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2015년 개원 43주년, 충남대학교병원의 역사를 돌아봅니다.
음악, 병원에 녹아들다
음악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우리 곁을 흐르며 마음을 위로하고, 사람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 역할을 해왔다. 음악이 가진 치유의 힘은 20세기 초 음악요법이 등장한 이후 좀 더 객관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이제 어느새 병원에서도 ‘음악회’가 익숙한 풍경이 됐을 만큼, 음악은 병원문화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이번 호에서는 따뜻한 병원 음악회의 역사를 기록해본다.

의사·간호사 될 학생들, 음악으로 환자를 만나다
충남대학교병원에서는 언제부터 음악회가 열렸을까. 1980년대 중반 개원 초기에만 해도 정기적인 연주회나 음악회가 따로 있었던 건 아니다. 특별한 날 외부 악단을 초청하거나 음악단체의 재능기부가 있을 때 비정기적으로 공연이 열리는 정도였다. 횟수도 일 년에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 정도로 드문 일이었다.
그러던 중에 가장 먼저 공식 음악회 도장을 찍은 건 충남대학교 의대 오케스트라. 의과대학·간호대학 학생들로 구성된 이 동아리는 1994년 이후로 지난 20여 년 간 거의 매년 겨울 ‘환자를 위한 음악회’의 맥을 이어왔다. 현재 지도교수로 있는 김선환 교수(신경외과)도 관현악단 출신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악기를 전혀 못 다뤄도 입단할 수 있었습니다. 오로지 음악에 대한 열정만으로 시작해 1년 간 온 힘을 다해 배우고, 연습해서 연주회에 서는 거죠. 그만큼 다들 패기가 넘쳤습니다.”
1980년 처음 결성된 충남의대 관현악단은 20~30명 정도의 단원들이 하고 싶은 악기를 고른 후 각자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실력을 연마했다. 각 악기 선배들이 노하우를 전수했고, 같은 학교 음대 학생들에게 쌈짓돈으로 레슨을 받았다. 해가 갈수록 단원들은 무르익은 실력을 활용할만한 방안으로 ‘졸업하면 우리가 일하게 될 곳’이자, ‘환자들과 미리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장소’인 충남대학교병원을 무대로 정기 공연을 하기로 했다.
1994년 병원에서의 첫 무대는 당시 단원들 모두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초창기 실내악 구성에서 금관악기까지 악기가 확대되면서 명실상부한 오케스트라 악기구성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던 날이었기 때문. 올해 ‘환자를 위한 음악회’(2월 7일(토) 오후 4시 관절염·재활센터) 일정을 앞두고, 관현악단은 방학을 모두 반납하고 연습에 매진했다. 김선환 지도교수는 “정기 연주회에 앞서 일주일 간 단체 수련회를 통해 집중 연습을 하는 게 관현악단의 전통”이라고 설명한다.



관련악단 지도교수 김선환
병원에는 또 어떤 음악회들이 열렸을까?
직원 주축으로 ‘환자와 시민을 위한 어울림 음악회’
지난해 처음 열린 ‘환자와 지역주민을 위한 충남대학교병원 어울림 음악회’는 병원 직원들이 주축이 되어 진행한 이례적인 행사였다. 노래와 연주 각 분야에 재능이 있는 직원들을 모집, 선발해 의료행위가 아닌 다른 면모로 환자, 고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민들과 행복한 시간 ‘행복충전 콘서트’
충남대학교병원은 2005년부터 원내에서 한 해 동안 열리는 다양한 문화예술공연을 ‘행복충전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묶어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해왔다. 음악을 매개로 병원이 좀 더 적극적으로 환자 및 고객, 시민들과 만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정기공연이었다. 신년음악회를 비롯해, 소아 환우들을 위한 공연, 새봄맞이·가정의 달 음악회 등 계절과 시기에 어울리는 행사들을 수년 간 이어온 바 있다.
충남대학교 교수합창단 ‘환자 위문 음악회’
충남대학교 교수합창단은 2009년부터 매년 충남대학교병원에서 ‘환자 위문 음악회’를 개최해 왔다. 이 합창단은 충남대학교에 재직 중인 교수 35명이 2005년 창단한 국내 유일한 아마추어 교수 합창단으로, 음악과 교수들의 지도로 각종 교내 행사 뿐 아니라 충남대학교병원 환자 위문 연주회, 예술의 전당 시립합창단 협연 등을 개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