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중심 명품진료_ 혈액종양내과
글+사진| 편집실

고통을 향해 웃는다
긍정의 힘을 믿는 장은석 씨
누가 이 사람을 보고 백혈병을 앓았던 사람이라고 할까 싶을 만큼 유쾌한 사람, 장은석 씨는 ‘라이트 노블’이라는 장르의 소설을 쓰는 작가다. 1년 반의 투병 기간 동안 습작했던 작품으로 지난 해 말에는 유명 공모전에서 은상과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균실에서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었던 인고의 시간마저도 꿈을 이루기 위한 훈련의 시간으로 바꿀 수 있었던 것은 고통 속에 더욱 빛나는 긍정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투병 중 써낸 작품으로 작가데뷔
처음 병의 징후를 느낀 건 3년 전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이다. 처음엔 가벼운 감기 증상이라 생각했는데 점점 빈혈이 심해지고 입안이 헐고 갑상선 부위가 튀어나오는 등 증세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증상이 심상치 않다고 여긴 은석 씨는 충남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를 찾았고 급성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성탄절 다음날인 2013년 12월 26일 항암 치료를 위해 충남대학교병원의 무균실에 입원을 했고 그로부터 한 달에 한 번 꼴로 두 번의 항암 치료를 받고 이후 3개월에 걸쳐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았다. 다른 암과 달리 입원 내내 무균실 안에서 생활을 해야 하는 갑갑함이 있건만 장은석 씨는 그 시간이 크게 고통스럽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 입원하고 나서 이 시간 동안 뭘 할까 생각해봤어요. 문득 글을 써보고 싶더라고요. 입원 전에 라이트 노블이라는 장르에 관심이 많았었거든요. 그래서 도전해보기로 했어요.”
항암제의 독한 기운으로 정신이 혼미한 와중에도 글을 쓰는데 몰두하며 정신을 가다듬었고 이를 본 같은 병실에 있던 환자들은 물론 의료진들도 그의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정신력에 감탄했다고 한다. 반년 정도의 투병 기간 동안 그는 세 작품을 완성했고 작년에는 라이트 노블 부분에서는 알아주는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해 한 작품은 은상, 다른 한 작품은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균실에 있다 보니 외부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그는 인터넷을 통해 관심 분야가 같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정보를 얻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사실 이번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했던 계기도 온라인에 연재했던 글을 꾸준히 읽어오던 한 친구의 추천 때문이기도 하다.
“인생에서 불필요한 경험은 없는 것 같아요”
아픈 현실이지만 병실 상황에 잘 적응하는 아들을 보며 그의 부모님들도 자연스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너무 놀라 정신을 못 차리던 어머니도 자신의 꿈을 펼쳐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점점 기운을 차리고 완치가 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결국 입원하지 6개월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고 이후 집으로 돌아와 외출을 자제하고 병의 경과를 지켜보았다. 그리고 1년 후 2015년 6월에 재발 가능성이 없다는 소견을 받고 현재까지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주치의인 혈액종양외과 송익찬 교수는 은석 씨에 대해 남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다.
“백혈병 치료는 손에 꼽힐 만큼 힘든 항암치료인데 너무 잘 견뎌줬어요. 사실 견딘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병원에 적응을 잘 해서 너무나 기억에 남는 환자에요.”
투병 기간 중 송익찬 교수와 가족보다도 더 자주 볼 정도로 정이 깊어졌다고 한다. 은석 씨가 충남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가장 감명을 받았던 부분이 바로 의료진들의 세심하고 친절한 서비스이다. 의사 선생님들이나 간호사들이 가족처럼 친근하게 다가왔기에 더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
힘든 산을 넘을 때는 고통을 못 느낄 만큼 하루하루 기쁜 마음으로 살았다는 은석 씨는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꽤 높은 산을 넘어왔다고 실감한다. 인생사 새옹지마라 했다. 고통의 시간을 통해 그는 작가라는 직업을 얻었고 이제 높은 꿈을 향해 전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인생에서 불필요한 경험은 없는 것 같아요.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고요!”
유쾌한 그의 웃음이야말로 고통을 마주하며 모든 상황을 긍정으로 바꾸는 힘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