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2

나눔의 힘1

글+사진|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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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병원 발전을 위한 의미 있는 선택
새손병원 정재인 원장

“제가 무슨 큰일을 했다고 수고스럽게 오셨어요”라는 정재인 원장의 담백하면서도 간결한 말 한 마디에 권위적인 병원 원장님의 모습을 예상했던 마음이 금세 무장해제 되고 만다. 인터뷰 동안은 덜 겸손해도 된다는 요청을 여러 번 했건만 사람의 천성은 속일 수 없는 걸까. 충남대학교병원 발전후원회 기부에 대한 정재인 원장의 깊은 속내를 듣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성형외과를 찾는 절박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주제를 옮기자 기부의 필요성에 대해 기대 이상의 많은 것들을 풀어놓는 그다.

보다 나은 환자치료를 위한 기부

정재인 원장이 운영하는 대전시 중구에 위치한 새손병원은 안면부에 외상을 입거나 수부의 외상을 전문으로 치료하고 재건하는 수부외과 전문 병원이다.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정형외과와 성형외과를 전공한 수부외과 전문의 두 사람이 합심해 9년 전 설립한 새손병원은 지역 사회에서 실력 있는 개인병원으로 손꼽히고 있다. 종합병원 수준의 환경에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충남대학교병원에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정 원장은 이를 계기로 모교 병원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
“충남대학교병원으로 환자들을 보내면서 ‘이곳이 발전해야 우리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망설임 없이 기부를 결정했지요.”
정재인 원장은 이번 기부에 참여하면서 성형외과에 기부금이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지정 위탁 방식을 택했다. 흔히들 성형외과 하면 미용을 원하는 환자들이 주로 찾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손이나 얼굴을 다쳐 이곳을 찾는 환자들도 상당수다. 정재인 원장은 이런 환자들이 완벽히 치료 받아 일상에서 불편함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책임감이라 믿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종합병원 의료진들이 많은 연구를 해 더 개선된 치료법을 찾아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정재인 원장과 같은 지역의 개인 병원 의사들이 십시일반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정 원장은 얼굴이나 손에 치명적인 외상을 입고도 돈이 없어 재건 치료를 받지 못한 수많은 환자들을 위한 병원비 지원도 시급하다고 말한다.
“많은 환자들이 공장에서 근무하다 손이 짓눌리거나 베이는 등 산업재해를 입어 수부외과나 성형외과를 찾습니다. 환자분들 중에는 저소득 계층이 상당히 많은 실정이지요. 이들의 치료비를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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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위한 마음가짐

정재인 원장은 이번 발전후원회 기부 참가 외에도 이웃을 돕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구체적인 활동 사항을 물으니 쑥스러운 미소로 손사래를 친다. 돌아오는 답변 역시 담백하고 따뜻했다.
“내 가족이 편하게 살 집, 자식들 공부시킬 능력만 갖추고 있으면 경제적인 조건은 다 갖췄다고 생각해요. 그 이외의 수입은 이웃에게 베푸는데 쓰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요.”
그는 최근 빌 게이츠나 마크 주크버그의 용기 있는 기부 활동을 보며 많은 귀감이 되었다며 우리 사회에 많은 상류층들이 기부의 즐거움과 가치를 깨닫고 기부 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환자들을 치료하고 그 환자들이 회복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찾는다는 정 원장은 충남대학교병원에서 좋은 치료법을 다양하게 개발해 더 많은 환자들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을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호수 위의 백조는 화려하지만 물 아래 발은 쉼 없이 움직이고 있다. 백조의 발 같이 지역사회의 의료 발전을 위해 조용하되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 그것이야말로 정재인 원장이 앞으로 가고자 하는 길이며 그가 추구하는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습이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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