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의 뜰2 |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충남대학교병원 간 융합연구

“수학이 의학을
만났을 때”

의생명융합연구센터 정재욱 센터장
(호흡기내과 교수)

수학은 모든 학문 및 사회의 근본이 된다.
보이지 않지만, 우리 삶과 세상은 숫자에 의해
움직이고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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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의료의 여러 분야에 알게 모르게 적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인체 내부 영상을 촬영하는 컴퓨터 단층 촬영(CT)의 경우 요한 라돈이라는 오스트리아 수학자가 1917년에 만든 ‘라돈 변환’ 이론을 바탕으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신체에 X선을 여러 각도로 쬐어 촬영 후 얻은 인체 내부에 흡수된 X선 양의 적분값에 라돈 변환을 적용하면 우리가 CT에서 볼 수 있는 3차원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심장의 이상 소견을 기본적으로 확인하는 심전도에도 삼각함수의 원리가 들어가 있고, 심박출량을 분석하는 심장 초음파검사에도 적분의 원리가 들어가 있다.
그리고 1990년부터 2003년까지 인간 게놈에 있는 32억 개의 염기쌍의 서열을 밝혀서 유전자 지도를 완성한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리더가 의사나 생물학자가 아닌 에릭 랜더라는 수학자였으며, 전염병과 관련해서도 2008년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발생한 콜레라의 확산 경로를 수학자들이 정확하게 분석·예측해 콜레라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여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지난 2월 21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충남대학교병원
공동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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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대학교병원 송민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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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정순영 소장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빅데이터(big dat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료와 수학의 융합연구가 더욱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 과거에는 자료가 너무 방대해서 해석하기 어려웠거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던 문제들이 지금은 수학자들이 알고리즘을 잘 짜면 많은 것들을 해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AI에 필수적인 딥러닝(deep learning, 심화학습) 알고리즘 개발에 수학자의 도움이 필수적이고 이러한 딥러닝을 통해 현재 사회 및 의학에서 풀지 못하는 많은 문제들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충남대학교병원은 현재 대전에 위치해 있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여러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의료융합기술분야에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며 국가수리과학연구소(수리연)과도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특히, 2018년 10월에는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업무협력협약(MOU)을 체결하고 첨단의료기술 공동연구 및 개발, 연구 인력교류 및 장비 공동 활용 등에서 협력키로 합의하고 지속적으로 융합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간의 연구 성과로 수리연의 바이오 의료영상·컴퓨팅연구팀과 충남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연구팀이 함께 소아환자를 위한 저선량 X-선 단층영상에서 딥러닝을 이용한 영상화질 개선 방법을 연구한 결과가 의료영상 분야에서 저명한 학회인 북미의학영상학회(RSNA)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딥러닝을 이용해 복부 컴퓨터 단층 촬영에서 인공물에 의한 이미지의 손상 및 변형을 보정하는 알고리즘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충남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제 교수 연구팀은 경동맥에서의 동맥경화를 정량화하고 진행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초음파 영상 기반진단 알고리즘을 연구 중이고, 비뇨기과 양승우 교수 연구팀은 요로결석의 체외충격파쇄석술의 성공 예측모델 알고리즘에 대한 연구를 수리연과 함께 진행 중이다.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이영호 교수 연구팀도 수학적 모델링을 이용한 지문 형성 기전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지난 2월 21일에는 ‘국가수리과학 연구원 의료수학센터 개소식 및 수리연-충남대학교병원 심포지엄’이 개최되었으며, 이날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 발표 및 새로운 연구주제 발표 및 토론이 진행되었다.

앞으로 수학과 의학의 융합연구가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이 되며, 그로 인해 조금 더 빠르고 정확한 질병의 진단 및 예방 그리고 정량화된 진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의사의 많은 경험, 의학적 지식과 수학의 정확한 알고리즘의 만남으로 의료는 또 한 번 비약적 발전을 할 것이며, 충남대학교병원은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의 활발한 융합연구로 의료수학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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