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기본부터 점검하며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소아청소년과 김정연 교수
소아청소년과 김정연 교수는 지역에서도 수도권 못지않은 높은 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올해부터 충남대학교병원에 합류해 진료를 보고 있다. ‘기본부터 챙기자’는 마음으로 근무를 시작한 지 이제 3개월 차. 환자와 대면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지역 거점의료기관에 대한 지역민의 신뢰가 얼마나 높은지 여실히 느끼고 있다고 한다. 덕분에 그 또한 자부심을 느끼며 환자 한 명 한 명 상세히 진료를 보며늘 초심의 자세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특히 개원 50주년인 올해는 미래의료를 향한 발판을 마련하는 시점으로 김정연 교수와 같은 참신한 인재가 새로운 꿈을 펼치기에 최적의 시기이기도 하다.
Q. 마침 개원 50주년을 맞이하는 해에 부임하셨습니다. 충남대학교병원에 입사한 계기와 입사 전후로 병원에 대한 이미지 변화가 있으셨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다 보니 일부 의료 인프라가 불균형하게 분포되어 있는 경우를 종종 보았습니다. 지역에 있는 많은 소아청소년 환자가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늘 간절했고, 마침 충남대학교병원에서 소아·신장 분야의 전문의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도전했습니다. 입사 전에는 그저 지역의 거점 국립대학교병원이라는 표면적 이미지 정도로 병원을 생각했다면 3개월의 근무 기간 동안 많은 환자를 만나면서 충남대학교병원을 향한 이들의 믿음과 신뢰를 깨달았습니다. 대전과 충남권의 ‘최종 보스’, ‘해결사’와 같은 필수불가결한 병원이라는 것을 더 깊이 느끼게 됩니다.
Q. 교수님만의 의료 철학을 진료와 연구, 강연 등에 어떻게 접목하시는지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제 의료 철학은 ‘Back to basic(기본을 챙기자)’ 입니다. 기본을 잘 해야지 복잡한 질환의 환자도 놓치지 않고 잘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아청소년과 환자는 성인과 다르게 많은 경우 자신이 겪고 있는 힘듦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자신의 상황이나 상태를 잘 표현하지 못하는 환자를 관찰하는 것에 특화되는 것 같습니다. 환자를 볼때 스승님께 배운 대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전반적인 것을 파악하고 있어야 개별적인 증상들을 더 정확하게 해석하고 적합한 의료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비단 진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연구를 하게 되는 경우 주제가 어떤 것이든 가장 기본적인 용어 정의부터 출발하여 연구 분야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전반적인 것을 파악한 후에 진행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강연들도 하나의 스토리텔링을 하듯 기승전결을 맞추어서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Q. 교수님의 진료 전문분야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또한 앞으로 진료 전문분야에 대해 어떤 도전과 연구를 하실 계획이신가요?
소아청소년에서 확인되는 신장 관련 질환의 전반을 보고 있습니다. 학교 검진에서 확인되는 소변 이상부터 신생아시기에 확인되는 수신증으로 대표되는 신장 및 요로의 선천성 이상, 신증후군, 요로감염 및 투석이 필요한 급성·만성 신부전까지 진료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질환 환자에게 고혈압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아 소아 고혈압 환자에 대한 관심도 있습니다. 신장에 문제가 없는 아이에게도 최근 소아 고혈압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진료도 함께 보고 있는 상황으로 추후 소아 신질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소아 고혈압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싶습니다.
Q. 근무하시는 동안 즐거웠던 에피소드나 추억이 있으시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환자와 보호자가 충남대학교병원에 소아신장 파트가 있어서 너무 좋다고 이야기해 주실 때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료 초반에는 아이들이 조절되지 않은 질환으로 힘들어하며 눈도 잘 맞추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후 익숙해지면서 대답도 잘 하고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의사로서 뿌듯하고 감사함이 앞섭니다. 또한 급성신부전으로 중환자실 치료까지 필요했던 아이가 치료를 잘 받은 후 퇴원해서 웃는 모습으로 진료실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았을 때 ‘정말 입사를 잘 했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Q. 최근에는 포스트 코로나, 4차 산업혁명, ESG 경영 등 다양한 변화가 소용돌이치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병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등 여러 이유로 사회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변화에 적응하기 힘든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외계층의 필요를 채울 수 있는 병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보강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현재 병원에서 지원하고 있는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전담팀인 ‘늘봄나래’와 ‘가정형 호스피스 사업’ 등과 같이 지속적인 관리와 도움이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서비스가 더 확대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