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 마실까요
날실과 씨실처럼 얽혀 일하는 병원 식구들의 따뜻한 차 한 잔, 수다 한 스푼.
글+사진 편집실
‘낙상예방’을 위한
또 하나의 안전벨트
환자안전 낙상 개선TF팀과 함께
병원에서 환자의 건강과 안전보다 중요한 게 또 있을까. 하지만 병원이라는 공간이 주는 안도감 때문에 ‘안전’에 대해서는 오히려 방심하기가 쉽다. 그중에서도 ‘낙상’은 병상 생활이나 휠체어 같은 보조기구 사용 등을 감안하면 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낙상의 위험에 대비해 매 순간 주의를 기울여야하는 곳 중 하나가 영상의학과. 여러 진료과 환자들이 찾는데다 특정 자세가 요구되는 특성 때문이다. 지난 5월 영상의학과 주도로 ‘환자안전 낙상 개선TF팀’이 꾸려져 2차 정기회의 일정에 동행했다.

낙상사고, 주로 어떤 때 발생할까
“2주 만에 뵙네요. 오늘은 1차 회의 때 나왔던 낙상사고 사례의 원인을 분석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영상의학과 이숙자 실장이 회의의 문을 연다. 낙상사고가 ‘왜’ 일어나는지를 알아야 예방과 조치가 가능하다는 게 이번 2차 회의의 핵심 안건. ‘환자안전 낙상 개선TF팀(이하 '낙상 TF')’은 이날 낙상사고의 가장 큰 원인을 ‘직원 / 환자 / 시설 및 물품 / 시스템’ 등 총 4가지 부분에서 따져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영상 촬영 시 고령 환자와의 의사소통 문제가 원인으로 꼽혔다. 영상의학과 연명석 방사선사는 “70대 이상의 환자의 경우 자세 요청에 정확하게 응하지를 못해서 직원들이 직접 자세를 잡아주는 편입니다. 하지만 계속 붙어있을 수 없어 갑작스런 어지럼증 등이 발생하면 뛰쳐나가서 부축을 하죠.”
이에 대해 윤정섭 팀장(영상의학과)은 “환자들이 해당 검사가 왜 필요한 지 정확히 숙지하면 소통이 훨씬 쉬울 것”이라고 조언한다. 낙상사고에 대한 주의에 앞서, 영상 촬영의 목적에 대해 공유하는 것이 사고 위험을 낮출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이어 환자 개별 상태에 대한 정보부족이 낙상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데로 이야기가 모아졌다. 영상촬영은 해당 진료과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환자정보 전달이 필수다. 하지만 ‘낙상 위험’에 대한 항목은 현재로서는 따로 없다.
이숙자 실장은 “고위험 환자는 고위험 환자표시가 되어있어 더 주의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낙상 사고가 덜 발생한다”며 “그 외 환자에 대해서는 전혀 표시가 없어서 어림짐작하거나 대비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경우에 대한 해결방안은 비교적 간단하게 도출됐다. 정애란 간호팀장이 “환자 이송표에 병동에서 관찰한 낙상 위험도를 메모지에 간단하게 적어주는 방법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자, 낙상 TF팀원들 모두 시범 운영에 즉각 찬성했다.


환자 이송과 안내문 부착, 더 효율적으로
이외에도 영상촬영 시 환자가 취해야 하는 자세에 따라 이송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추가로 제시됐다. 영상 촬영을 위해 이동 할 때 침상 그대로 움직이는 게 편리하지만, 정작 촬영 시에는 자세를 바꿔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낙상예방 안내문 부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한쪽은 환자들에게 일일이 낙상위험도를 세세히 설명하면 촬영 시간이 길어지고, 대기 환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기 때문에 안내문 부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반면 개별 환자의 특성 때문에 일괄적인 안내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낙상 TF팀원들은 “낙상예방 안내문을 붙여놓을 필요성은 있지만 잘 활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공감하고 안내문의 적절한 활용과 추가적인 설명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
낙상 TF팀은 올 한 해 동안 팀원들은 1,2차 회의 결과를 토대로 개선활동들을 구체적으로 설계해 나갈 예정이다. ‘낙상방지’를 위한 소통 창구가 마련됐다는 것만으로 이들의 의미 있는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