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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의료

간암, 조기진단으로 사망률을 낮추다
소화기내과 은혁수 교수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도 불리는데, 이 부위에 암이 발생해도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2019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간암이 폐암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은 암 사망률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한간암학회는 2017년부터 1년에 ‘두 번’, ‘두 가지’ 검사를 꼭 받자는 의미에서 2월 2일을 ‘간암의 날’로 지정해 간암 조기 진단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 2월호에서는 소화기내과 은혁수 교수를 만나 간암의 특징과 진단 과정, 치료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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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간은 우리 몸에서 어떤 기능을 하며 간암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간은 우리 체중의 2%가량을 차지하는 장기 중 가장 무거운 기관인데 주로 해독을 하거나 영양소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간암은 간을 이루는 고유한 세포인 간세포의 암성 변화로 발생하는 간세포암종과 담관세포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담관암종, 그리고 간세포암종과 담관암 종의 혼재암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을 원발성 간암이라고 일컫는데 이들 중 90% 정도가 간세포암종입니다.

Q. 간암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간암에 의한 사망률은 폐암에 이어서 10만 명 당 20.6명으로 두 번째로 높은 질환입니다. 간암 환자의 대부분이 만성 B형 간염, 만성 C형 간염, 간경변증(간경화)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간암 환자들 중 약 90%가 암 진단 시에 이미 간경변증과 같은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상 상태로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치료 후 5~10년 이상 경과하여도 기저 간경변증으로 인하여, 간암 재발의 위험성을 여전히 가지고 있으므로 환자들의 예후가 매우 불량합니다. 대한간암학회에 따르면 2008~2014년 간암을 진단받은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41.9%로 위암과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이 76.5%, 75.0%가량인 것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실정입니다.

Q. 타 질환과 구별할 수 있는 간암만의 특별한 증상은 무엇입니까?

간암은 병기가 상당히 진행했다 하더라도 환자 스스로 느끼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미미한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에서는 구토, 피로감, 무기력함, 식욕부진, 울렁거림, 체중감소, 오른쪽 윗배의 불쾌감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타 질환과의 감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담도 폐색이 동반되었을 때에는 피부나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Q. 간암을 진단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간암의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6개월 간격으로 간 초음파 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 (alpha-fetoprotein) 두 가지를 시행합니다. 주기적인 감시검사 중에 간 초음파에서 간암이 의심되는 병변이 발견되거나, 초음파에서는 병변이 발견되지 않지만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가 현저하게 증가하면 간암을 강력히 의심합니다. 이 경우에는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 (CT), 복부 자기공명영상촬영(MRI), 혈관조영술, 조영증강 간 초음파 검사 등을 진행합니다.

Q. 간암의 치료 방법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간암의 치료방법을 결정할 때 간암의 진행 정도(병기) 뿐만 아니라, 현재의 간 기능을 함께 고려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완치가 가능한 간 기능 상태라면 수술적 치료로서 간절제술이나 간이식을, 비수술적 치료로서 고주파 열치료나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 냉동소작술 등을 시행합니다. 근치적 치료가 어려운 상태라면 경동맥 화학색전술, 방사선색전술, 항암약물요법, 표적항암치료 등을 진행해 볼 수 있습니다. 잔여 간 기능이 좋고 간암 초기인 경우 간암을 부분적으로 떼어내는 간 절제 수술을, 간 기능이 나쁘지만 간암이 많이 진행되지 않은 경우에는 간이식을 추천합니다.

Q. 환자들을 치료하시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간암 진단 후 잔여 간 기능이 나쁘고 간암이 진행되어 간암 절제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많은 환자가 치료를 포기합니다. 하지만 간암의 치료에는 수술 이외에도 다양한 비수술적인 방법들이 있으며, 간 기능을 보존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암을 제어해 생존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종에서 표적항암제의 치료 성적이 이전의 치료 방법과 비교했을 때 현저하게 호전되기도 했습니다. 의학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만큼 환자들도 끝까지 치료를 포기하지 마시고 간암 전문의와 함께 치료를 이어가시기를 바랍니다.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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