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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김수호 교수
(구강악안면외과)
바람만 불어도 이가 시리고 불편하신가요?
치주질환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질환으로 가장 많이 병원을 찾을까? 심평원이 매년 발표하는 ‘외래 다빈도 상병 통계’에 따르면 부동의 1위를 차지하던 감기(급성기관지염)를 제치고 2019년 부터 치주질환(치은염 및 치주염)이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였다. 적절한 관리 및 잇몸 치료를 받지 못한 치아는 점차 흔들리다가 결국 빼게 되고, 임플란트, 틀니 등의 치료가 요구된다. 그러나 양치질 등 기본적인 구강 관리와 정기적 검진으로 충분히 예방하고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것 또한 치주(치아 주위 조직)질환의 특징이다.
치주질환의 증상과 전신에 미치는 영향
주로 40대 이상 성인의 80% 이상에서 흔히 발생하는데 초기에는 잇몸에 국한되어 빨갛게 붓고 양치질할 때 피가 나는 치은염(잇몸 염증)으로 시작한다. 계속 진행되어 치주염(치아 주위 조직 염증) 단계로 넘어가면 치아를 잡아주는 잇몸뼈 흡수가 일어나게 된다. 그로 인해 치아 뿌리 부분이 노출되고 치아가 흔들리며 씹을 때 통증이 생기고 악취 및 고름이 잡히기도 한다. 이 때문에 바람만 불어도 이가 시리다 하여 과거 풍치(風齒)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런 진행 과정은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천천히 일어나고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다, 단기간 소염진통제 복용 후 통증이 한 동안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치과에 늦게 내원하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환자들이 만성 성인형 치주염으로 뒤늦게 진단을 받는다. 치주질환은 심혈관질환, 당뇨, 치매 등과 높은 연관성이 있으며, 진행된 치주염은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서 턱뼈의 골수염, 심부 감염, 패혈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폐 질환이나 임산부의 저체중 조산을 유발하기도 한다.
치주질환의 원인
일차적 원인으로 치태와 치석이 있다. 수많은 세균들이 음식물 찌꺼기와 침 성분과 엉겨 치아 표면에 이끼 모양으로 붙는 것이 치태(齒苔)다. 이 치태는 올바른 칫솔질로 제거가 가능하지만 매일 매일 생겨난다. 치태가 제거되지 못하고 계속 남아있는 경우 침에 포함된 미네랄 성분이 쌓이면서 돌처럼 단단하게 석회화되는 치석(齒石)으로 진행된다. 치석은 칫솔질로 제거가 어렵고 표면에 더 많은 치태가 생기는 악순환을 유도하는데, 잇몸 경계에서 점차 잇몸 안쪽으로 침착이 진행 되면서 양치질을 더 어렵게 만들고 염증과 잇몸뼈 흡수를 유발한다. 치태와 치석은 치아 외에도 임플란트, 보철물, 틀니, 교정장치에도 생길 수 있다. 일부 항간질약, 고혈압 약제와 흡연, 방사선치료 및 당뇨 등의 전신질환이 치주질환의 진행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치주질환의 관리와 치료
치태와 치석의 제거에 초점을 맞춰 증상과 단계를 고려해 진행된다. 기본적으로 적절한 양치질 방법을 배워 식사 후 늦지 않게 꼬박꼬박 치태를 닦아 내도록 한다. 치주질환 환자의 양치질 방법으로는 잇몸 안쪽까지 마사지하듯 닦아주는 바스법(Bass 또는 modified Bass method)을 추천한다. 치실, 치간칫솔, 워터픽 등 구강위생 용품 사용도 권장된다. 치태와 치석은 침샘 입구와 가까운 위쪽 어금니 바깥쪽과 아래 앞니 안쪽에 흔히 잘 생기므로 해당 부위를 더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이 요령이다. 치석의 경우 양치질로 제거가 안 되므로 치과에 내원해 정도에 따라 스케일링, 치은연하 소파술, 치근활택술, 치주판막수술, 치은절제술 등의 잇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그 밖에 치주질환을 악화시키는 전신적인 요소들도 점검이 필요하다. 진행된 치주질환으로 한번 흡수된 잇몸뼈는 다시 재생이 어려워 치료 후에도 치아가 흔들리는 것은 피하기 어렵고 쉽게 재발될 수 있다. 1년에 최소 1회 정기적 치과 검진 및 양치질 등 자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