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주기와 질환_소아기의 건강
가장 흔한 만큼 예후가 좋은 선천성 심장질환
소아청소년과 길홍량 교수
우리나라에서 매년 약 3000명의 신생아가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지고 태어나며, 국내에서 매년 소아와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약 5000례의 수술과 시술이 진행되고 있다. 선천성 심장질환은 가장 흔한 선천성 기형으로 2000년대 이후에는 치료적 심도자 시술이 적극적으로 도입되어 그 치료 성적이 향상되고 있다. 현재 선천성 심장질환 환자에 대한 치료로 수술과 시술이 반반 정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소아 환자의 90% 정도는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여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충남대학교병원에서도 1980년대에 선천성 심장질환에 대한 개심술이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2000례 이상의 개심술을 진행하고 있다.
선천성 심장질환의 발생 원인과 발생률
선천성 심장질환의 약 10%는 유전자, 염색체 이상 등의 유전적인 요인과 90%는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다른 기형을 가진 증후군과 염색체 이상 환자의 30%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이 동반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확인이 중요하다. 심장은 태아기 3~8주 사이에 형성이 되므로 이 시기는 선천성 심장질환이 잘 생기는 민감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임신 중의 바이러스 감염, 당뇨, 홍반성 난창(SLE), 약물, 음주 등이 선천성 심장질환의 발생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출생아 1000명 당 8명이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지고 태어난다. 또한 미숙아에서 빈도가 더 높다(2% 정도). 가족 내에 1명이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다음 자녀에게 선천성 심장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은 2~6%이며, 가족 내 2명이 심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20~30%까지도 증가한다.
선천성 심장질환의 진단 방법
신생아기에 호흡·수유곤란, 청색증, 심잡음 또는 영유아기에는 심잡음, 성장장애 등으로 나타난다. 신체검사, 흉부 X-선 검사, 심전도 및 심장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여 진단하게 된다. 정확한 평가를 위하여 심장 정밀검사(CT, MRI, 핵의 학검사, 심도자)를 시행할 수 있다. 최근에 산전 진찰에서 상당수 진단되는데 태아심장초음파검사를 이용하여 임신 16~24주에 선천성 심장질환 대부분을 진단할 수 있다. 복잡한 심기형의 경우 3D 프린팅을 이용하여 환자 심장 모형을 그대로 재현하여 수술 전 구조를 확인하고 수술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선천성 심장질환의 종류
청색증의 유무에 따라 비청색증형 심장병(75% 정도)과 청색증형 심장병(25% 정도)으로 나눌 수 있다. 비청색증형 심장병에는 심실중격결손이 가장 흔하며 심방중격결손, 동맥 관개존을 합하여 전체 선천성 심장질환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자연 폐쇄되는 경우도 많다. 비청색증형 심장병으로는 활로씨 4징이 가장 흔하며 이외에도 대혈관전위, 삼첨판폐쇄, 양대혈관우심기시, 폐동맥 폐쇄, 단심실 등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선천성 심장질환의 치료
비청색증형 심장병은 결손이 작은 경우 성장 과정에서 자연 폐쇄 될 수 있으며, 결손의 자연 폐쇄가 어려울 경우 치료적 심도자시술이 고려될 수 있다. 일부 비청색증 선천성 심장질환, 청색증 심장질환은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전체 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은 5% 내외로 선진국 수준이다.
1) 내과적 치료 비청색증 선천성 심장질환에서는 영아기에 자연호전되는 경우가 있어 내과적 치료를 병행하면서 추적관찰하여 치료 시기를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심부전은 연령에 관계없이 바로 수술 혹은 치료적 심도자시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 특히 복잡심장기형인 경우 잔존하는 심부전, 부정맥들에 대하여 내과적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다.
2) 치료적 심도자 시술 이전에는 개흉술을 해야했던 많은 심장질환들이 이제는 치료적 심도자시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혈관을 통해 심장 속으로 기다란 도관을 삽입하여 다양한 기구를 삽입해 심장 구조적 이상을 치료하여 개심술과 같은 동일한 효과를 얻고 있다. 수술에 비하여 시술 및 회복 시간이 짧고 흉터가 없고, 바로 일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으며 안전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폐동맥협착, 동맥관개존, 일부 심방중격결손은 90% 이상 환자에서 중재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대동맥 판막 협착에서도 그 활용도는 제한적이며 대동맥축착은 풍선혈관성형술 혹은 스텐트(철망) 치료가 가능하다. 심실중격결손에서도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3) 외과적 치료 소아청소년과 · 흉부외과 ·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심폐기사, 전문 간호사가 ‘소아 심장 수술팀’을 구성하여 최상의 수술 방법을 함께 계획하고 시행하며, 소아 중환자실에서 수술 후 회복을 위한 특별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수술하기 1~2일 전에 입원하여 대개 1주일 전후 퇴원하며, 퇴원 후 대부분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질환에 대한 향후 전망
최근에 치료 성적 향상으로 우리나라 선천성 심장질환 환자 인구분포는 소아보다 성인이 더 많아 약 20만 명 정도의 성인 선천성 심장질환 환자가 생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천성 심장질환 환자에서 초기 진단 및 치료뿐만 아니라 심장질환 수술을 받은 성인 환자에서의 장기간 추적관찰, 결혼, 임신, 출산, 직업, 보험 및 삶의 질 등에 대한 관리까지 선천성 심장질환 환자의 생애 전주기에 걸친 관리가 중요하게 되었다. 상당수 선천성 심장질환이 출생 전부터 진단이 가능함에 따라 산부인과, 소아심장분과, 성인선천성심장분과, 신생아분과 및 소아심장외과가 출생 전과 분만 시, 산후 관리와 치료계획에 관하여 다학제 진료와 상담을 통해 진료 효율성과 장기 치료 성적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