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진료실 1
글 신경외과 김선환 교수
절규하듯 고통스러운 질환,
삼차신경통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 1863~1944)의 대표작인 절규(Scream)는 소리 지르며 절규하는 작가의 내면적 고통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지만 삼차신경통으로 고통당하는 환자를 표현한 작품으로도 자주 인용된다. 그 작품에서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 안고 절규하는 환자의 모습은 고통으로 신음하는 삼차신경통 환자를 바라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삼차신경통은 심지어 그 심한 통증 때문에 자살질병(suicide disease)으로 불릴 정도로 환자를 한 없이 극한 고통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때로는 치통으로 혼동하여 전체 치아를 다 뽑고도 좋아지지 않아 병원을 방문하기도 한다.
삼차신경통이란?
삼차신경통이란 뇌신경 가운데 얼굴의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얼굴 한쪽의 반복적이고 발작적인 통증을 일컫는다. 신경의 모양이 세 갈래로 나뉘어 있어 삼차신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통증은 날카로운 송곳이나 칼로 찌르는 듯한 또는 전기에 감전되는 듯한 통증이 수초에서 수 분간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저절로 통증이 유발되기도 하지만 양치질이나 음식물 섭취, 세수나 면도와 같이 일상생활 중에 입술주위나 잇몸, 구강 내 점막 등에 존재하는 특징적인 통증 유발점을 자극하여 강한 통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말을 하거나 바람만 쏘여도 자극을 받아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통증이 두려워 말하기를 꺼려하기도 한다.
삼차신경통의 원인?
삼차신경통의 원인은 대부분 뇌에서 나온 삼차 신경이 정상적인 혈관에 눌려 발생한다. 뇌는 머리뼈 속에 뇌척수액이라고 불리는 매우 맑은 액체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 공간 내에 존재하는 정상적인 뇌혈관이 삼차신경을 압박하여 발생한다. 신경은 마치 전깃줄과 같은 역할은 하는데, 눌린 혈관의 반복적인 자극이 마치 전깃줄의 피복을 약하게 하여 합선을 유발하는 것과 유사한 원리로 통증을 발생하게 된다.
삼차신경통의 치료는?
전형적인 삼차신경통의 첫 번째 치료는 약물치료이다. 테그레톨이라는 약을 이용한 통증 치료를 먼저 시도하게 되는데, 이에 효과가 적으면 용량을 증가시키거나 추가로 몇 가지 약물을 함께 복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효과가 없거나, 과다한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으로 더 이상 투약이 어려운 경우에는 삼차 신경 파괴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이는 바늘을 통해 신경에 알코올이나 전기침 등을 삽입하여 신경을 파괴하는 것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시술할 수 있지만 안면의 감각 저하 등의 후유증을 남기거나 재발 또는 또 다른 신경통증을 남길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가장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혈관감압술이라 불리는 수술적 방법이다. 이는 신경을 압박하는 혈관을 삼차신경으로부터 분리하여 더 이상 신경자극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전신마취 후 귀 뒤편 두피를 절개하고 두개골에 10원짜리 크기의 조그마한 구멍을 만든 후 수술현미경을 이용하여 시술한다.

삼차신경통 환자의 뇌 MRI 사진
수술 후 대부분의 환자에서 통증이 사라지게 되지만 다른 원인으로 인한 통증의 경우, 또는 원인이 없는 통증의 경우 삼차신경을 절단하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고령의 환자에서 약물 치료에도 효과가 없고, 수술을 받기에는 여러 가지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에 감마나이프 치료를 받게 된다. 이는 감마선을 삼차신경에 쪼여 통증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시술 시간이 30분 정도에 이루어지고 일반적인 수술이나 시술과는 달리 상처를 만들지 않고 그 치료효과도 좋아 많이 시술되고 있다.

신경외과 김선환 교수
| 전문분야 |
뇌종양, 감마나이프, 두통, 간질, 안면경련, 삼차신경통,
뇌출혈, 두부외상
| 진료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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