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의술

재활로봇의 미래,
착용형 로봇을 이야기하다

재활 분야에서는 질병과 손상으로 팔과 다리의 기능이 소실되어 환자 스스로 일상생활동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를 위해 처음에 만들어진 재활로봇의 역할은 휠체어에 기계팔을 부착하여 손의 기능을 대체하는 것이었다. 착용형 로봇의 미래 모습은 ‘아이언맨’이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슈트를 입으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아직 의료계에서 착용형 보행보조로봇의 역할은 하지근력의 약화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를 도와주는 정도이지만, 미래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착용형 로봇에 결합되면 노인과 장애를 가진 사람도 아이언맨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을까. 재활의학과 복수경 교수에게 재활로봇인 착용형 로봇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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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전문분야 |
뇌손상재활, 암재활(유방암 및 암성통증),
족부재활(당뇨발), 인지재활, 의지, 신발 및 보조기 클리닉, 림프부종

진료시간 |
(오전) 월,수,목 (오후) 화,수

학력 |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원 석사, 박사

경력 |
(현) 충남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현) 대전광역시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장
(현) 대전충청권역의료재활센터장
(현) 충남대학교병원 교육수련실장

학회활동 |
대한재활의학회 이사
대한암재활의학회 부회장
한국의지보조기학회 이사
대한발의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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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의료계 진출

‘로봇(robot)’하면 떠오르는 것은 태권브이나 터미네이터처럼 사람보다 힘이 센 기계나 컴퓨터다. 영화에서는 항상 악당을 물리치지만, 스스로 행동하는 것이 부족하여 쉽게 조종을 당하고 이용당하다가 겨우 마지막에 승리하는 캐릭터이다. 로봇의 정의는 컴퓨터에 의해 프로그래밍이 된 기계이지만, 자율성 여부가 중요하고, 이에 따라 기계나 컴퓨터와 구별될 수 있다.
로봇은 반복되는 일을 장시간 하거나, 사람이 작업할 수 없는 환경에서 일을 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의료계에서는 점차 수술로봇, 수술보조로봇, 진단로봇, 원격진료로봇 등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제는 노인과 장애인의 재활치료와 일상생활동작을 돕는 로봇의 수준까지 발전했다. 미래사회에서 로봇은 스마트폰처럼 상용화될 것이고, 의료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다양한 장점을 갖춘 재활로봇

재활 분야에서는 질병과 손상으로 팔과 다리의 기능이 소실되어 환자 혼자의 힘으로 일상생활동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처음에 만들어진 재활치료로봇의 역할은 휠체어에 기계팔을 부착하여 손의 기능을 대체하는 것이었다. 모든 활동을 한꺼번에 다하는 기능을 갖추기보다는 부분적으로 필요한 일상생활동작을 수행하는 로봇으로, 일어날 때 도와주는 로봇, 이동을 도와주는 로봇, 목욕을 도와주는 로봇, 보행을 도와주는 로봇 등으로 세분화되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로봇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수행하기보다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사람이 적응하고 조정하는 측면이 많다.
또 하나의 재활로봇은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 재활치료의 이론 중의 하나가 뇌가소성(brain plasticity)인데, 신경손상으로 마비가 발생하였을 때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운동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의 근력이 약화된 환자를 트레드밀에 고정시켜 치료사가 일일이 발동작을 만들어주는 것보다 하지보행로봇으로 보행훈련을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재활로봇에 의한 치료는 이전의 치료보다 환자의 치료동기를 더 많이 유발시키고, 필요한 부분을 선택적으로 반복해서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환자에 맞춰 치료의 강도와 횟수를 조정할 수 있고, 평가를 통한 피드백도 제공한다.
재활로봇은 보행을 위한 로코맷(Lokomat), 워크봇(Walkbot), 모닝워크(Morning walk), 엑소워크(Exowalk) 등이 있고, 상지로봇은 인모션(Inmotion), 아메오스프링(Armeo spring), 아메오파워(Armeo power), 까밀로(Camilo), 아마데오(Amadeo) 등으로 상지의 기능을 향상시킨다. 이러한 재활로봇은 재활병원을 중심으로 환자에게 치료를 제공하고 있지만, 높은 구입가와 유지비로 아직은 대중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또한 보행로봇의 경우는 부피가 커서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정해진 공간에서만 사용해야 하는 단점을 가진다.
재활로봇이 도입된 후 많은 연구에서 이전의 치료보다 운동기능과 근력의 회복이 더 많이 향상된 것이 확인되었지만, 이를 증명할 만한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표준화된 치료 프로토콜도 정립되어 있지 않다.

대전충청권역 의료재활센터에서도 다수의 ‘하지로봇’과 ‘상지로봇’을 보유하고 있으며, 뇌졸중 등의 중추신경계손상 환자를 중심으로 치료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상지로봇에 의한 치료 후에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확산텐서 신경다발추적방법(DTT), 상지의 기능의 변화를 조사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향후 로봇치료의 기전과 적절한 치료 프로토콜을 밝히는 데 공헌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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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을 꿈꾸는 ‘착용형 로봇’의 등장

착용형 로봇의 미래 모습은 ‘아이언맨’이다. 영화 속 주인공 토니 스타크처럼 슈트를 입으면, 슈퍼맨처럼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의료계에서 착용형 보행보조로봇의 역할은 하지근력의 약화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를 도와주는 정도이다. 하지마비의 정도에 따라, 완전마비 환자를 위해서는 리워크(ReWalk), 엑소아틀렛(ExoAtlet) 등이 사용되고, 불완전마비 환자를 위해서는 엔젤레그(AngelLegs)가 시도되고 있다. 착용형 로봇에 의해 하반신마비 환자가 일어서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지만, 착용에 대한 불편함, 동작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점, 몸통과 상지 조절의 어려움으로 기대만큼 환상적이지는 않는 듯하다.
착용형 로봇은 군사용, 산업용 혹은 재난/소방용 목적으로 발달했다. 육체적인 한계를 극복하여 일을 가능하게 하고, 차량이나 장비의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 그리고 고하중 부하상태에서 장시간 동안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 착용형 로봇은 외골격형과 슈트형로 구분할 수 있는데, 아직 더 많은 연구와 적용이 필요한 실정이다.
외골격형 로봇은 주로 단단한 고체 소재로 구성된 시스템에서 전기 혹은 유압 모터를 통해 관절구동의 힘을 생산한다. 특히 외골격은 알루미늄 혹은 플라스틱 소재로 자체의 무게와 하중을 지면으로 분산할 수 있고, 착용자의 근력 크기를 향상시키는 데 적합하지만, 무거운 무게로 인해 기동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군인이 극복할 수 있는 군장의 무게를 향상시켜주거나 상당한 무기를 운반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

재활 분야에서도 이를 이용한 것이 로봇슈트 HAL(hybrid assistive limb)과 리워크(ReWalk)로 노인과 하지 완전마비 장애인을 위한 보행보조로봇이다. 슈트형 로봇은 외골격형과 다르게 부드러운 소재로 구성된 시스템이다. 외골격형의 무거운 무게에 낮은 기동성이라는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되었지만, 무거운 전기모터나 유압모터를 대체할 수 있는 가벼운 동력원의 개발이 필요하고, 자체의 무게 분산이 불가능하므로 최대한 경량화해야 하는 제한점이 있다. 하지만, 빠른 고령화로 인한 실버산업 개발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노인을 위한 ‘슈트형 근력증강 시스템’이 새로운 미래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착용형 로봇의 핵심 기술 2가지를 소개하면, 구동(actuator)기술과 제어기술이다. 구동기술은 주요한 관절을 움직이게 하는 힘으로, 전기모터, 유압식 모터 또는 인공근육을 이용한 액추에이터가 있는데, 로봇의 무게감과 저항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보조력으로 움직이게 해야 한다. 또한, 로봇은 착용하고 있는 사람의 움직임이나 의도를 파악하여 사용자가 다치지 않고 방해받지 않으면서 제어되어야 한다. 사용자의 동작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뇌활동, 근활성, 근수축, 신체움직임 등의 생리현상을 이용한 피드백을 활용할 수 있고, 시스템에 내장되어 있는 센서를 통한 동작파악 알고리즘과 제어시스템의 구축이 중요한 요소이다.
요즘은 어디에서나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착용형 재활로봇도 이를 접합한다면, 노인과 장애를 가진 사람이 비장애인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미래에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더 나은 삶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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