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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O자 다리·X자 다리
괜찮을까요?

정형외과 최은석 교수

정형외과 외래에서는 “아이 다리가 휜 것 같아요. 걷는 모양도 이상해요”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같이 자라는 아이들과 내 아이를 비교해 볼 기회가 많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O자 다리가 심하거나, X자 다리인 경우, 혹은 안짱으로 걷는 것처럼 보이면 걱정이 되고, 아이의 친구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아이 다리 모양이 좀 이상해요”라고 하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병원에 방문하게 된다. 다리가 휜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의 90% 이상은 정상적인 성장의 과정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아 특별한 치료 없이 시간이 지나면 정상적인 각도로 회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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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휜 다리, 정상적인 성장 과정의 일부

소아는 정상적인 성장 과정에서 다리 모양이 계속 변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태어난 후에는 O자 다리였다가, 점점 펴져서 만 3~4세에는 X자 형태로 보일 정도로 다리가 외측으로 뻗게 된다. 발은 상대적으로 안쪽으로 회전해서 걷는 내족지 보행을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O자 다리든, X자 다리든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정상적인 성장의 과정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만 7~8세가 되면, 대부분은 쭉 뻗은 정상 다리로 돌아온다.

무분별한 보조기 착용 지양해야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무릎은 X자 다리에, 발은 안짱으로 걷는 것으로 보여 걱정이 될 수 있다. 교정해 주고 싶은 마음에 인터넷을 검색하면 보조기 판매업체들과 바이럴 마케팅, 체험단 등 홍보의 성격이 강한 정보가 부모의 불안감을 더욱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 실감 나는 후기들을 보고 있으면 당장 보조기를 채우지 않으면 아이에게 큰일이 날 것처럼 불안감이 더 커진다. 그러나 O자 다리와 X자 다리 같은 각변형(Angular Deformity)에서 원시적인 고정 보조기는 치료 효과가 없다는 사실은 이미 10여 년 전에 입증됐다. 오히려 아이의 정상적인 활동을 제약하고, 아이에게 정신적인 손상을 줄 위험이 높다. 밤마다 보조기가 채워진 본인의 다리를 보면서, 괴로워했던 아이들은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다.
다리가 휜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의 90% 이상은 특별한 치료 없이 시간이 지나면, 정상적인 각도로 회복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혹시 우리 아이가 치료가 필요한 10%에 속하는지 궁금하다면, 소아정형외과를 찾아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무분별한 보조기 착용이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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