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마음
충남대학교병원이 지원한 환자 사례를 따뜻한 동화로 만나봅니다. | 글 지나라 | 자료제공 사회사업팀 강가람 청년인턴


“아버지는 병이 나으면 아들을 꼭 만나러 가겠다고 말씀하셨어요.”
아버지의 유언 아닌 유언을 전해들은 수현 씨는 가슴 한편이 먹먹하고 뻐근해집니다. 쏟아지는 눈물을
참기가 힘듭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버지와 얼굴을 못 본지 벌써 10년, 너무 보고 싶어 꿈에서만이라도
만났으면 했던 아버지를 다시 만난 건 바로 어제, 충남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서였습니다.
“아버지…….”
수현 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아버지를 불렀지만 정작 아버지는 입가에 희미한 미소만 머금을 뿐 미동이
없으십니다. 수현 씨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아버지의 손을 꼭 잡아드립니다.
“왜 이제야 연락하셨어요.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혼자 치료받으시느라 얼마나 외로우셨어요?”
10년 동안 한 번도 자신을 찾아오진 않은 아버지가 야속했지만 병실에 누워계신 아버지를 보니 원망도
사라집니다. 하늘이 맺어준 천륜이니까요.
수현 씨의 아버지 강석주 씨는 아픈 삶을 살았습니다.
불우한 유년기를 보낸 그는 가정을 꾸리며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겠다고 다짐했지만,
세상은 그의 편이 아니었습니다.
한 푼 두 푼 모은 돈으로 학교공사장에
건설자재를 납품하는 작은 사업을 시작했지만
IMF와 함께 그의 꿈은 풍비박산 났습니다.
아이들 학비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생활고가 지속되자
이혼 후 자녀들과도 연락을 끊었습니다.

당당한 남편, 아버지가 되기 전에는 가족들을 볼 자신이 없었거든요.
건설 현장 일용직으로 일하며 재기를 노렸지만 세상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임금은
밀리기 일쑤였고 그는 술의 힘을 빌려 현실의 고통을 잊으려했습니다.
무겁게 차오른 복수로 고통 받던 받던 석주 씨가 충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 실려 왔을 땐,
이미 간이 손상될 대로 손상 돼
회복이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홀로 투병하던 그는 의료진에게 죽기 전에
아들을 보고 싶다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병이 나으면 꼭 아들을 찾아가고 싶다고도 했지요.
석주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충남대학교병원 사회사업팀은 수소문 끝에 전 부인과 연락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도 제대로 삼키지 못할 정도로 힘겨워하던 석주 씨는 부인과 아들의 목소리를 들은
다음날 아침 잠자듯 편안히 세상과 인사했습니다.
※ 이 글은 충남대학교병원에서 홀로 치료를 받으며 가족을 보고 싶어 했던 강oo님(60세)의 사연을 동화로 재구성한 것으로 사실과는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
충남대학교병원 사회사업팀은 환자가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수소문하는 한편 생활이 어려운 환자가 치료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