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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잡고 가는 길1_퇴임교수 인터뷰

편집실

환자와 함께한 40여 년
이제 제3세계 학생들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마취통증의학과 이정은 교수

40여 년의 긴 세월, 오로지 충남대학교병원에서 보냈다.
전문의가 국내 200여 명도 채 되지 않았던 불모지 마취통증의학과에서
‘개척자가 되어 학문발전에 기여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쉼 없이 달려온 이정은 교수.
이제 정든 병원과 작별을 알리고 제3세계 학생들을 위해 의료교육 봉사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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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충남대학교병원은 제게 정말 좋은 일터이자 소중한 보금자리였습니다. 진료 외에도 연구, 교육 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곳이었죠. 동료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분들의 귀한 도움이 있었기에 정년까지 무사히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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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통증의학과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학문 분야’라고 생각했습니다. 레지던트로 의료계에 막 발을 들여 놓을 무렵, 우리나라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국내 200여 명도 채되지 않았습니다.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이 분야의 개척자가 되어 학문 발전에 기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첫 발을 내딛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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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이자 교육자로서 행복했던 순간들을 꼽아주신다면.

환자 한분 한분이 무사히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옆에서 마취 관리를 할 수 있었던 모든 시간들이 제겐 너무 소중했습니다. 환자가 고통 없이 수술 받도록 돕는 것. 의사로서 이보다 행복한 순간이 또 있을까요. 그리고 젊은 의학도들이 꿈을 펼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지지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특히 4년 동안 가르쳤던 전공의들이 전문의 자격시험에서 전국 수석을 하였을 때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마취통증의학 분야의 권위자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변화상을 회고해주세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온 통증은 마취통증의학이 발전하면서 조절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수술 후 통증뿐 아니라 암성 통증을 포함한 여러 통증의 원인들이 해결되었죠. 마취통증의학은 이식수술이나 로봇수술도 가능케 하는 등 외과분야 발전에도 기여했어요. 현재는 여러 외·내과적 시술이 필요한 외래환자들의 진정분야도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이 전담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학회도 눈부신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특히 세계마취과학회 이사로 있을 당시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개발도상국가 의사들을 교육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습니다. 현재 많은 나라에서 온 의사들이 학회의 경제적인 도움을 받으면서 한국의 여러 대학병원에서 연수를 받고 있어요. 대한정맥마취학회장을 맡았을 때는 대한마취약리학회로 명칭을 변경해 좀 더 넓은 분야의 학문을 연구할 수 있는 학회로의 도약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젊은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신에게 늘 엄격하고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했으면 합니다. 나아가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늘 성실한 태도로 치료에 임하는, 책임감 있는 의사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부지런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행동하는 것. 이런 것들이 몸에 베어있다면 어디에서나 환영받는 의사가 되겠지요.

퇴임 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제3세계 의료교육 봉사를 떠날 생각입니다. 그간 병원에 몸담으며 세미나, 해외진료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몽골, 네팔, 라오스, 우간다 등 제3세계 여러 나라를 다녔습니다. 간단한 치료로 회복될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현재는 제3세계 학생들을 위한 ‘의사, 간호사 양성교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정은 오는 10월 네팔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미얀마 등에서 일정 기간씩 머물며 학생들을 가르칠 예정입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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