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1

기록

2015년 개원 43주년, 충남대학교병원의 역사를 돌아봅니다.

3일에서 30분으로,
진단검사의 혁신 TLA 도입 역사와 함께


정확한 진단은 올바른 치료의 시작점이다. 특히 환자 증상의 원인을 찾는 ‘증거기반의학(EBM)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요즘, 진단검사는 현대의학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분야다. 충남대학교병원은 1999년 국내 최초로 혈액 채취부터 모든 과정을 전자동으로 처리하는 진단기기 TLA(Total Laboratory Automation)를 도입해 이 분야의 혁신을 이끌었다. 가장 최신의 TLA Version4.0가 운용되기까지 진단검사의학계의 산증인인 권계철 교수를 만나 TLA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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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TLA Version4.0


진단검사 효율 높이는 묘안, TLA
“제가 충주의료원에서 인턴을 시작했던 87년도만 해도 어르신 환자들은 ‘얼굴만 보고도 어디가 아픈지 딱 알아야지!’라고 말하시는 분이 많았죠.” 권계철 교수가 과거를 회상하며 말문을 열었다. 기계로 하는 검사보다는 청진기를 대고 문진하는 것이 훨씬 당연했던 시절인데다 진단검사 자체가 생소했다. 권 교수의 말에 따르면 90년대 초중반까지 진단검사는 이틀에서 많게는 일주일까지 소요됐다. 게다가 기계나 시약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충남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 학과는 90년대 후반, 진단검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묘안을 마련하기로 한다. 국내에서 최초로 혈액전자동화검사시스템인 TLA를 도입한것이다. TLA는 혈액채취 후 이어지는 모든 검사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진단기기로, 검사부터 오류검증, 결과를 환자에게 전달하는 것까지 처리하는 신개념 시스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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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는 90년대 후반,
진단검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묘안을 마련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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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A도입을 이끌었던 권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과거 육안으로 보는 진찰을 70, 검사를 30 정도로만 치부했다면 90년대 후반부터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의 물리적, 화학적 근거를 찾는 증거기반의학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것이죠.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한 TLA는 그야말로 혁신적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수기로 해야 했던 것을 전자동 시스템으로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정확도 정밀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지 수일이 걸리던 것이 1시간 30분 정도로 확 줄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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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신 TLA Version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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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TLA 가동식


험난했던 TLA 정착기
1999년 도입 당시 혁신적인 기기로 주목 받았던 TLA지만 제대로 정착하고, 가동되기까지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고 권 교수는 회고한다. “새로운 문물에 관심이 많으셨던 진단검사의학과 박종우 과장님과 함께 TLA 도입을 주도 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인데다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지 않아 그 필요성을 알리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들여온 후에도 기기에 적합한 소프트웨어가 없어 1년 동안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진해야 했죠.” 이같은 노력 끝에 TLA는 성공적으로 정착했고, 이후 타 병원과 동남아의 의료진까지 벤치마킹을 위해 견학을 오는 등 뒤늦게 출발한 병원들의 모범적인 선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모든 병원이 기기를 갖췄다고 해서 효율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권 교수는 “같은 기기라도 B·C형 간염, 호르몬, 약물농도검사 등 관련 있는 기기들끼리 배치를 해야 공간성과 효율성 모두를 잘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간의 시행착오가 낳은 성과다.

충남대학교병원은 지난 2014년, 가장 최근에 개발된 TLA Version4.0을 다시 한 번 전국 최초로 교체해 검사실 자동화 시스템의 수준을 한 단계 향상 시켰다. 속도향상과 더불어 혈액을 자동으로 운반하는 레일까지 갖춘 모델이다. 기획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권 교수는 특히 이번 새기기 도입에서 의공실과 함께 공청회를 개최하고 모든 과정을 촬영, 기록 하는 등 투명한 진행에 힘썼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과의 특성상 직접 환자와 대면하지는 않지만 지금껏 그래왔듯이 계속해서 환자를 위한 보다 좋은 진단검사 시스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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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검사의학과 권계철 교수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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