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

따뜻한 마음1

충남대학교병원이 지원한 환자 사례를 따뜻한 동화로 만나봅니다. | 봄 편집실 | 자료제공 사회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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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날이었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거리에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화려한 불빛이 넘실거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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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캐롤이 울려 퍼지며 행복한 기운이 가득했습니다. 선물 꾸러미를 든 사람들이 가족과 친구,
연인에게 오가는 거리,
그 시각 그늘진 골목 귀퉁이에는 한 남자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어 여기 누가 쓰러져있다!” 길을 지나던 사람이 그를 발견했고,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병원에 옮겨졌습니다.
그는 추운 길에 오래 방치되어 있던 탓에 저체온증 증세를 보였습니다.
“환자분! 정신이 좀 드세요?” “여…여기가 어디죠?”

깨어난 남자는 자신의 이름도, 주민등록번호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신원확인을 위한 소지품도 없던 터라
경찰의 도움으로 이름과 주민번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며칠이 지나고 조금 안정을 차린 남자는 자신에게 부모님과 누나, 여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습니다.
“하던 사업이 잘 풀리지 않고 상황이 어려워지게 되면서 많이 힘들었어요.
여행을 떠나 완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죠.
그래서 핸드폰, 신분증을 두고 집을 나섰지요….”
다행히 부모님이 살고 계신 주소를 기억했지만 연락처는 알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영진 씨의 사정을 알게 된 병원 사회사업팀은 그의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수소문에 나섰습니다.

경찰에도 문의 했지만 영진 씨의 신원확인만 가능할 뿐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직접 가족을 찾는 일은 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병원 사회사업팀은 꾸준히 영진 씨와 상담을 한 끝에 노숙을 하거나 가족 간의 불화가 있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가족들도 영진 씨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영진 씨가 기억하고 있는 부모님 주소지를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았고
다행히도 N포털 사이트 지도검색에서 주소지 근처의 부동산을 찾아 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사회사업팀 직원들의 간절한 마음이 통한 것일까요? 부동산을 통해 곧바로 영진 씨의 아버지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한달음에 달려온 영진 씨의 부모님과 누나.
“대체 어디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이 녀석아… 어디 몸은 괜찮은 거야? 응?”
“걱정시켜드려서 죄송해요. 어머니….”
영진 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한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갑자기 사라진 아들, 동생 때문에 2~3년을 노심초사로 지냈던 가족은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충남대학교병원이 아니었으면 정말 우리 아들이 죽은 줄로만 알았을 거예요.”
가족은 직원들에게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가족을 만난 영진 씨는 그때서야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사회사업팀 직원들 역시 행복해하는 영진 씨와 가족의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지요.
영진 씨가 퇴원하던 날 직원들은 모두 그를 배웅하면서 멀어져가는 가족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봤습니다.

※ 이 글은 충남대학교병원 사회사업팀에서 길거리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어 충남대학교병원으로 실려 온 박영진(가명 49세, 남)씨의 사연을 재구성한 것으로 사실과는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 충남대학교병원은 신원미상으로 실려 온 영진 씨의 가족을 적극적으로 찾고, 여러 가지 검사와 치료로 발생한 비용을 인도적 공공의료지원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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