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 마실까요
날실과 씨실처럼 얽혀 일하는 병원 식구들의 따뜻한 차 한 잔, 수다 한 스푼.
글 김수진 | 사진심민보 | 진행 인사팀 서지환(병원보 기자)
스킨십이 만드는 시너지 “함께 공차면서 느껴요”
충남대학교병원 축구동호회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흘러내리는 습하고 무더운 날씨. 충남대학교병원 축구동호회 회원들이 하나둘씩 약속 장소에 도착해 인사를 나눈 후 가볍게 몸을 풀기 시작했다. 오늘은 오랜만에 원내 잔디구장이 아닌 야외 풋살장으로 나왔다. 적당히 인원이 모이자 자연스럽게 팀이 나뉜다. 포지션은 평소 경기하던 대로다. 대열의 맨 앞 회원 한 명이 경기 시작을 알리는 듯 팔을 들어 올리자 각자의 위치에서 공을 사수하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진다. 이렇게 1시간 넘게 서로 몸을 부딪히며 땀을 흘리고 나면 속마음을 털어놓은 것 마냥 금세 가까워진다. 운동 동호회만의 매력이다.

취미는 생활 습관도 바꾼다
일주일의 첫 날을 마무리하는 월요일 저녁, 충남대학교병원 축구동호회(이하 충축동 : 회원들끼리 줄여 부르는 별칭) 회원들이 병원에서 가까운 중구 대전문화풋살장에 모였다. “원래는 매주 일요일마다 본원 옆에 위치한 재활센터 천연잔디구장에서 축구 모임을 갖지만, 오늘은 병원보 야간 취재를 위해 풋살장을 택했다”며 서지환(인사팀) 총무가 웃어 보였다. 올해 결성 20주년을 맞은 충축동은 현재 행정·보건·시설직과 간호사, 의무기록사, 방사선사 등 다양한 분야의 남성 직원 4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주 일요일에는 회원들끼리 팀을 나누어 축구 경기를 하고, 달마다 한 번씩은 대전지역 병원의 축구동호회나 사회인동호회와 친선 경기를 갖는 등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또한 전국 국립병원축구대회 등 대외행사에도 충남대학교병원을 대표해 빠지지 않고 참여 중이다.
결성 초기에는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연습량을 늘려가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 올리자 2~3년 전부터 회원들의 기량이 대폭 높아졌다. 그 결과 충축동은 대전종합병원 친선 축구대회에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서 총무는 “취미 삼아 가볍게 하는 운동이지만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자연스레 술을 멀리 하고 식이 조절까지 하는 등 체력단련에 열중하게 됐다”며 실력의 비결을 밝혔다.

20년 장수의 원동력은 ‘스킨십’
동호회원 수가 많은데다 부서도 제각각이라 모든 회원이 매주 모이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쭉 함께 공을 찰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스킨십’이다. 경기에서뿐만이 아니라 운동 이후 뒷풀이가 이들을 더 가깝게 만든다. 서 총무는 “일단 운동하면서 같이 몸을 부딪히면 금방 친해질 수밖에 없는데, 추운 겨울에 뜨거운 국밥을 함께 먹으면서, 그리고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으면서 더욱 끈끈한 유대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초창기부터 축구동호회와 함께해온 민종기(시설팀) 회장은 “예전부터 운동 끝나고 나서 본원 근처의 목욕탕에서 함께 씻고 물장난도 치면서 친밀감을 다졌다”고 말을 보탰다. 그러는 사이 서로 다른 부서라고는 해도 각자 겪고 있는 고충이 비슷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고, 평소 헤아리지 못했던 서로의 입장도 이해하게 된다. 전화보다는 얼굴 보고 하는 대화가, 또 만나서 밥 한 끼 함께 하는 일이 얼마나 큰 소통을 만들어 내는 지를, 충축동 회원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병원이라는 특수한 일터에서 이들이 발휘할 시너지는 더 말해 무엇할까.
서 총무의 바람이 한 가지 있다면 지금보다 더 다양한 연령대의 직원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격렬한 운동이라 30대 직원들의 참여율이 높다 보니 혹시라도 체력이 안될까봐 주저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취미로 운동을 즐기는 곳이니 부담 없이 들어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민 회장은 “충남대학교병원에서 사내 동호회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시는 만큼 회원 가족들까지 모두 모여 축제처럼 즐길 수 있는 축구동호회 행사를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충남대학교병원 축구동호회 가입문의 인사팀 서지환(042-280-6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