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및 퇴행성 관절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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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은 선사시대 인류의 조상에게도 있었습니다.

1991년 가을, 알프스산맥 피나일봉. 등반을 마치고 하산하던 독일인 등반가 헬무트와 아내 에리카는 해발 3,200m 지점의 이탈리아 알프스 북서쪽 외치계곡 빙하지대에서 꽁꽁 얼어붙은 남성 미라 한 구를 발견하는데요. 현대 과학기술을 이용해 뼈와 피부로 연대를 측정한 결과, 약 5,300년을 빙하 속에서 버텨온 신석기시대 유럽인의 조상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미라가 발견된 지역명 외치를 따서 ‘아이스맨 외치’로 불렀답니다.

고단한 삶을 살아온 40대의 외치는 온몸에 질병의 흔적이 뚜렷했습니다. X선촬영(X-Ray)과 컴퓨터단층촬영(CT) 등으로 그의 몸을 들여다보니,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확장성 심근병증, 라임병 등을 앓고 있었죠. 그는 당대 의사였을지도 모를 샤먼(주술사)을 찾아가 어떻게든 병을 고치려 했던 것 같습니다. 증거는 외치의 피부 곳곳에 새겨진 각양의 문신입니다. 신기하게도 문신의 위치는 X선촬영(X-Ray)에서 관찰된 손상부위와 정확이 일치했는데요. 지금 보면 황당한 치료법이었지만, 아픈 사람을 낫게 하려는 의학적 행위는 5,300년 전에도 존재했다는 의미입니다. 병원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신석기시대 동굴에서 주술에 의지해 가혹한 통증을 없애려는 외치의 심정이 얼마나 막막하고 두려웠을까요. 새삼, 우리 시대 히포크라테스들의 헌신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가까운 역사 기록에서도 관절염은 줄곧 등장합니다. 세종대왕은 강직성 척추염, 세조는 관절통증, 선조는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고생했습니다. 콜럼버스는 지구 곳곳을 탐험하는 과정에서 무릎이 혹사당해 55년의 인생 말년까지 극심한 관절염에 시달렸습니다. 행복을 그리는 화가였던 르누아르는 무려 20년간 류마티스 관절염과 사투를 벌였습니다. 화가에게 제일 중요한 양손이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굽어버려 붓을 잡기조차 힘들었음에도 그는 작품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우리의 삶을 고달프게 하는 질병 가운데 5위에 올랐습니다. 한 번 발병하면 오랫동안 갖가지 증상으로 우리를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관절염 치료를 위해 샤먼이 아닌 병원을 찾습니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통을 동반하는 관절염의 해결을 위해 차별화된 시설과 특성화된 의료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설립된 병원이 충남대학교병원 권역 류마티스 및 퇴행성 관절염센터입니다. 4월호에서는 류마티스내과와 정형외과 명의들을 만나 류마티스 관절염의 약물치료와 내비게이션을 이용한 인공관절수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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