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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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성백혈병 치료를 위한 새로운 도전

글_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내과 전문의(박사과정) 서원형

혈액암 중 하나인 급성골수성백혈병은 5년 생존율이 28.7%로 치료가 비교적 어려운 병이다. 골수성백혈병의 치료제가 절실한 상황에서 최근 서원형 전문의는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에 ‘고아핵수용체 이알알파’를 타깃으로 하는 새 치료법을 제안해 연구지원을 받게 됐다. 서원형 전문의는 이 연구를 통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과정을 제어하는 치료법과 그 기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전공의 시절인 지난 3년 동안 암과 투병 중인 환자들을 치료하며 병동을 지켰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인류를 위협하는 질병을 연구하고 치료하고 싶다는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시절의 막연한 꿈을 이루고 싶어서였을까. 전문의를 마친 후 교수님들의 조언과 오랜 꿈을 되새기며 종양 발생 과정과 그 치료법을 찾고자 다시 연구실 문을 두드리게 됐다.

임상 수련을 마치고 기초 연구로 다시 몰입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환자들을 진료할 때 느꼈던 갈증과 한계점들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중요한 과학적 질문으로 바뀌는 상황이 신기했다.

특히 주요 혈액암 중 하나인 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AML)은 5년 생존율이 28.7%에 불가할 정도로 치료 예후가 불량하다. 다른 고형 종양과는 다르게 AMl은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하며 완치를 위해서는 항암제 치료 또는 조혈모세포이식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T cell; CAR-T) 치료의 등장으로 난치성 백혈병 치료에 새로운 지표가 생겼으나, 높은 치료 비용과 생명을 위협할 만한 사이토카인 폭풍, 종양융해증후군 등의 치료 부작용으로 일반 혈액암 환자에게 모두 적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재발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최근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에 그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고아핵수용체 이알알알파(ERRα)를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법을 제안했고 어려운 심사를 거쳐 마침내 선정되는 기쁨을 얻었다.

아직 새내기인 연구생으로 과제를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연구제안서 작성과 발표의 세밀한 부분까지 조은경 교수님의 정성어린 지도를 받았고, 이 과정을 통해 연구자로서 성장하는데 꼭 필요한 경험과 자양분을 쌓았다. 또 기초연구실에서 박사 과정을 수행하는 동안 안정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설지영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님, 윤환중 병원장님을 비롯한 모든 교수님들의 따뜻한 지원에 감사드린다.

본 연구를 통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핵심 과정을 연구해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치료법과 그 기전을 찾는다면 다른 난치암의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오늘도 실험실에서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해 본다.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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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시스템에서 ERRa는 자가포식과 관련된 물질의 전사(transcription)와 번역 후 변형(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을 통해 자가포식을 활성화시켜 세포내 세균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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