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2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

혈액종양내과 고정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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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모세포이식은 백혈병에서 필수적인 치료 방법이다. 이제는 조직적합성항원이 50%만 일치해도 이식할 수 있어 혈액암 치료의 기회를 높이고 있다.

조혈모세포이식이란?

조혈모세포이식이란 공여자의 조혈모세포를 채취하여 수혜자 즉, 환자에게 정맥을 통해 투여하는 것을 말합니다. 투여된 조혈모세포는 수혜자의 골수에 생착하여 조혈작용을 재개합니다. 조혈모세포이식은 사용하는 조혈모세포의 종류에 따라 골수이식, 말초혈액 조혈모세포이식, 제대혈이식으로 분류됩니다. 또한 환자와 공여자의 관계에 따라 동종이식과 자가이식으로 나뉩니다. 동종이식은 조직적합성이 맞는 서로 다른 사람 간의 조혈모세포이식을 말하며, 자가이식은 환자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채취하여 냉동 보관하였다가 사용하는 이식을 말합니다.

조혈모세포이식이 필요한 질환

현재 조혈모세포이식은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특이적 면역결핍질환, 일부 급성 백혈병, 다발성골수종, 일부의 악성림프종 및 신경세포종 등에 대한 완치를 제공하는 이상적인 치료입니다. 이식을 결정하는 요소에는 질환의 종류 이외에도 나이, 일반적인 건강 상태, 심장, 폐, 간 등 주요 장기의 상태, 이전에 받은 항암제 치료 및 수혈받은 경력 등이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된 각종 질환으로 진단된 환자에 대해서는 진단 후 가능한 한 빨리 이식의 가능성에 대해 검토를 해야 합니다.

조직접합성의 중요성

조혈모세포이식은 혈액암 치료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여러 가지 위험성도 동반합니다. 대표적으로 공여자의 조혈모세포가 환자의 몸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 혈액세포를 생산하지 못하는 ‘생착 실패’가 있으며, 공여자의 조혈모세포가 착상된 이후에는 공여자의 면역세포가 환자의 신체를 공격해 ‘이식편대숙주병(GVHD)’이라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환자와 공여자의 조직적합성항원이 일치하는 경우에만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해 왔고 조혈모세포이식 전에 환자와 공여자 간에 조직적합성항원이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조직적합성항원(HLA)은 면역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군으로 이식 시 거부 반응과 합병증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HLA에 대해 공여자와 수혜자가 같은 유전형을 가질 때 ‘완전 일치’라고 합니다. 부모로부터 각각 절반씩 유전자를 물려받기 때문에 형제자매 간에는 25%의 확률로 완전 일치하고, 50%의 확률로 반일치가 발생합니다. 부모와 자녀 간에는 항상 50%의 HLA가 일치합니다.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의 도전과 장점

최근 가족 구성원이 줄어들면서 HLA 일치 형제 공여자의 분율도 점차 감소하고 있습니다. 또한, HLA 100% 일치하는 타인 공여자가 있을 확률도 약 30%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은 환자와 가족, 타인과 HLA 50%만 일치해도 이식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반일치 이식이 시행된 지 10여 년 정도가 지났고 초기에는 HLA 반일치에 따른 합병증 때문에 이식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지속적인 의학 기술의 발전과 이식 후 합병증을 막아주는 면역억제제의 효능 향상 덕분에, 현재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이식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반일치 이식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음으로써 기존의 전통적인 조혈모세포이식에 비해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HLA 일치 공여자를 찾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유용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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