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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기억

전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통한 의료 혁신
진단검사의학과 구선회 교수

2000년 2월 진단검사의학과에 ‘검사실 전자동화 시스템’인 ‘TLA’가 도입되면서 많은 양의 검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검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의료서비스 질이 급격히 향상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환자가 혈구·혈청 검사를 진행한 후 며칠이 지나 결과를 알 수 있었다면, 시스템 도입 후에는 50분 이내로 확인할 수 있어 당일 원스톱 진료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진단검사의학과에 근무한 지 이제 37년째로 곧 퇴직을 맞이하는 구선회 교수를 만나 변화와 혁신의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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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개입을 최소화한 검사실 전자동화 시스템 도입

진단검사의학과는 1972년 부속병원 임상병리과로 시작했 으며, 1980년에 10여 명의 직원과 1명의 교수가 모여 검사 실을 개설했다. 구선회 교수는 1985년 3월에 부임한 이래로 37년 동안 충남대학교병원의 검사실 시스템의 변화 과정을 지켜본 산증인이다. 오랜 시간 근무한 만큼 병원에 대해 많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그이지만, 2000년 TLA 도입은 병원의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오는 계기였기에 가장 자랑스러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당시 전국 최초로 TLA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진단검사 의학과는 이전보다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검체를 빠른 시간 안에 검사할 수 있었습니다. 검사의 신속성과 정확도, 인력 운용의 효율성이 높아진 것으로 병원 외래 시스템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켰지요.”

시스템 도입 전에는 혈구·혈청 검사를 비롯해 생화학, 면역 검사 등을 수기로 진행해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일이 소요됐었다. 때문에 환자가 검사 결과를 토대로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다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랐다. 하지만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50분 안에 결과가 도출되자, 하루 만에 검사부터 외래진료까지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의료서비스가 정착했다. 이후 2022년에 임상병리과에서 진단검사의학과로 명칭을 변경하며 의료서비스 질 향상에 집중한 결과, 2014년 TLA 4.0 버전을 도입해 또 한 번 검사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기도 했다. 생화학검사 장비 2대, 면역검사 장비 1대를 연결한 기존 시스템은 검체 접수와 혈청 분리, 재검, 검체보관 등을 수작업으로 처리해 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4.0 버전은 채취된 검체를 자동으로 운반한 후 혈청 분리, 검사처방별 검체 분주, 운반 벨트에 의한 검체를 각각의 장비로 운반해 검사에서부터 결과 검증과 전송, 검체 회수가 가능하다. 또한 간기능검사, 신장기능검사, 지질검사, 심장기능검사, 약물검사, 간염검사, 종양표지자(암관련)검사, 에이즈검사, 갑상선검사, 호르몬검사, 유방암검사, 비타민검사 등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향후에 도입될 검사까지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미래의료를 향한 의료진의 열정

구선회 교수는 진단검사의학과의 점진적인 성장의 근원을 의료진의 끊임없는 연구와 도전 정신에서 찾는다.

“염색체검사, FISH, CGH 등 예전에는 진행하기 어려웠던 검사를 직원들과 함께 세팅하고 해마다 제자들과 함께 SCI 논문을 지속적으로 발표했어요. 연구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지금의 진단검사의학과를 만든 것 같습니다”

새로운 연구와 기술에 대한 의료진의 호기심은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빛을 발했다. 지난 해 7월에 도입한 ‘코바스 6800’은 검체의 핵산 추출부터 결과 도출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동시진단까지 가능했던 것. 특히 기기 도입 이후 약 3개월 만에 8500건에 달하는 진단검사를 진행해 시간 단축과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충남대학교병원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춰 R&D 사업화에 집중하는 동시에 환자 중심 의료를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에 구선회 교수는 ‘새로운 감염병 출연에 대한 대비’와 ‘유연한 사고’를 강조하며, 후배들에게 조언을 덧붙였다.

“앞으로 의료계는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출현할 것이며, 환자의 권리 의식 강화로 고객 중심의 의료서비스 또한 더욱 강조될 것입니다. 4차 산업시대를 맞이해 인공지능, 빅데이터에 대한 공부도 필요합니다. 병원은 유기체와도 같아서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많은 의료진이 유연하고 진취적인 사고로 대처하시길 바랍니다.”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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