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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의사과학자의
연구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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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과학연구센터 대학원생 김 섭

2월이면 새내기 의사과학자로서 입문하는 대학원 과정을 마치게 된다. 우리 병원에서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공중보건의 대신 기초의학 교실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하고자 결심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이 지났다. 좌충우돌 실패도 많았지만 조은경 교수님과 김진만 교수님, 그리고 MRC(기초의과학연구센터)* 여러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보람을 가득 안고 복무 과정을 무사히 마무리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실험하느라 새벽녘까지 밤을 지새우던 일들도 이제는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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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과학연구센터 대학원생 김 섭

암 치료 부작용을 최소화하고자
연구를 시작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기초의학교실에서 대체 복무를 하겠다고 결정한 건 임상에서 진료를 하면서 느꼈던 의문점을 실험실에서 풀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고령화에 따라 암 발병률이 늘고 있지만 완치율도 증가하면서 암을 치료 한 후 환자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 중요해졌다. 환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방사선종양학과 레지던트 시절, 수많은 암 환자들의 방사선 치료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주변 정상 조직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수련을 마치고 김준상 과장님께 진로를 상의 드렸을 때 감사하게도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시며 MRC에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소개해 주셨다. 거리도 가깝고 모교 MRC 여러 교수님의 탄탄한 연구 협력과 따뜻하고 섬세한 지도를 받으면서 학문 과정과 연구 접근법을 배울 수 있었기에 이곳에서 연구할 수 있었던 것은내게 큰 행운이었다.

국제 저명 학술지 제1 저자로

소속되어 있던 조은경 교수님 실험실은 선천면역 반응을 주로 연구하는 실험실이었다. 교수님의 지도하에 방사선 조사 후 대식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 활성 산소의 발생과 기전을 연구하게 되었다. 임상에서는 방사선 조사 후 세포 안에서 어떤 일이 이뤄질지 상상도 못 했는데, 방사선 조사 후 단 몇 초, 몇 분 안에 미토콘드리아로부터 활성 산소가 빠른 시간 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고 이는 염증 반응의 주범임을 알 수 있었다. 수차례의 수정 보완 과정을 거치며 연구 결과들을 방사선종양학 분야의 국제 저명 학술지에 제1 저자로 게재하면서 힘들었던 만큼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운 연구에 도전해서 얻은 성취감

지난 5년간 실험실에서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관심 주제에 대한 논문을 읽고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증명할 실험을 준비하고 시행했다. 가설에 대한 연구 디자인을 교수님과 상의하며 진행했고 수없이 많은 실패로 좌절을 경험하면서 성공의 기쁨도 얻었다. 세계적인 저널에 실릴 정도로 좋은 논문을 쓰겠다는 거창한 목표만큼이나 하루하루 실험실에서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을 깨달았다. 연구 단계마다 마주하게 되는 작은 문제들을 해결–트러블슈팅(troubleshooting)하면서 한 발 앞으로 나갈 때마다 느낀 기쁨이 원동력이 되어 연구를 마칠 수 있었다. 임상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만으로 이룰 수 없는 새로운 연구에 도전할 수 있었던 지난 5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2월이면 다시 임상으로 돌아가지만 실험실에서 배운 여러 가지 교훈은 내 인생에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실험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이 새내기 의사과학자는 앞으로 계속 연구를 이어나갈 것이다. 지도해 주신 교수님들과 동고동락을 함께한 가족 같은 동료들께 다시 한번 큰 감사를 드린다.사진

* 충남대 MRC(기초의과학연구센터)는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교수들의 협력연구센터로 과기정통부/대전광역시 지원으로 2017년부터 국가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센터장 조은경 교수(충남의대)와 기초-임상-약학 9명의 교수, 그리고 약 60여 명의 대학원생, 연구원들이 협력하여 세계적 수준의 감염제어 융합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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