 삽입한 후 정확히 전극이 삽입되었는지 미세전극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하고 환자를 깨워 실제로 증상이 좋아졌는지를 확인하기도 한다. 수술 후 CT 촬영 등을 통해 목표 위치에 전극이 위치하였는지 수술 중 합병증은 없었는지를 확인하고, 이후 가슴 앞 부위로 배터리가 있는 자극발생기를 삽입하고 이를 앞서 설치해둔 전극과 연결해주면 수술이 완료된다.

수술 후 치료와 관리

수술 후 환자의 증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삽입한 자극발생기의 전압 및 전류를 조절하게 된다. 이 과정은 신경외과뿐만 아니라 신경과와 함께 협업하여 진행하게 되며, 환자의 상태가 최적으로 유지되는 자극발생기 설정과 약물의 양 조절이 이루어진다. 초기 설정은 입원 시 진행되며 이후 증상의 변화를 보며 외래에서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지게 된다. 자극발생기의 배터리는 충전식과 비충전식이 있으며 환자의 상태 및 관리 가능 여부에 따라 결정한다. 배터리를 교체하는 경우에는 보통 4~5년가량에 한 번 자극기를 교체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뇌심부자극술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을 통해 효과적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극발생기 조절을 통해 개개인의 증상에 따라 맞춤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다. 많은 경우 수도권의 병원에서 본 수술을 시행하고 있지만 만성질환의 특성을 고려할 때 지역사회에서의 치료와 주기적인 관리가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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