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고난도 암진료_인터뷰

첫 번째 수술보다
잘 되는 두 번째 수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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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충남대학교병원 대장암 수술은 약 300례. 휴일을 빼고 나면 매일 한 명의 환자를 수술하는 셈이다.
이중 절반 이상의 집도가 외과 김지연 교수의 손으로 이뤄진다.

지난 20년 동안 대장암 복강경 수술을 해오시면서 이 분야의 독보적인
권위자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요사이 복강경 수술 비율이 매우 높아졌다고요.

응급수술일 때나 복강경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복강경 수술을 하지요. 근래 복강경 수술 비율은 거의 90%에 이릅니다. 로봇 수술기 다빈치Xi까지 포함하면 개복 수술은 매우 드물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도입 당시인 2000년대 초만 해도 학회에서 수술 보급, 표준화를 하려고 수술 시연회도 주관하면서 애를 쓴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지요

그 정도로 많을 거라곤 예상 못했습니다.
그만큼 수술효과나 기술가 우수하다고 봐도 좋을까요.

세계적으로 봐도 우리나라가 최소 침습 수술의 비율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이젠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한국으로 배우러 오는 정도니까요. 복강경 수술이 단기 수술효과가 좋다는 건 이미 널리 입증됐고, 입원기간이 단축되고 기능유지에도 유리합니다. 지난해 도입한 다빈치Xi 로봇 수술의 경우 주로 항문과 가까운 직장 부분에 암이 생겼을 때 항문 보존 목적으로 많이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개복 수술도 중요한 암치료법이지요?

늘 환자들에게 말하지만 개복 수술이든 복강경 수술이든 방법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서울에 간다고 치면 KTX를 타고 갈 수도 있고, 고속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잖아요. 환자와 의사는 같은 목적지를 가지고 있어요. 가장 안전하고 적합한 방법을 찾는 것뿐이죠. 목적지에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는 수술 방법이 개복 수술이라면 당연히 개복 수술을 선택해야겠지요.

가만히 교수님 말씀을 듣다보니 대장암 치료나 수술에서
중요한 원칙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각각의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하는 것이지요. 즉 작은 암은 작게, 큰 암은 크게 치료한다고 할까요? 수술은 매우 침습적인 치료법입니다. 수술해서 얻는 것도 있지만 잃는 것도 분명히 있으므로 수술을 결정할 때에는 매우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또 하나는 ‘첫 번째 수술보다 잘 되는 두 번째 수술은 없다’는 것입니다. 첫 수술 때 가장 완벽한 수술을 하자고 항상 마음 속으로 다짐하고 있습니다.

암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도 모두 다르겠습니다.

0기암이라고도 하는 점막암은 수술 없이 내시경만으로 용종을 제거함으로써 완치가 가능합니다. 1기부터는 수술이 필요합니다. 암이 생긴 대장 부위는 물론 임파선곽청술이라하는 암이 퍼질 수 있는 범위의 장간막을 광범위하게 절제하게 되지요. 3기부터는 수술 후에 보조적 항암치료를 6개월가량 하고, 4기는 전신질환이기 때문에 국소 수술 뿐만 아니라 수술 전후에 표적 항암제 치료 등 항암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충남대학교병원 대장암 수술 환자의 완치율이 1, 2기의 경우 90%가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조기발견만 하면 대부분 완치된다고 보면 되는 치료성적이지요?

대장암이 치료성적이 좋고 항암 약물도 다른 암들에 비해 잘 듣는 편입니다. 치료 당시 병기에 따라 1기였던 환자는 95% 이상, 2기는 90% 이상, 3기는 4분의 3인 75%이상, 4기는 20%의 완치율을 보입니다. 4기는 전신에 퍼진 건데 적극적인 치료로 5명 중 1명은 완치한다는 뜻이니까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죠.

말기암 환자 중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으실까요?

얼마전에도 다녀가신 환자분인데 지금은 60대 후반이세요. 대장암 발견 당시 간으로까지 암이 전이된 4기 대장암 상태였습니다. 항암치료로 암 크기를 줄여서 전이암과 대장암 수술을 같이 했었죠. 이후에 1년 간격으로 3번의 간 전이가 발견되어서 3번의 추가 수술을 받았었지요. 그러다 다시 또 간 전이암을 발견해 수술을 포기하겠다는 환자를 참 오랫동안 설득했고, 결국 총 4번의 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매년 손수 재배한 농산물을 가지고 저를 찾아오신지도 12년이나 되었네요.

좋은 치료성적에는 충남대학교병원만의 강점이 작용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난해 대장암 다학제 진료도 시작했고요.

공식적으로 대장암 다학제 진료를 시작하기 몇년 전부터 이미 대장암 관련 진료과들의 협진은 활발했습니다. 오히려 지금 다학제 진료에서 의사들이 모여 환자에게 치료 설명을 하기 이전 각 진료과들의 사전논의 자리야 말로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지요. 영상의학과에서 수술의 경계면을, 핵의학과에서 전이 여부를 알려줍니다. 혈액종양내과에서는 수술 전후 항암치료 어드바이스를 해주고 방사선종양학과에서는 수술 전 종양 크기를 줄여 수술할 수 있게 하고, 소화기내과에서는 내시경 치료를 합니다. 간에 전이가 된 경우에는 간담췌외과에서, 폐에 전이가 된 경우에는 흉부외과에서 완벽히 제거한 후에 대장항문외과에서 추적관찰을 하고 있습니다. 암진료에서의 협진은 거의 필수적으로 이뤄져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암센터에서 호스피스완화치료도 하고 있지요?
최근 연명의료 관련 법 시행 때문에 더 관심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3차 병원이다 보니까 의뢰환자, 중증도 높은 환자가 많은데다 국립대학교병원으로서 사회에 봉사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만큼 환자들의 웰다잉에 꼭 필요한 치료이지요. 호스피스는 자문형, 가정형, 병동형 호스피스를 모두 운영하면서 권역 호스피스사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리고,
인터뷰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대장암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암입니다. 굽거나 튀기는 조리 방법, 붉은 고기류, 음주 흡연, 복부비만, 오래 앉아 있는 자세 등이 대장암 발생과 연관성이 높습니다. 최근 WHO에서 발표한 결과를 보면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복부비만인 사람과 정기적으로 운동하는 사람 간 암 발생률이 2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평소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매일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45세부터 매년 대변검사를 성실하게 받고, 50세부터는 3~5년 주기로 대장내시경을 받으면 그게 가장 좋은 예방법입니다. 사진

사진

김지연 외과 교수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충남대학교 대학원 의학석사
충남대학교 대학원 의학박사
가톨릭의대 외과학교실 조교수
(현)충남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현)대전지역암센터소장
(현)대한외과학회 섭외홍보이사
(현)대한대장항문학회 국제이사

진료전문분야
대장암, 직장암

진료시간
(오전)월,수

대장암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암입니다
50세부터는 3~5년 주기로
대장내시경을 받으면
그게 가장 좋은 예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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