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8

고객중심 명품진료_환우인터뷰

글+사진|편집실, 진행|173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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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시(詩)로 노래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바로 허복(許福, 94세) 어르신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9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사에 적극적이며 늘 배움의 자세로 살아가는 허복 어르신은 주변 사람들에게 늘 건강하고 행복한 에너지를 전달한다. 충남대학교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으며 입원한 기간 동안에도, 의료진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담아 직접 써내려간 시를 선물했다는 허복 어르신을 병실에서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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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시로 고마움을 전하다

173병동 혈액종양내과에 입원중인 허복 어르신은 혈액질환의 종류 중 하나인 다발성 골수종으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의료진들이 매우 친절해서 감개무량할 정도예요.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항암치료로 병상에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질 때면 곁에 다가와 안부를 건네며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의료진의 친절이 허복 어르신에게 큰 고마움으로 다가왔다.
허복 어르신은 어떤 방법으로 이 마음을 전할지 고민 했다. 평소 시 쓰기가 취미였던 어르신은 “말 한마디보다 오래 간직할 수 있는 한편의 시로 고마움을 전해야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밤낮으로 환자들을 돌보느라 고생하는 이영주 수간호사 등 의료진을 시상으로 잡고 이분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내용을 담은 ‘간호사의 슬픔과 웃음’이란 시를 써내려갔다. 시에서는 힘들어도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의 심정을 순박하게 드러냈고, 간호사를 ‘백의천사’로 표현해 어르신이 전하고픈 진심을 가득 담았다.
“제 나이에 부끄럽지 않게 쓰여진 시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시를 통해 의료진에 대한 저의 마음이 잘 전달됐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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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낸 형사가 기자가 되기까지

“평소에도 문학에 관심이 많은 분입니다”, “굉장히 학구열이 높아요” 마침 병문안을 온 충남 남부 평생학습관 동기들이 허복 씨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독서를 좋아해 틈만 나면 책을 읽었다는 허복 씨는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책을 두 권이나 냈다. 6.25전쟁을 겪었던 어린 시절부터의 성장 이야기가 담긴 책과 평소 좋아하는 취미인 바둑이야기와 양변기를 처음 봤을 때 사용법을 몰라 볼일을 보지 못했던 재밌는 에피소드를 담은 「바둑, 그리고 양변기」이다. 뿐만 아니라 여행지에 가면 항상 기행문을 쓸 정도로 문학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원래 허복 씨는 20여 년 동안 강경 경찰서(현 충남논산경찰서)에서 근무한 베테랑 형사였다. 근무 중 우연찮게 대전일보사에 근무하는 친구가 함께 일을 해보자며 제안을 했고 글쓰기 감각이 있었던 허복 어르신은 논산 주재기자로 약 15년 정도 기자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 후 80세가 될 때까지 논산 신문사에서 근무를 했을 정도로 자신의 일을 누구보다 사랑했다. 은퇴 후에도 평생학습관에서 논어, 맹자, 대학 등을 배우며 친구들을 사귀고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했다. 허복 어르신은 “다른 사람들이 94세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저의 모습을 보며 좋은 기운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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