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8

해외의료봉사활동 후기

자료제공 | 소아청소년과 길홍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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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선천성심장수술
해외의료봉사를 다녀와서

2016년 6월 18일부터 25일까지 8일간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헤브론병원에서 선천성심장병 환자를 대상으로 충남대학교병원 심장수술 해외의료봉사가 진행됐다. 충남대학교병원 심장팀 13명이 참여한 가운데 환자 9명을 대상으로 심장수술과 시술이 시행되었다. 그 동안 우리 부모세대가 받았던 사랑과 봉사의 선물을 후대인 우리가 다시 품앗이로 돌려주는 시간이었다. 이번 활동에 참여했던 팀원들의 후기를 통해 의료인으로서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행복을 나누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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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길홍량 교수

해외의료봉사, 특히 심장수술을 직접 현지에 가서 시행하는 고위험·고난도 의료를 실제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일인지를 이번 의료봉사를 통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충남대병원 심장팀 캄보디아의료봉사는 지난 50여 년 동안 충남대학교병원과 충남대학교에서 수련 받으며 축척된 의학기술과 봉사정신이 발휘된 병원 전체의 행사라고 할 수 있었다. 우리 직원들이 해외에 나와서 이렇게 큰일을 자신 있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자랑스럽고 대견했다.
현지 외래에서 진료한 환자 모두 모두 응급이고 중환자들이었다. 부모들이 이 아이들이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헤브론병원에서 불러 줄 때까지 마냥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눈물이 맺힌 부모들의 눈과 아이들을 꼭 안고 돌아가는 모습들은 어쩌면 몇 십 년 전의 우리 모습이었는지 모른다. 그 동안 우리 부모세대가 받았던 사랑과 봉사의 선물을 그 자식들인 우리가 다시 품앗이를 하는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에는 열악한 환경 속 에서도 항상 행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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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현지에서 심장수술 중인 유재현 교수와 심장팀

에서도 항상 행복과 기쁜 미소가 넘쳐났다. 이번 의료봉사활동을 통해 충남대학교병원 직원 모두 자기 일을 사랑하고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모두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캄보디아 헤브론병원 충남대병원 심장팀’ 일원이 되기를 소망한다. 충남대학교병원 파이팅!

사진 유재현 교수

캄보디아 심장의료봉사를 가자는 길홍량 교수님의 제안에 즉석에서 날짜를 잡았다. 항상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선뜻 실행 하지는 못했던 일이었다. 재정적인 문제뿐 아니라 의료팀을 구성하는 일도 쉽지 않았는데 때 마침 소아심장학회에서 결성한 NGO인 ‘글로벌 소아심장네트워크’와 ‘캄보디아 헤브론 병원’의 지원이 가능했다. 하지만 일체의 수술기구, 의료용품 및 약품을 준비해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봉사활동 2달 전부터 매주 준비모임을 하고 각 파트 별로 필요한 물품을 확인하고 구입여부를 결정하였다. 수술실과 중환자실을 그대로 옮겨가는 느낌이었다. 심장외과의로서 고난도 심장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캄보디아 헤브론병원에 도착해 소아과·흉부외과·심폐기팀·마취과·수술실·중환자실팀이 모여 타국인 캄보디아에서 한국에서도 못한 가장 이상적인 집담회가 시작되었다. 9명의 환자 리스트를 미리 받아서 7명을 수술하기로 결정했다. 첫날 2명의 개심술을 시작으로 5일 간 7명의 심장수술을 무리 없이 진행하였다. 수술 후 중환자관리는 충남대학교병원 중환자팀과 미국 재미교포 중환자간호사가 함께 했다. 장대비가 주룩주룩 내렸던 수술 첫날 김봉옥 원장님이 밤 8시 경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보고 있는 중에 방문하셨다. 원장님의 격려와 기운 나는 먹거리를 받고 심장팀원들의 사기가 올라갔다. 일주일은 짧으면서도 긴 여정이었다. 심장수술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동료 의료진들과 함께 보냈고, 현지인들의 때 묻지 않은 웃음을 보았고, 외로이 타국에서 봉사하시는 헤브론 병원의 원장님을 비롯한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경험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봉사활동 현지에 방문한 김봉옥 원장(왼쪽에서 네번째)과
이성복 대외협력센터장(첫번째)이
헤브론 병원 김우정 원장(세번째)과 함께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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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팀 집담회

심장수술을 받고 회복중인
캄보디아 어린이

사진 전공의 4년차 김범준

출발 전에는 설렘 반 걱정 반이었지만 출발일이 다가올수록 걱정이 더해져만 갔다. 심장마취에는 많은 기자재들이 필수적인데 캄보디아 상황이 그리 녹록해 보이지가 않아서였다. 토요일 밤 11시, 프놈펜 공항에서 습하고 뜨거운 열기를 맞이하면서 숨 막힐 만큼 뜨거운 더위에 놀랐다. 밤 12시를 넘겨 헤브론병원에 도착했고, 다음날에야 짐을 풀고 나서 병원을 둘러본 후에는 ‘생각보다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생각이었다. 우리 팀이 올 때까지 이미 40여명 심장수술을 국내 몇몇 대학병원 심장팀들이 시행해 왔던 병원이다 보니 기자재가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었다. 월요일부터는 수술의 연속이었다. 우리 팀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수술을 시작해서 하루에 2번 혹은 1번의 개심술을 시행하였다. 대체적으로 무난하게 수술이 진행되어서 일주일 동안 7명 심장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전공의로서 많이 부족하지만 충남대학교병원 심장팀의 일원으로 당당히 맡은 바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캄보디아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기도했지만 과분하게도 전공의인 본인은 ‘보람’이라는 더 큰 선물을 되돌려 받았다.

심장수술을 받고 회복중인 환자와 심장팀

현지 의료인과 함께 진행된 심장수술모습

사진 김미형 심폐기사

캄보디아 의료봉사 일정이 계획된 이후 마치 병원 하나를 통째로 옮겨 가는 듯 모든 과정 하나하나를 점검해야 했고 ‘준비가 미숙해 수술 진행에 어려움이 있으면 어떻게 할까’라는 걱정이 정말 컸던 것 같다. 5월 13일 27박스의 물품이 선박을 통해 1차로 보내지고 6월 10일 항공으로 보내질 20박스의 짐을 마지막으로 대장정의 일정을 꼼꼼히 준비하였다. 준비 과정에서 원장님을 비롯한 약제부, 물류관리과, 간호부, 진료지원팀 등 병원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우리 팀은 더욱 힘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충남대학교병원이라는 단단한 결속력으로 서로 배려와 협력 속에 보람차게 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뒤돌아보니 봉사는 용기라는 생각이 든다. 낯선 병원, 써보지 않은 장비와 기구, 처음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새로운 용기와 나의 한계를 넘어 한 계단 더 높이 오른 것 같은 자신감으로 바꾸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사진 이효진 간호사

현지 간호사들의 도움을 받아 수술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월요일 아침, 첫 환자가 들어왔고 팀원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수술이 잘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했다. 그렇게 수술 첫날인 월요일 2건의 수술이 끝나고 긴장감이 풀려서인지 밀려오는 피로감에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였지만 빗속을 뚫고 오신 원장님의 깜짝 방문으로 하루의 피로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하루하루 지내면서 수술 준비와 수술로 인한 체력고갈에도 끈끈해져 가는 팀워크와 비타민 같았던 커피 한 잔, 수술 후 몰라보게 회복되어가는 환자들 덕분에 힘을 얻어 별일 없이 모든 일정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난생 처음 의료봉사를 가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것이 뿌듯했고, 병원에 머무는 동안 우리를 사랑으로 보살펴 주시던 병원 식구들, 천진한 미소로 바라보던 환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뜻 깊었던 경험이었다.

사진 김혜란 간호사

지난 6월 다녀온 캄보디아 의료봉사. 아직 짧은 병원생활에 큰 사건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ICU 간호사로서 참여하여 수술 후 중환자간호를 맡게 되었다. 헤브론 병원 중환자실은 심장수술이 있으면 미국에서 온다는 최기주 간호사와 캄보디아 현지 간호사들 그리고 봉사활동을 온 우리들이 서로 협력하며 일을 해야 하는 곳이었다. 처음엔 언어적 장벽으로 소통의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5일간 7건의 수술 후 간호를 하며 우린 어벤져스 같은 팀웍을 발휘 할 수 있게 되었다. 병동으로 가게 된 환자들이 웃으며 복도를 다니는 걸 봤을 때의 보람은 설명하기 힘든 감동이었다. 내가 겪었던 소중한 경험과 좋은 감정들을 다른 간호사 선생님들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이번 봉사활동을 갈 수 있게 도움 주셨던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며, 무엇보다 건강하게 회복된 환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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