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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환아 초청 의료지원

사랑의 인술로
이루어낸
어린이의
소중한 발걸음

공공보건의료사업단

선천성 장애를 가지고 있던 필리핀 어린이가 무료진료를 통해 소중한 발걸음을 선물 받았다.
충남대학교병원은
2018년 11월 25일부터 2019년 2월 18일까지 의료 환경이 취약한 필리핀에서 환아를 초청해
무료수술 및 전문재활치료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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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캄보디아 환아 3명을 초청해 무료 심장수술을 지원한 이후 두 번째 이뤄진 이번 필리핀 환아 초청은 충남대학교병원 대외협력센터에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환아를 발굴하고,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이 의료진 협조와 무료수술에 대한 준비를 진행했다.
선천성 하지 근무형성증으로 불편한 다리 때문에 가족들에게 의지하지 않고서는 이동이 불가능했던 필리핀 환아는 이번 수술과 전문재활치료를 통해 활동보조기구(워커)에 의지하여 홀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의료지원에 참여한 재활의학과 양신승 과장과 정형외과 최은석 교수는 “아프고 힘든 수술도 견뎌냈던 아이가 앞으로도 씩씩하게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천성 장애를 가지고 있던 필리핀 어린이에게 사랑의 인술로 새로운 희망을 전한 의료진들의 가슴 따뜻한 후기를 들어보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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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행복을 퍼뜨리는 어른이 되기를
재활의학과 / 양신승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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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온 체리스를 처음 만났을 때, 그 아이는 무척 겁에 질려 있습니다. 고관절 수술 이후 통증으로 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이내 곧 한국의 병원에 적응하였고, 아프고 힘든 수술도 씩씩하게 참아냈습니다. 점차 무릎과 발목이 펴지면서 근력 강화 훈련의 힘든 과정도 웃으며 견뎠습니다. 예쁜 보조기가 생겼다고 무척 기뻐했으며, 병실에 있는 동안 한글 공부도 열심히 해 우리와 한국말로 소통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전동수동 겸용 휠체어가 도착하자 필리핀에 돌아가면 혼자서 학교에서 갈 수 있게 되었다며 아주 기뻐했습니다.
이국땅에 온 아이가 충남대학교병원 발전후원회 후원자분들의 정성과 의료진의 돌봄, 재활치료 및 보조기구로 삶에 대한 꿈과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체리스도 언젠가 그 아이가 살고 있는 땅, 아니 전 세계에 희망과 행복을 퍼뜨리는 어른이 되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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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의 사명을 되새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

정형외과 / 최은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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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처음 보았을 때, 낯선 환경에 위축되어있던 아이와 수줍어하던 아이의 엄마가 생각납니다. 장애가 있지만, 아이가 아주 명민하고 밝아 집에서 많이 사랑받고 자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직접 아이를 만나보니 왼쪽 고관절이 탈구가 될 위험이 있어 수술이 필요했습니다. 우선 탈구를 예방하는 절골 고관술을 시행하였는데, 출혈이 많고 통증이 심한 수술인데도 불구하고 불평 한 번 없이 잘 견뎌내 주었습니다.
아이의 다리 근력이 너무 약해 혼자 걸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수술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다음에 좋은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필리핀으로 돌아가기 전에 다시 만난 아이는 처음보다 더 밝고, 수다스러운 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재활 운동을 열심히 하고, 다음에 오면 더 잘 걸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생면부지의 아이를 위해 일하고, 후원해주시는 분들을 보며 스스로도 의료인의 사명을 되새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를 만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으로 노력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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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앞날에
한 줄기 빛이 되길

973병동 / 안미애 수간호사
(현재 175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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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스는 선천성 하지 근무형성증으로 태어날 때부터 보행이 불가능해 앉은 상태로 지내오던 아이였습니다. 아이는 기부자의 후원으로 치료를 위해 정형외과 973병동에 입원했습니다.
또래에 비해 마른 몸, 큰 눈으로 낯선 환경과 의료진을 쳐다보는 모습이 다소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오래지 않아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하며 간단한 한국어를 연습해 말할 정도로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이의 어머니도 한국어가 불가능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언어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친해져 표정만으로도 상태를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많은 시간 그림을 그렸고 자신이 그린 그림을 의료진에게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통증을 참아내며 씩씩하게 이겨내는 모습이 대견하기까지 했습니다. 이후 아이는 재활의학과로 전과되어 포괄적인 재활치료를 받았습니다. 우리 병원에서의 치료가 아이의 앞날에 한줄기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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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에 돌아가서도 행복했으면
951병동 / 김태호 수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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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아이와의 첫 만남이 기억납니다. 걸어본 적 없는 아이의 다리는 너무 가늘고 앙상했습니다. 순간 안타깝다는 생각이 스쳤지만, 아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얼굴에는 미소를 머금고 양쪽 다리를 들어 보였습니다.
처음엔 외국인이라는 생각에 다가가기도, 말을 걸기도 어색했지만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과 행동에 우리의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치료를 받으며 조금씩 나아지는 아이를 보면서, 우리의 손길로 저 아이의 꿈이 현실이 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퇴원 전날은 아이의 생일이었습니다. 병동 간호사들이 선물한 과자를 받고 부정확한 발음으로 밝게 웃으며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하던 아이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가 고국에 돌아가서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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