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의 의술1

저신장과 무월경을 동반하는
터너증후군을 이야기하다

터너증후군은 뱃속의 태아가 형성될 때, 여성에게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두 개의 성염색체(XX) 중, 하나(X)가 아예 없거나 불완전한 형태로 소실된 질환이다. 터너증후군의 연령별 발생빈도는 신생아기에서 영유아기에 많고, 이후 사춘기에 높다. 이는 연령별로 보이는 증상이 다르기 때문이며, 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접근한다면 어렵지 않게 진단할 수 있다. 환자에게는 다양한 임상증상이 나타나는데, 주로 저신장과 무월경 등의 이유로 병원에서 상담을 받는다. 역설적으로 성장기의 흔한 고민거리인 성장과 사춘기발달의 문제가 터너증후군을 발견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소아청소년과 임한혁 교수에게 터너증후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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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전문분야 |
내분비대사질환, 성장이상(저신장/성조숙증),
유전대사질환클리닉, 심층진료

진료시간 |
(오전) 월,수,금 (오후) 화,목

학력 |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원 석사, 박사

경력 |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장
충남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충남대학교병원 권역희귀질환센터 센터장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교실
조교수/부교수/주임교수

학회활동 |
의학유전학인증의
소아내분비학회 세부전문의
대한소아내분비학회 간행 부편집장
대한소아과학회 청소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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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성염색체 XX 이상 증후군

터너증후군(Turner syndrome)은 뱃속의 태아가 형성될 때, 여성이 가진 전체 46개 염색체에서 두 개의 성염색체(XX) 중, 하나(X)가 아예 없거나 불완전한 형태로 소실된 질환이다(<그림1> 참조). 1938년 헨리 터너(Henry H. Turner, 1892~1970) 교수가 내분비학회지에 저신장, 두껍고 짧은 목, 외반주, 사춘기발달지연 등의 소견을 보이는 환자들을 모아 처음으로 발표했는데(<그림2> 참조), 그의 이름을 따서 터너증후군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터너증후군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1959년 포드(C.E. Ford) 박사가 란셋(Lancet) 학술지에 발표한 생식샘발생장애 환자를 통해 터너증후군이 성염색체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임이 규명되었다. 1970~80년대 발생빈도는 여아 출생아 2,500명 중의 1명이었다가, 최근에는 여아 출생아 5,000명당 1명 정도 발생한다고 알려졌으나, 여러 경증의 미세한 염색체 아형까지 검사가 가능한 요즘, 발생빈도는 알려진 것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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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염색체 하나의 완전 소실이 원인의 절반 차지

여성의 정상 염색체는 46,XX로 표현한다. 터너증후군의 염색체 핵형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45,X(X 염색체 하나의 완전 소실)의 홑염색체 형태가 전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특징적인 터너증후군의 모습들을 가장 많이 갖는 형태이다(<그림3> 참조).
그러나 46,X,r(X)나 46,X,del(X)(X 염색체 하나의 구조적 이상 또는 부분적 소실) 등 염색체 수는 모두 46개로 정상처럼 보이지만, 한 개의 부분 소실된 염색체를 갖는 부분 홑염색체 유형과 45,X/46,XX나 45,X/46,XX/46,X,i(X)처럼 여러 종류의 염색체가 섞여 있는 유형인 섞임증(Mosaicism)도 있기 때문에 각기 갖고 있는 염색체의 유전정보의 발현정도에 따라 같은 터너증후군이라 할지라도 임상표현형에서 다양한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의료진뿐만 아니라 환자 본인이 염색체 유형을 알고 있는 것은 질환을 관리하고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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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장과 무월경, 터너증후군의 단초일 수도

일반적으로 염색체 이상을 갖는 태아는 생존이 어렵기 때문에 자연유산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터너증후군을 갖고 출생한 태아는 그 어떤 염색체 이상보다 상대적으로 튼튼한 편이라 할 수 있다. 터너증후군의 연령별 발생빈도는 신생아에서 영유아에 이르는 시기에 많고, 이후 사춘기에 높다. 이는 연령별로 보이는 터너증후군의 증상이 다르기 때문인데, 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접근한다면 어렵지 않게 터너증후군을 진단할 수 있다.
터너증후군을 갖는 태아는 출생 직후 또는 임신 중에 확인되는 심장기형[대동맥 협착(축착), 대동맥 판막이상]으로 생존 자체에 문제가 생겨 급히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으며, 작게 태어나서 잘 먹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신체적으로는 출생 후 보이는 손과 발의 부종과 목의 덧주름이라는 특징이 있어, 영유아기 시기에 이러한 문제들로 터너증후군이 발견되는 빈도가 높다. 그러나 마제신(말굽 모양의 콩팥 기형)이나 외반주(팔을 폈을 때 아래팔이 몸 바깥쪽으로 뻗어진 모습) 등은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적지만 터너증후군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이다. 일반적인 여러 염색체 질환들처럼 반복적인 중이염이나, 청력저하, 사시, 원시 등의 시력 이상 등도 항상 고려해야 한다.
한편, 다른 염색체 질환과 구별되는 특징이 있는데, 터너증후군 환자의 지적능력은 정상이라는 점이다. 비록 대인관계에 약간의 어려움을 느끼고, 공간지각능력에 조금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필자가 경험한 여러 환자들의 경우, 학습능력이 우수하다. 실제로 여러 명문대학에 입학하며 전문직으로 활동하는 다수의 사례를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터너증후군 환자는 사춘기까지는 주로 저신장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중학생 이후는 유방발달 등 이차성징이 없거나, 있어도 또래에 비해 많이 늦거나 뚜렷하지 않고, 특히 무월경과 같은 사춘기발달의 문제로 터너증후군이 가장 많이 진단되는 시기이며, 성염색체 수의 부족으로 인한 난소의 기능저하 또는 조기폐경이 그 주된 원인이다. 이 때문에 여성호르몬의 생성·분비가 결핍됨으로써 사춘기 전후 체지방이 많아져 비만도도 올라가고, 뼈의 양적 획득이 낮아져 일찍이 골다공증과 골절의 위험도 증가한다.

또한 소실 염색체가 갖는 유전적 역할의 부재로 여러 자가면역질환, 특히 갑상선질환이 잘 생기고, 고지혈증, 다리 길이의 차이, 척추측만증 등의 골격계 이상 위험도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임상증상이 모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주로 저신장과 무월경 등의 이유로 많은 환자들이 병원에서 상담을 받는다. 역설적으로 성장기의 흔한 고민거리인 성장과 사춘기발달의 문제가 터너증후군을 발견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언제나 숙지해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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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연령별 시기에 맞는 맞춤치료가 중요

터너증후군은 병원에서 염색체 검사를 위해 혈액을 채취한 후 2~4주 안에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또한 희귀질환으로 분류되어 국가지정 희귀난치성질환 산정특례제도의 의료비지원 혜택을 폭넓게 받을 수 있다. 충남대학교병원 권역희귀질환센터(☎042-280-8439)에 연락하거나 소아청소년과 유전대사질환클리닉을 통해서도 상담과 진단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한국터너협회(www.tssk.or.kr)를 통해서도 많은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터너증후군은 환자 개개인이 갖는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우선 전반적인 검진과 함께 연령별 시기에 맞는 맞춤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 기본적인 신체계측이 주기적으로 중요하며, 심초음파, 콩팥초음파 등의 기형 유무 확인과 갑상선, 성장, 성호르몬, 골밀도 등의 내분비학적 평가, 안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등의 협진도 중요하다.

특히 성장의 경우, 만 2세부터 성장호르몬 치료를 보험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터너증후군으로 진단되었다면, 조속히 성장치료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사춘기의 여성호르몬 보충요법에 대한 적절한 시기는 정해진 바가 없지만, 또래 친구들이 사춘기가 시작되었다면, 유방발달 등 외형적인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여성호르몬제(에스트로겐)의 복용은 뼈나 근육, 혈관, 심장 등을 튼튼하게 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네트워크에서 상호작용을 하는 데 필요한 사고과정과 감정, 사회적 기술의 성숙을 유도하는 등 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환자를 위한 삶의 질에 대한 연구도 활발

최근에는 터너증후군 환자의 신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삶의 질에 대한 연구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환자는 여러 전문가들의 협조와 인식의 개선으로 건강척도에서는 일반인과 차이가 없지만, 사춘기, 성기능과 생식능력, 성경험, 결혼, 불임 등의 현실적 문제에 직면하면서 자존감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터너증후군 환자의 신생아부터 노년기까지 장기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위한 가이드라인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자연적인 사춘기발달과 자연임신을 위한 여성호르몬 치료, 배아단계 수정임신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무엇보다 환우회나 터너협회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환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자신의 질병을 규명하려는 노력도 꾸준히 진행된다.
터너증후군 환자는 어쩌면 우리 주변 가까이에서 흔히 만나는 사람들일 수도 있다. 터너증후군을 희귀질환이나 유전질환으로 정의하고 있지만, 환자들의 삶과 건강은 결코 희귀해서는 안 되며, 정상에 가까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우리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여러 단체와 전문가들이 서로 협력하여 신체적·사회적·심리적인 면에서 전인적 시각으로 그들의 삶과 건강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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