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치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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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치매센터가 발표한 2018년 통계에 따르면 노인 인구 740만 명 중 73만 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5세 이상 노인 중 10%가 치매를 앓고 있으며 20년 후에는 두 명 중 한 명이 치매와 연관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저 남의 일 같던 치매가 이제 내 자신과 가족에게도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치매가 인류의 기록에 처음 등장한 것은 서기 600년경으로 세비야의 대주교 성 이시도르(Saint Isidore)가 ‘어원학’이라는 책에서 ‘정신이 부재한 상태’라는 의미 ‘디멘티아(dementia)’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이후 유명 작가들이 소설이나 연극 등의 소재로 치매를 활용해 역사적인 명작을 만들어 내곤 했습니다. 인간의 본질과 행위에 대해 탁월한 직관을 지닌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희극 ‘뜻대로 하세요’에서 치매를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제2의 어린아이 같음이며 망각하는 것이다. 치아도 없고, 눈도 보이지 않고 입맛도 느끼지 못하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치매는 정치사에도 영향을 끼쳐 소설 버금가는 에피소드가 펼치기도 했는데요. 치매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지요. 일부 의료전문가들은 레이건 대통령 재임 시절 경제 악화 원인으로 ‘대통령의 인지기능 저하’를 꼽기도 합니다. 결국 레이건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몇 해가 지난 1994년, 담화문을 통해 자신이 알츠하이머 환자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알립니다. 레이건의 담화문은 치매를 사회적 낙인으로만 봤던 미국 사회의 인식을 바꾸는 커다란 계기가 됐습니다. 담화문 발표 후 레이건 전 대통령 부부는 알츠하이머병 연구를 후원하는 재단과 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친(親)치매 커뮤니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지역 전체를 치매 환자가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이미 영국에서는 기업・정부 합작법인을 만들어 운수・상인 조합 등과 연계해 커뮤니티를 조성했습니다. 우리나라도 2011년 치매관리법을 제정하고 치매 관리에 대한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9월 21일을 ‘치매극복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또 2013년에는 치매국가책임제와 국가치매정책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해 대전광역치매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노인 인구의 10%가 앓고 있는 만큼 치매는 더 이상 해당 가정이나 노인들에게만 책임을 국한할 문제가 아닙니다. 이에 대전광역치매센터는 의료기관과 행정기관, 가족이 삼위일체를 이뤄 치매 관련 사업을 펼치는 것은 물론, 전문 교육과 유관 기관 기술 지원,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산재한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19년 보건복지부 치매관리사업평가에서 전국 2위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치매가 있어도 불편하지 않은 ‘치매 친화’ 도시를 만들기 위한 대전광역치매센터의 노력과 성과를 소개합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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