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부서 직원이 한 팀이 됐다.
보기 드문 조합이다.
나이도 경력도 직종도 제 각각.
이날만큼은 우리가 <행복지기> 주인공이다.
매달 어김없이 <행복지기>가 고객들을 만나기까지 병원보 기자들은 그 많던 문장 뒤에 숨어있던 자음이고 모음이었다.
2015년 새얼굴로 태어날 병원보 1월호 출간을 앞두고 긴급 도시락 회의가 열린 자리.
병원 1급 소식통들의 얼굴을, 오늘 공개한다.
올해 테마는 ‘함께’다. 매월 우리 몸의 한곳을 선정해 여러 진료과가 ‘함께’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꼬박 한 달이 걸리는 작업 <행복지기>
슴슴한 소불고기와 세 가지 찬이 담긴 도시락이 놓이자 누군가 국을 찾는다.
아차. 국이 빠졌다. “국, 염도만 높지 뭐” 나은주 영양팀장이다.
주문을 잘못 넣은 누군가를 위한 기분 좋은 배려다.
시계는 12시. “우선 먹고 하자” 도시락 회의에서는 말할 사람은 말하고, 먹을 사람은 먹으며 듣는다. 분주했던 사무실을 떠나 잠시나마 머리가 가볍다.
1월은 한 해 동안의 <행복지기> 얼개가 나와야 한다.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병원보를 풀어보자는 논의는 마무리된 상황이다.
올해 테마는 ‘함께’다. 매월 우리 몸의 한 곳을 선정해 여러 진료과가 ‘함께’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거기에 더해 충남대학교병원이 지난 43년 간 과학·기술·예술 등의 다른 분야와 ‘함께’ 성장해 온 역사도 짚어보기로 했다.
이런 큰 줄기에 따라 2월호에 다룰 신체 부위와 병원의 역사 콘텐츠를 선정하는 일이 오늘 가장 중요한 안건이다. 이밖에도 새로운 코너 이름 정하기, 기사 발굴하기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렇게 꼬박 한 달 전부터 다음호를 준비해야 행복지기가 제때 나온다.
10명의 기자, 10가지 색깔 담아
신년 첫 모임인데다 새로운 얼굴 2명이 합류한 만큼 한마디씩 하는 것으로 회의가 시작됐다.
의료정보센터장이자 <행복지기> 편집인인 김선환 신경외과 교수가 먼저 입을 뗀다.
“병원 각 분야 대표로 뽑힌 분들이 여기 모였다.
의미 없이 선출된 것이 아니다.
병원을 가장 사랑하는 분들이 아니겠나.
그저 묻힐 수 있는 병원 이야기를 병원보 기자들이 많이 발굴해 줬으면 좋겠다.”
‘병원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대목에서 멋쩍은 웃음들이 터지자 분위기가 한결 부드럽다.
김선환 교수는 보일 듯 말 듯 한 끈으로 기자들에게 소속감을 주는 유연한 리더의 어법을 가졌다.
에두르는 듯 하다 정곡을 찌르는 방식도 그렇다.
김 교수가 “장고 끝에 모시고 왔다”는 말로 새로 영입된 간호사를 직접 소개하자 16년차 베테랑 간호사도 쑥쓰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신경외과 이윤경 간호사는 “기자라는 타이틀에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발을 들인 이상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로 화답한다.
이 간호사는 지난해 감마나이프센터 의료코디네이터로서, 병원보에 감마나이프 수술 절차를 상세히 소개해 준 인물이다.
나은주 영양팀장 차례다.
“병원보 기자로 처음 일했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십여 년 전 시작은 미미했던 행복지기가 최근 몇 년 동안 좋은 상을 휩쓰는 등 많은 성과를 보여줘 ‘여러 사람의 힘이 모이면 이렇게 대단해 지는구나’ 느낀다.”
특유의 저음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힘을 가졌다. 나 팀장은 병원보에 실린 모든 병원식, 요리 관련 기사를 꼼꼼히 감수하기로 유명하다.
십여년전 시작은 미미했던 행복지기가 최근몇년동안 좋은상을 휩쓰는 등 많은 성과를 보여줘
‘여러 사람의 힘이 모이면 이렇게 대단해 지는구나’ 느낀다
또 한 명의 새로운 얼굴도 눈에 띤다. 올해 1월 1일자로 홍보팀장 겸무를 맡게 된 김종필 팀장이다. <행복지기>에 실릴 소식과 취재거리가 모두 홍보팀을 거쳐야 하는 만큼 그의 어깨가 무겁다. 김 팀장은 “다른 부서보다 홍보팀 업무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고 있다. 글을 읽는 건 좋아하는데 이제 쓰는 것에도 관심을 가지겠다”고 의지를 내보인다.
원무과 소속 콜센터에서 일하는 신희정씨도 말문을 연다. 신속한 판단력과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직구의 힘을 가진 사람이다. “제가 일하는 콜센터는 ‘작은 원무과’라고 불러도 될 만큼 다양한 병원행정업무를 처리한다. 행복지기와 인연을 맺은 지 8년 됐다. 그동안 원무과 소식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사랑회 지원사례를 통해 사연 많은 환자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행복지기> 온도를 1도는 올려온 사회사업팀 권지현 팀장의 말도 들어보자. “병원보기자라면 다른 사람보다 병원보에 조금 더 애정과 책임감을 갖고 있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젊은 마음으로 톡톡 튀는 아이디어 많이 드리고 싶다.” 장기이식센터 전영아 코디네이터는 “1년이면 장기이식센터에서 30건 정도의 이식이 이뤄지는데 그 속에 따뜻하고 가슴 아픈 사연들이 많다”며 “그런 기증 사례들을 소개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전한다. 이밖에도 약제부 성예원, 영상의학과 정덕영, 방사선종양학과 이경미, 심뇌혈관센터 서지환 직원의 자기소개가 이어졌다.
본격적인 회의에서는 앞서 말한 ‘함께’라는 큰 테마 안에 진료 분야와 병원 역사 분야가 가능하면 어울리도록 매칭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각 진료과를 골고루 다루기 위해 카테고리를 섬세하게 나누는 작업이 이어졌다.
머리를 맞댄 이야기의 행간에는 병원의 따뜻한 속살이 말랑하게 만져졌다. 의료진부터 친절직원까지 한 명의 병원 구성원도 놓치지 않고 조명하려는 의지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행복지기>가 걸어온 10여 년의 동력이 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행복지기> 4행시
이경미 병원보기자
행 운의 해 2015년 복 덩어리들아! 환자를 지 키고, 따뜻한 마음을 기 르자
성예원 병원보기자
행 복하고 복 스러운 지 혜의 기 운을 최선을 다해 모아보겠습니다
서지환 병원보기자
행 복하고 싶으세요 복 많이 받고 싶으세요 지 금 이 순간 함께 한 사람들과 기 를 모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