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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
김대영 교수

흔한 두통,
위험한 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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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모든 사람 중 절반은 최근 1년 이내에 두통을 경험한 적이 있고, 90%는 평생 한 번 이상 두통을 경험한다. 두통이 얼마나 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이다. 흔한 만큼 별 볼 일 없다면 좋겠지만 그렇지도 않다. 대표적인 일차성 두통인 편두통은 전세 계 사람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두 번째로 주요한 원인이다(1등은 허리 통증이다). 일차성 두통은 두통만을 일으키는 질환을 뜻한다. 그에 반해 이차성 두통은 뇌종양 등 다른 의학적 상태에 의해 발생하는 두통이다.

편두통의 원인과 증상

편두통은 상당히 심한 두통을 특징으로 하며 유전적 성향이 강한, 즉 체질적으로 두통이 잘 나타나는 질환이다. 두통은 한 번 나타나면 4시간 이상, 길게는 3일가량 지속 되며, 한쪽 머리만 아프거나 머리 속에서 맥박이 뛰는 듯 한 박동성 통증으로 나타나며, 움직이면 더 아파서 가만히 누워있게 된다. 두통이 나타날 때 체한 듯한 느낌이나 속이 메슥거리는 증상이 흔히 동반되며, 심할 때는 토하기도 한다(“나는 체하기만 하면 머리가 아파”라고 말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체해서 머리가 아픈 것이 아니라 편두통으로 인해 체한 것 같은 느낌을 경험하는 것이다). 머리가 아플 때는 밝은 빛이나 시끄러운 소리가 싫어지는 증상 또한 흔하다. 주로 20대에서 40대와 같이 왕성하게 활동해야 할 연령대에서 주로 나타나고, 한 번 두통이 나타나면 정상적인 활동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경우가 많다. 한창 활동할 나이에 끔찍한 두통으로 꼼짝도 못하고 하루 이틀 누워있는 일이 반복된다면 인생의 일부를 허비할 뿐만 아니라 학업이든 업무든 지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편두통의 치료와 관리

편두통은 체질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잘 관리를 하여 편두통이 내 삶을 갉아먹지 못하도록 하여야 한다. 편두통을 잘 다스리기 위한 몇 가지 팁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로 두통이 심해 진통제와 같은 약을 먹고자 한다면 두통이 더 심해지기 전에 빨리 먹는 것이 좋다. 편두통이 심해지면 약을 먹어도 그 효과가 매우 낮아져서 약을 또 다시 먹게 되는 일이 흔하다. 일단 약을 먹기로 했다면 효과적으로 빨리 먹는 것이 낫다. 둘째로는 두통을 가라앉히기 위해 진통제와 같은 약을 먹는 횟수를 월 10회 이하로 제한 하는 것이 좋다. 잦은 진통제 복용은 편두통을 만성 매일 두통(3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월 15일 이상 두통이 나타나는 상태)으로 악화시키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셋째로는 카페인을 피해야 한다. 편두통 환자에게 카페인은 진통제와 비슷하게 작용한다. 편두통이 있는 사람이 머리가 아플 때 커피나 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한 달에 몇 번 정도, 머리가 아플 때만 커피 등을 마시는 것은 좋다. 하지만 편두통 환자들 대부 분이 결국 카페인을 매일 먹게 되는데, 이는 진통제를 매일 먹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결국 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차성 두통의 심각성

두통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 외에 또 다른 문제는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신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심각한 이차성 두통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전에 두통이 없던 사람이 두통을 느끼면 단단한 두개골로 둘러싸인 내 머리 안에서 무슨 위험한 일이 생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할 수 있다. 처음 언급한 바와 같이 두통은 매우 흔하다. 그러니 머리가 아프다고 모두 진료를 받을 필요는 없지만, 다음과 같은 두통이라면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첫째로는 50세가 넘은 나이에 처음 생긴 두통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50세에 이를 때까지 두통이 없던 사람은 이후에도 머리가 아플 확률은 낮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사람에게서 이전에 없던 두통이 나타난다면 뭔가 위험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이차성 두통을 고려하여야 한다. 둘째로는 두통이 벼락치듯 갑자기 나타나 지속되는 경우이다. ‘벼락치듯 갑자기’라는 말은 두통이 시작된 후 최고 강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1분 이내임을 뜻한다. 사실 벼락치듯 갑자기 나타났다가 1분 이내로 사라지는 두통은 위험한 두통이 아닐 가능성이 높지만, 갑자기 나타난 두통이 5분 이상 지속된다면 정말 위험 한 이차성 두통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한다. 셋째로는 운동 중이거나 부부관계 중에 두통이 나타날 때이다. 때로는 기침을 하거나 대변을 보려고 힘을 주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등 배 안의 압력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두통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 또한 위험한 이차성 두통의 위험이 높은 경우이다. 마지막으로는 두통이 점진적인 악화를 보일 때이다. 일차성 두통은 보통 어쩌다 한 번씩 나타나며, 그 빈도나 강도가 무작위에 가깝다. 한 동안 잦아지다가 또 드물어지고, 때로는 두통이 점점 심해지는 듯 하다 약해지는 등 오락가락하게 마련이다. 만약 몇 달 이상의 기간 동안 점점 더 두통이 잦아진다거나 점점 더 심하게 아프다면 위험한 이차성 두통의 가능성이 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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