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의 의술2

관상동맥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이야기하다

관상동맥은 영양분과 산소를 포함한 신선한 혈액을 심장근육으로 전달하여 심장이 쉼 없이 뛸 수 있도록 에너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관상동맥질환이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혀서 발생하는 모든 질병을 말한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우리 몸의 혈관을 이용해 지방덩어리가 쌓여 있는 병변을 아예 건드리지 않고 우회하여 관상동맥의 건강한 부위에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길을 만들어주는 수술로 치료 후 재발하는 경우가 드물다.
흉부외과 심만식 교수에게 관상동맥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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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전문분야
성인심장외과

진료시간
(오후)금

학력
성균관대학교 의학과(흉부외과학) 석사

경력
섬성서울병원 흉부외과 레지던트
동군산병원 공중보건의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임상강사
(現)충남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임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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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동맥이란 무엇입니까?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요?

“심장은 전신으로 피를 공급해주어 우리 몸의 모든 장기가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데, 심장도 역시 피를 공급받아야만 심장근육이 살 수가 있습니다. 관상동맥은 심장에서 혈액이 대동맥으로 뿜어져 나올 때 가장 먼저 분지되어 나와 심장으로 피를 공급해주는 작은 동맥으로 핏속의 영양분과 산소를 포함한 신선한 혈액을 심장근육으로 전달하여 심장근육이 멈춰 서지 않고 쉼 없이 뛸 수 있도록 에너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심장을 왕관모양처럼 둘러싸고 있어 관상동맥이라고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관상동맥질환은 ‘허혈성 심장질환’이라고도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상동맥질환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질환의 원인은 무엇인지 등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관상동맥질환이란 혈관 입장에서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혀서 발생하는 모든 질병을 말하며, 심장 입장에서 관상동맥을 통한 공급이 줄어 심장근육에 산소가 부족한 상태를 ‘혈액공급이 허약하다’라는 뜻으로 ‘허혈성 심장질환’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두 단어는 상대적인 차이일 뿐 같은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가장 흔한 원인은 동맥벽에 지방이 쌓이거나 단단한 뼈와 같은 성분인 칼슘이 축적되는 것으로 흡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노령화 등이 매우 밀접한 악화요인이 되며, 그 외 혈관 내에 선지 같은 끈적한 혈전(피떡)이 생기거나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하여 혈액공급이 부족해져 생기기도 합니다. 관상동맥을 통한 혈액공급이 부족해지면, 심장근육이 수축할 때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져 심장근육세포의 기능이 정지하거나 심하면 세포가 죽어 정도가 심할 경우, 심장마비가 올 수 있습니다.”

관상동맥질환에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상동맥질환의 주요 증상은 무엇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협심증이란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근육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는 허혈이 생기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가슴의 통증이나 압박감을 느끼는 증상’을 일컫는 말이며, 다시 혈액공급이 잘되면 심장세포의 기능이 회복될 수 있습니다. 심근경색은 허혈상태가 지속되어 ‘심장근육세포가 끝내 버티지 못하고 죽는 것’을 말하며 다시 혈액공급이 되어도 심장세포는 회복될 수 없습니다.
즉, 협심증이 오래 지속되면 심근경색이 될 수 있습니다. 전형적인 협심증 증상의 경우, 실제 환자분들은 가슴통증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보다 가슴 중앙부의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이나 가슴을 쥐어짜는 느낌, 꽉 찬 느낌이 갑자기 발생하여 어쩔 줄 몰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깨, 목, 턱으로 통증이 뻗기도 하고, 가슴에 가까운 윗배가 아파 위장질환으로 오인되기도 하며, 심장이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는 신체의 움직임이 많아질 때 주로 발생합니다.”

관상동맥질환 환자가 급히 병원을 찾아야 하는 증상은 무엇인가요?

“혈관이 피떡으로 갑자기 꽉 막히면 ‘가만히 있는데도 압박감이 사라지지 않고 10분 이상 지속’되는 통증이 발생하는데, 심장마비가 생길 수 있는 위험한 신호이며 당장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최근에 가슴통증의 횟수나 지속시간이 증가하는 것도 위험신호입니다.
그 밖에 심장의 펌프기능이 떨어져 폐를 통해 심장으로 들어오는 피를 전신으로 펌프질하지 못하면 폐에 혈액이 쌓여 물이 차고 산소교환이 되지 않아 ‘눕기 힘들 정도로 몹시 숨이 차는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관상동맥질환의 진단은 어떻게 하는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가슴통증은 관상동맥 이외에 심장주변 큰 혈관, 폐, 식도, 가슴벽의 질환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우선 통증이 관상동맥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인지 의사의 문진과 기본검사를 통해 선별하게 됩니다. 그다음 흉부와 사지에 전극을 부착하여 심장의 전기적 신호를 감지하는 심전도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증상이 없어진 후 검사하는 경우에는 이상소견을 발견할 수 없어 러닝머신에서 뛰어 심장운동을 증가시킨 상태로 심전도를 촬영하는 운동부하 심전도검사를 할 수 있습니다. 관상동맥질환이 의심되면 혈관이 좁아진 것을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 또는 가장 정확한 방법인 혈관 안에 직접 도관을 넣고 조영제를 주입하여 X-선 투시하는 관상동맥조영술이 있습니다. 또한, 심장기능 손상 여부를 보기 위한 심초음파검사가 있습니다.”

관상동맥질환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전체 심장질환 중 관상동맥질환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져 현재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관상동맥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로 흡연, 당뇨, 고혈압, 고령, 비만이 꼽히는데, 흡연율의 감소에도 관상동맥질환이 증가하는 것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부족으로 인한 당뇨, 고혈압, 비만과 같은 성인병이 증가하고 베이비붐 세대의 급격한 고령인구 증가로 인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미세먼지가 담배보다 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대기오염 사망자 중 80%가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충남대학교병원은 2019년 8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관상동맥우회술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습니다. 이는 ‘관상동맥우회술 잘하는 병원’으로 인정받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됩니다. 관상동맥우회술은 고난도 수술이기 때문에 많은 경험과 탁월한 스킬을 보유한 흉부외과 의사만 집도가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스텐트삽입술과 비교해 관상동맥우회술은 어떤 수술이고, 또 어떤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수술인가요?

“좁아진 혈관을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혈관을 안쪽에서 넓히는 방법과 좁아진 곳을 우회해서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전자가 스텐트삽입술이고, 후자가 관상동맥우회술입니다. 어렵고 위험한 심장수술이라는 무서운 치료를 대신해 스텐트삽입술이 널리 시행되고 성적도 좋아졌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환자에서 스텐트삽입술이 완벽한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스텐트는 병변이 있는 부위에 그물망을 씌운 것으로 병변이 계속 진행하면서 다시 좁아지는 재협착이 20%에서 발생합니다. 하지만 관상동맥우회술은 우리 몸에 있는 혈관을 이용해 지방덩어리가 쌓여 있는 병변을 아예 건드리지 않고 우회하여 관상동맥의 건강한 부위에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길을 만들어주는 수술로, 치료 후 재발하여 다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최근 20년간 관상동맥우회술의 기술적 발전으로 현재 사망률은 2%로 위험도가 많이 낮아졌습니다. 관상동맥은 우측에서 한 개, 좌측의 관상동맥은 큰 줄기 하나에서 두 개로 나누어져 전체 3개의 혈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세 개의 관상동맥에 모두 병이 있는 ‘삼중혈관질환’이나 좌측의 관상동맥이 둘로 나눠지기 전 큰 줄기에 병변이 있는 ‘좌주관상동맥질환’의 경우, 스텐트시술보다 관상동맥우회술의 성적이 좋아 미국과 유럽 표준치료 가이드라인에도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는 것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혈관석회화로 단단해진 병변에 스텐트시술이 어렵거나 스텐트 삽입부에 반복적인 재협착이 있는 경우, 관상동맥우회술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우리나라 중부권 최초로 최소절개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인지요? 심장수술은 수술 자체의 위험성이 높아 최소절개는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내흉동맥이라는 앞가슴벽을 타고 내려오는 동맥이 좌우측에 두 개가 있는데, 이 내흉동맥을 이용한 관상동맥우회술의 우수성은 수십 년의 연구들에서 이미 밝혀져 있으나 혈관이 작고 수술적으로 다루기 쉽지 않아 큰 상처를 내고 내흉동맥 한 개 정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습니다. 하지만 수년간 내흉동맥 두 개를 이용한 관상동맥수술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켜 왔고, 국내 최초로 흉강 내시경을 이용해 내흉동맥을 채취하여 뼈를 절개하지 않고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로봇을 이용해 동맥채취를 하는 방식의 최소절개수술을 하고 있지만 매우 비싼 가격으로 국내의 많은 환자분들께 적용하긴 아직 이르다고 판단해 내시경 최소절개 관상동맥우회술을 우선 시행하였습니다. 해부학적 구조상 든 환자가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뼈를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통증도 덜하고 수술 합병증도 줄일 수 있으며, 환자분들께 새로운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당뇨병 환자들은 수술 후 합병증을 일으키는 비율이 높아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있어도 심장수술을 꺼려왔다고 합니다. 당뇨병 환자도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당뇨가 있는 경우, 수술 후 상처가 잘 낫지 않는 등의 합병증 발생률이 높기는 합니다만, 매우 높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당뇨 환자분들은 흉통이 나타나지 않고, 심지어 무증상으로 병변이 진행하여 관상동맥의 협착이 여러 곳에 많이 진행된 상태로 병원에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장기능 또한 많이 떨어질 때까지 모르다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병이 진행되어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당뇨병 환자분들이 수술 후 합병증이 더 많은 것이지 당뇨 자체가 위험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병변들이 심하므로 스텐트시술에 의한 합병증도 많이 생길 수 있어 더 적극적인 관상동맥우회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당뇨라도 병변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치료나 스텐트삽입술로도 충분히 치료될 수 있습니다.”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이후, 환자가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수술 후 1~2개월간은 상처 부위에서 진물이 나는지 보아야 하고, 통증 해결을 위해 뼈가 붙는 1개월 정도 진통제를 복용하면서 일상생활을 하며, 뼈가 단단해지는 3~6개월간은 수술 부위의 통증이 심해질 수 있어 격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기적으로 중요한 점은 수술로 모든 관상동맥의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있지만, 수술로 완치되었다고 방심하지 말고 흡연, 고혈압, 당뇨, 비만, 고지혈증 등의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인자들에 대한 조절을 잘해야 새로 연결한 혈관이 다시 좁아지지 않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스마트기술이 차츰 의료계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관상동맥우회술은 어떻게 발전할 것으로 예측하시는지요?

“관상동맥우회술은 최근까지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벌써 로봇 관상동맥우회술은 상용화되어 있고,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관상동맥의 협착정도 부위, 환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관상동맥우회술을 통해 어떤 혈관을 어디에 연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또한 증강현실기술을 이용해 심장혈관을 3D로 구현하여 이를 통해 수술을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고, 최소절개 수술 시 증강현실 영상에 의한 가이드를 통해 최소절개 수술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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