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3
내분비대사내과
강예은 교수
감별이 어려운 노년층의
갑상선 질환
노년층에서 갑상선 기능 이상은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데, 젊은 환자들에 비하여 임상 증상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 노화와 동반된 다른 변화와 구별이 힘들다. 또한, 노년층에서 가지고 있는 여러 동반 질환에 따라 증상 및 복용하고 있는 약제에 의해서도 갑상선 호르몬 수치는 변화하기 때문에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가 어렵다. 특히 연령의 증가에 따라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유병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노인에서 피로, 우울감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갑상선질환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노년층에서 갑상선 호르몬의 변화
연령의 증가는 다양한 호르몬 변화를 일으키는데, 갑상선 호르몬도 예외는 아니다. 갑상선은 요오드 섭취를 이용하여 갑상선 여포 세포에서 갑상선 호르몬을 생성하게 되는데, 연령 증가에 따라 다양한 형태학적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은 젊은 층에 비하여 갑상선 여포 세포에서 하루 생성하는 갑상선 호르몬 양이 적으며, 요오드의 이용률이 떨어져 있다. 또한 갑상선 호르몬 생성을 자극하는 뇌하수체 호르몬인 갑상선 자극 호르몬 수치(Thyroid-stimulating hormone, TSH)가 올라간다는 보고가 있다.
노년층 갑상선기능저하증
노인에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유병률은 높으며, 대한갑상선학회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약하여 연구한 보고에 의하면(그림)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인구 10만 명당 1202명의 유병률을 보이는데,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이 증가한다. 노인에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은 젊은 환자와 비교하여 서서히 발생하며, 비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피로, 추위에 민감함, 건조한 피부, 식욕부진, 변비 등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러한 증상은 다른 동반 질환이나 노화 자체에 의하여도 관찰될 수 있기 때문에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젊은 환자군에서 흔하게 보이는 체중 증가 등의 증상은 빈도가 낮아지는 데에 비하여, 실신, 발작과 같은 신경증상이나 호흡곤란 및 흉통 등의 증상이 비교적 흔하게 관찰된다. 따라서 노인에게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지혈증이나 심한 변비, 부종을 동반한 심장 기능 이상 등이 관찰이 되면 갑상선기능저하증에 대한 의심이 필요하다. 혈중 갑상선 자극 호르몬(TSH) 및 갑상선 스캔, 갑상선 초음파 등이 진단에 도움이 되는데, 단순 피로, 스트레스, 스테로이드 복용, 마약성 진통제 복용 등에 의하여 일시적이고 경미한 TSH상승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혈중 유리 갑상선호르몬(Free T4)이 정상인 경우에는 몇 개월 후 TSH를 반복 측정해 보도록 한다. 특히 노인에서 경미한 TSH의 상승은 시간이 흐른 후 정상으로 회복되기도 하기 때문에 과도한 약물 치료를 서두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임상소견이 뚜렷하고,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일으키는 갑상선 자가 항체가 양성이거나, 유리 갑상선호르몬 수치가 떨어져 있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경우 갑상선 호르몬 투약이 필요하다.
노년층 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중독증은 말초 혈액 및 조직에 갑상선호르몬이 과도하게 공급이 되어 나타나는 모든 임상 상태를 의미하며, 갑상선기능항진증에 의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분류된다. 그중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호르몬이 과도하게 생산되어 갑상선중독증이 나타나는 상태이며 그레이브스병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60세 이상에서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유병률은 0.6~2.3%로 보고되고 있으며, 가장 많은 원인은 그레이브스병이다. 노인의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젊은 환자와 비교하면 증상이 비전형적이고, 두근거림, 발한과 같은 교감 신경 자극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식욕증가, 체중감소, 더위에 민감함 등도 젊은 환자 보다 드물게 관찰되며, 대신 식욕 감소를 포함한 근력 약화가 나타나고 때로는 우울, 초조 불안, 치매, 혼동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또한 골 교체를 증가시키고, 골다공증과 골절의 위험을 높이므로, 특히 노인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심장 합병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심혈관계 사망률과 직접적인 연관 관계가 있다. 특히 60세 이상의 환자 중 약 25%에서 심방세동이 관찰되며, 색전증과 뇌졸중의 위험도 역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노인에서의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비특이적인 증상에서 의심하고 치료의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혈중 유지 갑상선호르몬 수치의 증가, TSH의 감소가 특징으로, 그레이브스병은 TSH수용체항체 검사 및 갑상선 스캔을 이용하여 감별할 수 있다. 노인에서의 그레이브스병의 경우 치료는 젊은 환자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항갑상선제 투약 및 베타 차단제 등의 약물 치료로 갑상선 호르몬 수치와 증상을 조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