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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시작 시점이
완치율을 결정하는 '두경부암'

이비인후과 장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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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부암은 머리와 목에서 뇌와 안구를 제외한 부위에 발생하는 암으로 암이 발생하는 구체적인 부위에 따라 두경부암의 종류를 나눌 수 있다. 말하고 숨 쉬는 기능을 담당하는 후두, 공기와 음식물이 통과하는 인두, 맛을 느끼는 혀(설), 침이 나오는 침샘, 면역을 유지하는 편도, 입술(구순) 등 여러 기관에서 암이 발생한다. 배우 김우빈이 2017년 판정을 받고 공백기에 들어갔던 비인두암이 두경부암의 종류이다. 두경부암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에 발생하는 암인 만큼, 조기 진단이 중요하고, 치료 시작의 시점을 최대한 앞당긴다면 치료성적을 향상하고 중요한 기능소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두경부암이란 무엇인가요?

두경부는 머리와 목에서 뇌와 안구를 제외한 부위를 지칭합니다. 이 부분은 심미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먹고, 말하고, 숨 쉬는데 중요한 조직이 촘촘히 모여 있는 부위입니다. 특히 뇌로 가는 혈관과 뇌에서 신체 각 부위를 움직이거나 기능을 조절하기 위해서 연결되는 신경이 많아 수술을 잘못하면 평생 큰 장애를 안고 살아야해 의사나 환자 모두에게 유독 두려운 암으로 인식됩니다. 모든 암이 마찬가지겠지만, 조기에 진단할 때 완치율이 90%를 넘고 치료로 인한 기능소실이나 합병증도 적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전문가에게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고, 예방을 위해 알려진 위험인자인 흡연과 음주를 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진료와 수술에서 어떤 부분이 중요한가요?

진료에서는 구강과 인두 및 후두는 눈으로 비교적 잘 살피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전문가가 충분한 진료 시간을 가지고, 내시경과 촉진 등을 활용하여 철저하게 검진해야 합니다. 또한 진단에서 치료 시작의 시점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치료성적의 향상과 중요한 기능소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일단 두경부암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최대한 빠르게 검사 일정을 조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수술의 경우 두경부의 해부학적인 특징으로 인하여 수술로 인한 절제가 다양한 기능의 소실과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암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능의 회복을 위한 재건 수술도 매우 중요합니다. 치료 후 삶의 질을 회복하기 위해서 삼킴/발성/조음/움직임 등 회복할 수 있는 재활치료도 장기적으로 계획하여 진행해야 합니다.

두경부암을 의심하는 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두경부암은 위암, 폐암, 유방암 등과 달리 발생이 드물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비교적 생소한 암입니다. 심지어 어떤 환자 보호자는 ‘거기에도 암이 생겨요?’라고 반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증상은 암의 발생 부위에 따라서 다양합니다. 구강이나 인·후두에 암이 발생하면, 인·후두 통증과 목소리의 변화, 목의 이물감, 잘 낫지 않거나 반복되는 구강 궤양,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삼킴장애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침샘암의 경우 통증 없이 혹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 있어 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진단은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서 외래에서 인·후두 내시경을 포함한 신체 진찰 후 국소/전신 마취하에 병변의 조직검사를 통해 진행합니다. 이후 암의 병기를 확인하고 위해 CT(컴퓨터 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등의 영상 검사를 진행하며, 이외 암의 종류에 따라서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암 진행 정도에 따른 치료 방법이 어떻게 되나요?

두경부암을 치료하기 위해 현대 의학이 가지고 있는 무기는 크게 수술, 방사선, 항암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두경부암의 원발부위와 병기에 따라서 위 세 가지 무기 중 하나를 사용하기도 하지만(예를 들어 구강암의 경우 초 치료로 병변의 완전한 제거를 위한 수술이 일차적으로 필요하지만, 비인강암의 경우 초 치료로 방사선치료를 시행함), 여러 가지를 순차적으로 병합하거나, 두 가지 혹은 세 가지의 치료법을 동시에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수술로 병변을 제거하고 수술 병리 검사 결과에 따라 방사선 또는 항암치료를 시행하거나, 항암·방사선 동시 요법을 시행함). 또한 최근에는 재발하여 기존의 방법으로 치료가 어렵거나 기존 항암치료를 받기 어려운 경우 면역항암제를 이용한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충남대학교병원의 두경부암 다학제진료팀은 풍부한 임상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 달에 2회 정기적인 회의를 진행합니다. 진단과 수술을 집도하는 이비인후과 전문의, 암의 진행 정도를 알아내는 영상의학과와 핵의학과 전문의, 암의 최종 진단을 하는 병리학과 전문의,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는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첨단 방사선 치료를 하는 방사선 종양학과 전문의, 미용적 치료와 재건을 위한 성형외과 전문의, 재활을 담당하는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한 팀이 되어 긴밀한 토론을 통해 최선의 진료 방법을 선택합니다. 특히 모든 의료진은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두경부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생존 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염두하고 합병증을 최소화한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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