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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위암의 치료 과정 살펴보기

소화기내과 강선형 교수

내시경 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어 소화기내과 외래로 내원한 환자들은 대부분 검사 결과를 듣기 전 긴장하곤 한다. 내시경 사진과 조직 검사 결과지를 통해 의사가 “조기 위암입니다”라는 소견을 얘기하면 안도한다. 이후 한 번 더 희비가 갈리는 순간은 내시경 절제와 수술 여부에 대한 결정 순간이다. 환자들은 간혹 주치의가 무엇을 보고 이렇게 결정한 것인지 궁금해하고, 혹은 결과에 실망하여 다른 병원의 2차 의견을 얻어보고자 하기도 한다. 조기 위암의 치료 방침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살펴보자.

조기 위암과 진행성 위암은 어떻게 다른가요?

위장관의 벽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안쪽부터 점막, 점막하층, 근육, 장막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중 점막 및 점막하층에 암의 침범이 국한된 경우 조기 위암이라고 합니다. 점막하층을 넘어 근육을 침범한 경우 진행성 위암으로 분류합니다. 의사들이 조기 위암의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방식을 이해하려면 먼저 암의 진행 패턴에 대해서 이해가 필요합니다.
상피세포는 점막의 가장 윗부분, 음식물이나 소화액과 맞닿는 부분의 세포를 말하는데, 위암은 이 상피세포에서 발생합니다. 이후 점점 커지게 되면 점막하층, 근육층으로 침범 범위를 넓히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암은 림프관을 침범하게 되는데, 림프관은 몸의 조직에 들어와 있는 작은 혈관입니다. 혈관은 말 그대로 혈액이 지나다니는 도로인데, 동맥, 정맥 등이 8차선 도로라면 림프관은 골목길을 연상하면 쉽습니다. 암세포는 림프관을 지나 혈액을 타고 위 바깥쪽의 림프절에 도달하게 됩니다. 림프절은 우리 몸의 백혈구 등 면역 세포들이 감염 등에 대항하기 위해 모여 있는 일종의 초소로, 암은 림프절을 침범한 이후 더 큰 혈관을 따라 전신으로 퍼지게 됩니다.

치료 방향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위암으로 수술을 시행한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암의 크기가 작고 점막에 국한되어 있으며 림프관 침범이 없는 경우에는 대부분 림프절 전이가 없었습니다. 암을 치료하는 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암조직을 모두 제거해서 추후 암이 그 부위에 재발하거나 다른 장기로 퍼지는 것을 막는 것입니다. 내시경 절제술은 암이 위에만 국한되어 있을 때 효과적이고, 만약 위 주변부의 림프절까지 침범이 예상된다면 그 부분까지 절제할 수 있는 수술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내시경으로 위암을 진단 후 추가로 복부 CT를 시행하는 이유도 이러한 림프절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그림 1). 대개 점막하층으로 침범한 경우 처음부터 수술을 권유하는 경우도 있고 내시경 절제술을 시행하였더라도 절제한 위암의 조직 검사에서 점막하 침윤이 깊거나 림프관 침범이 발견된 경우 림프절 전이가 추후 발생할 우려 때문에 추가로 수술을 권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시경 절제술과 수술 중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인가요?

내시경 절제술과 위절제술 모두 조기 위암을 치료하는 한 수단일 뿐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암을 깨끗이 절제하는 일입니다. 조기 위암의 내시경 절제술은 입원 기간이 짧고 전신마취의 위험이 없으며, 위를 보존하기 때문에 시술 후 삶의 질이 좋고 장기 치료 성적이 수술에 비견될 만큼 우수한 시술 방법입니다. 일부 위암 수술 환자에서 식사량이 줄면서 삶의 질이 감소하는 경우가 있지만 모든 환자에서 그런 것은 아니고 환자 대부분이 수술 전과 마찬가지의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암을 깨끗이 절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사가 내시경 시술을 권했다고 마냥 기뻐할 일도, 수술을 권했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습니다. 사진

[그림 1] 암에 의한 림프절 비대
붉은색 화살표가 위 바깥쪽의 림프절이 커져 있는 소견을 나타낸다. 사진

[그림 2] 위암의 내시경 절제술
내시경으로 위암을 인지한 후 내시경용 특수 나이프를 이용하여 포 뜨듯이 병변을 절제한다.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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