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UH와 함께

손 잡고 가는 길2

글+사진 편집실

충남대학교병원 New Heart Project

캄보디아 에서 열매를 맺다

선천성심장팀이 올해도 선천성심장병 수술·진료 해외의료봉사를 성공리에 마쳤다.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 이뤄진 이번 봉사는 12명의 팀원이 참여, 6월 17~24일 일주일 동안
캄보디아 프놈펜 소재 헤브론병원에서 진행됐다.
올해는 9명 심장 수술과 4명 비수술적 시술을, 지난 해에는 7명 심장 수술과 4명 비수술적 시술을 시행했다.
충남대학교병원은 2016년 NGO단체인 세계소아심장네트워크와 위드헤브론, 헤브론병원과
캄보디아 해외의료봉사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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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끈, 그 다른 끝을 쥐고 있는 심장팀

길홍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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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환자가 급박하고 복잡한 상태였다. 환자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 모든 심장센터를 다 모아도 이와 같은 정도의 신환을 하루에 다 볼 수 없을 정도였다. 다양한 질환과 임상경과, 책에서나 나올법한 모든 합병증을 볼 수 있는 곳이 캄보디아 헤브론병원이다. 그 많은 환자들을 극히 제한된 인적 물적 자원으로 어떻게 분배하고, 최고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쉽게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심장팀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치료 후 건강한 삶을 보장할 수 있는 환자들을 선별하여 치료하는 것이 이곳 캄보디아에서의 최선이 아닐까? 여러 단계 수술을 거쳐야하는 복잡심기형환자들을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사랑하는 아이들이 치료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그들은 기다릴 것이고, 그 끈의 다른 끝을 우리 심장팀이 쥐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또 열심히 일했다. 우리 부모세대 혹은 우리들이 받았던 수많은 무명의 후원자들과 해외의료진의 손길이 끊어지지 않고, 세대와 국가와 인종과 지역을 뛰어넘어서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캄보디아에서도 또 하나의 우리 같은 새로운 손들이 나서서 희망과 사랑의 릴레이가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기에 해외의료봉사와 재능기부사업은 다양한 방법으로 계속 발전되어야 한다.

기꺼이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었던 시간

명은숙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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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경력 20년차, 숙제처럼 해외의료봉사 길에 올랐지만 이제는 ‘감사하다’는 말을 기꺼이 할 수 있게 되었다. 현지에 도착한 다음 날부터 수술 준비를 위해 가지고 온 기구 멸균, 위생재료 정리, 각종 장비들 점검, 수술 준비하기 등 분주히 하루가 갔다. 늦은 밤까지 수술이 진행되기도 하고, 식사시간이 지나 늦게 혼자서 식사할 때도 있었다. 개심술 9건을 성공적으로 마친 흉부외과 유재현, 강신광 교수님, 군의관으로 휴가를 내어 합류한 정유영 선생님! 정말 대단했다. 흉부외과 수술에 익숙치 않아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걱정한 나유진 간호사도 아주 똑 부러지게 잘 해내어서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혼자서 심폐기 돌리느라고 화장실도 못가고 최선을 다한 김미형 선생님, 어려운 심장마취를 척척해낸 홍부휘 교수, 민승희 간호사, 수술 후 빠른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신 중환자실 이봉진 교수, 김혜란, 손수진 간호사! 정말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눈시울이 뜨거울 정도였다. 해뜨기 전부터 진료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현지인들을 진료하시는 길홍량 교수님! 모두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고, 보람과 감사의 마음은 모두 같다는 것을 무언의 대화로 느낄 수 있었다.

인생의 나침판이 될 경험

전담간호사 손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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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잘 통하지 않고 환경도 열악한 오지에서 오직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되고 어려운 환자들만을 위하여 한국에서의 편안한 삶조차 포기하고 모든 것을 바쳐 한마음 한 뜻으로 봉사에 임하시는 헤브론 병원 모든 선생님들을 보면서 이러한 분들이 있기에 세상이 밝고 살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캄보디아에서 일주일은 정말 특별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힘든 환경 속에서도 매일 감사기도를 드리며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말 그대로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생활하며 정말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이번 경험이 나침판이 되어 바른 길로 이끌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더운 날씨에 아랑곳없이 외래와 수술방, 중환자실을 종횡무진 누비며 구슬땀을 흘린 충남대학교병원 팀원들, 캄보디아 현지 간호사들 모두 정말 그리울 것 같다. 세번째 봉사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열정으로 함께 하기를 바란다. 캄보디아 더운 날씨보다 더 뜨거웠던 모두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다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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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취시술 중인 홍부휘 교수, 나유진 간호사
2. 수술실을 준비하면서 현지 의료진과 함께
3. 심장수술중인 강신광 교수와 현지 의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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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환자 수술할 수 없어 안타까워

민승희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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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는 전쟁의 폐허로부터 아직 회복되지 못한 매우 가난한 나라였다. 그래서 의료환경뿐만 아니라 생활환경, 교육환경까지 매우 열악한 상황이였다. 헤브론 병원은 열악한 환경에 처해져 있는 가난한 캄보디아 사람들이 진료와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많은 선교사님들의 후원과 봉사로 지어진 병원이었다. 하루에 2건씩 심장수술을 하는 건 사실 모두에게 힘들었다. 그러나 돈이 없어 다른 곳에서 수술을 받지 못하거나, 진료와 수술을 받기 위해 먼 길을 걸어오거나 새벽부터 줄서서 기다리는 많은 환자들이 있다는 사실에 많은 심장질환 환자들을 더 수술할 수 없음에 안타까웠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진료하시고 수술하신 교수님들과 여러 선생님 덕분에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고 감사했다. 헤브론병원을 떠나기 전 심장수술을 받은 아이가 머리에 꽃을 꽂고 병원마당에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기쁘고 뿌듯하던지 왜 의료봉사를 오는지 알게 된 것 같다.

떠나기 전 살피고, 또 살피고

체외순환사 김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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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봉사 날짜가 결정되고 나의 일상에 작은 변화들이 생기게 되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발걸음이지만 약품과 물품준비는 왠지 더 부족한 것 같고 다시 한 번 더 살펴보게 되고…. 헤브론 병원에서는 작년에 만났던 현지 의료인들의 반가운 웃음이 우리를 힘내게 하였다. 열악한 병원환경 속에서 최선의 상황을 만들어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 노력했던 우리 팀원들! 환자에 대해 서로 논의하고, 준비하고 서로 챙겨 주며 일 했던 시간들은 어떤 비타민보다 더 활력을 주었다. 작년 의료봉사가 새로운 경험이었다면 이번 의료봉사는 불만보다는 감사를, 부족함 보다 서로 합력해서 선을 이룸을, 내가 하고 있는 일(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였다. 많은 대형병원들이 있지만 해외의료봉사를 선뜻 갈 수 있는 병원은 많지 않다. 12명이란 적지 않은 인원을 흔쾌히 지원해 주신 원장님과 간호부, 진행절차에 도움을 주신 진료지원팀과 공공의료사업팀, 협조를 구할 때 마다 도와주신 약무팀, 봉사기간 동안 열심히 빈자리를 채우며 열심히 일해 준 흉부외과 식구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한다.

4. 수술후 초음파로 확인 중인 길홍량, 유재현 교수
5. 새벽시간, 중환자실 침상에서 환자 상태를 지켜 보는 이봉진 교수
6. 수술기록지 작성 7. 수술 후 회복 중인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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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평범한 행복을 느끼며 살길

흉부외과 대위 정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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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관으로 복무하던 도중 모교에서 캄보디아로 심장수술 지원을 나간다는 연락을 받고 한달음에 지원하였다. 헤브론 병원에 도착해보니 걷기만 해도 땀이 뚝뚝 떨어진다. 한국에서 부친 짐의 일부가 동봉한 얼음이 녹으면서 젖었다. 약품이 못 쓰게 될까 걱정스럽다. 수술 대기명단에 있던 환자들 중 두 명이 이미 사망하였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조금만 더 일찍 일정이 잡혔다면 달라졌을까? 수술실 앞에서 어머니 품에 안겨 울고 있는 아이를 만났다. 우리 팀의 첫 수술 환자다. 유독 파랗고 뭉툭하게 부푼 손발가락이 눈길을 끈다. 자꾸만 한국에 있는 딸아이의 얼굴이 겹친다. 쉴 새 없이 5일 동안 9건의 심장수술이 이루어졌다.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 구멍 난 심장을 막았고 좁아진 판막을 고쳤다. 2년 여 만에 들어선 수술실에선 한없이 부족한 스스로가 답답했다. 수술 후에 아이가 젖병을 너무 잘 빤다며 좋아하는 어머니가 피곤함도 잊게 했다. 휴가를 이용하여 온 길이라 다른 팀원들보다 일찍 돌아와야 했다. 발걸음이 무거웠다. 우리 팀이 수술한 아이들이 평범한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랬다.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참된 의사의 꿈 키워

3학년 박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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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헤브론 병원에서 만난 아이들 중에서는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희귀한 질환을 가진 아이도 있었고, 수술하기 어려운 환자들도 있었다. 어렸을 때 치료를 받았더라면 건강할 수 있었던 아이들도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서 악화된 모습을 보고 많이 안타까웠다. 매일 병원 앞에서 대기하는 환자들 모습을 보며 그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국내보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시는 교수님과 간호사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며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을 실천해나가는 참된 의료인의 모습을 봤고, 저 또한 그런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수술이 끝나고 중환자실에서도 교수님과 선생님들이 아이의 회복을 위해 밤낮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고, 회복되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 또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교수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내년에는 더 많은 학생들에게 참된 봉사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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