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03

CNUH와 함께

손 잡고 가는 길2

편집실 자료제공 마취통증의학과 이정은 교수

화가 김두환(金斗煥)을 사랑한 의사

퇴임 앞두고 개인 소장품 20점 전시

“근대 한국의 미술사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보배 같은 화가입니다. 하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아 기회가 닿으면
후손들에게, 지인들에게 이분의 작품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컸지요.” 마취통증의학과 이정은 교수가 설봉 김두환
(雪峰 金斗煥 1913~1994)의 작품 20점(개인소장품)을 전시한다. 이번 ‘김두환展’은 이정은 교수가 오랜 시간을 두
고 켜켜이 쌓아온 화가를 향한 애정과 심미안을 함께 선보이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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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익장의 경쾌한 터치, 화려한 색채

청년 시절 대표작인 「정좌의 부인상」(1939)을 비롯해 50대의 설봉을 만날 수 있는 「자화상」(1963), 노년의 치열함과 평화로움이 공존하는 18점의 과슈(gouache, 불투명 수채화) 작품을 한 곳에 모았다.
“「정좌의 부인상」은 설봉의 일본 유학시기에 일본 국전에서 입상한 유명작이에요. 교편을 잡았던 설봉은 정년 이후에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는데 노익장이 대단했죠. 그때 주로 과슈 작품을 그렸다고 알고 있습니다.”
전창곤 대전프랑스문화원장이 ‘김두환의 과슈(gouache)’라는 제목으로 이번 전시를 소개한 글을 통해 전시 작품을 더 깊이 살펴보자.

이정은 교수가 소장한 이번 전시작품들은 화가의 작품들 중에서도 특별하다. 오랜 교편생활을 마치고 적지 않은 기간 유럽에 체류하면서 현장에서 소묘된 이 과슈(gouache)작품들은 그의 유화작품에서 상존하는 상념의 무게와 암울함을 거부한다. 일상의 무게를 벗고 밝은 태양 아래에서 그려진 이국적인 풍경과 인물들은 그 터치의 경쾌함과 색채의 화려함으로 학창시절이래 견지됐던 그의 예술 옆에 또 다른 감수성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김두환 컬렉션 묘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정은 교수는 “색채의 화려함과 섬세함, 아름답게 묘사된 유럽의 풍경에 끌렸다”고 말한다.
우연찮게 김두환의 작품을 접하고 ‘보존’해야겠다는 책임감으로 유일하게 그의 작품만을 수집해왔던 이정은 교수. ‘우연찮게’라고는 했지만 고교시절 미술부에서부터 지난 30여 년 간 다양한 그림을 섭렵했던 미술학도의 꿈이 이번 전시를 통해 담담하게 발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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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가족, 선후배와의 행복한 조우

특히 동시대 화가들과 비교해 김두환에 대한 이제까지의 저평가는 ‘케지 않은 광맥이다’ ‘창문을 활짝 열 때다’라는 여타의 평론으로 짐작할 수 있다. 전창곤 원장은 위 글에서 “팔십 평생 화가이기를 고집했던 그의 예술에 대한 대중의 무관심은 특별해 보인다” 라고까지 말한다. 이정은 교수 역시 이 같은 이유로 김두환을 조명했고 유독 사랑했다. 특히 ‘김두환展’은 올해 8월 정년퇴임을 앞둔 이정은 교수 스스로 마련한 정년축제이기도 하다. 이정은 교수는 “그 동안 마음을 전하지 못했던 지인, 가족, 선후배들을 전시에 초대해 애정 어린 작품을 사이에 두고 조우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퇴임 후에는 제 3세계를 방문하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힘겨운 사람들을 치료하며 살고 싶다는 이정은 교수. 이번 전시가 제 2의 인생을 위한 따뜻한 서막이 되길 바란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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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기간 2017.03.09~2017.03.15
  • 장  소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 장  소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 전화번호 042) 867-7009
  • 홈페이지 www.morrisgalle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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