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읽기

장기유사체, 오가노이드란 무엇인가?

글_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 교실 정재욱 교수

‘오가노이드’는 신체의 장기와 비슷한 3차원 환경에서 줄기세포를 키워서 만든 장기 유사체이다. 오가노이드는 실제 장기와 비슷한 구조와 기능을 가지며, 이는 암, 희귀질환, 감염병의 발생 기전 및 치료 약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오가노이드를 이용하여서 장기 칩 개발 및 재생의학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우리는 지구본을 돌리면서 여러 나라들을 찾아보는 것을 평면지도를 보는 것보다 더 좋아한다. 그리고 ‘아바타’ 영화처럼 등장인물들이 스크린을 뚫고 달려오는 듯한 3D 영상을 보면서 놀라움을 느끼며 즐거워한다. 우리가 이처럼 3차원의 것들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그것들이 진짜 같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뉴스에서 ‘미래는 맞춤형 의료시대, 오가노이드에 주목한다’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오가노이드? 오가노이드가 무엇이길래 미래 의학에 중요하고 또 맞춤형 의료에 사용된다는 것일까?

오가노이드란 줄기세포를 우리 몸의 진짜 장기와 비슷한 환경 즉 3차원에서 키워서 만든 장기유사체이다.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줄기세포에 3차원 삶의 터전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마트리젤(Matrigel)이나 하이드로젤(hydrogel)이라고 하는 특수 젤이 필요하다. 또한 줄기 세포가 잘 증식하고 또 여러 가지 세포로 성숙해갈 수 있도록 여러 성장 인자들을 배양액에 넣어 주어야 한다.

그렇게 1~2주 정도 정성껏 세포를 키우다 보면 실험실의 현미경 렌즈를 통해 진짜 장기와 기본적인 모양이 비슷하고 심지어 진짜 장기 고유의 기능도 꽤 흉내 낼 수 있는 장기 유사체인 오가노이드를 볼 수 있다. 2차원으로 편평하게 바닥에 붙어 자라던 세포만 보다가 처음으로 진짜 장기와 유사하게 3차원 구조를 가진 ‘오가노이드’와 처음 마주하게 되면 3D 영화를 처음 봤을 때처럼 깜짝 놀라게 된다.

최근 폐포 오가노이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가 폐포 세포를 파괴하고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과정을 정밀하게 연구하는데 활용이 되었다.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어려운 바이러스 연구를 생쥐 모델이 아닌 3D 인간 폐포 오가노이드 모델에서 수행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으며, 이러한 연구결과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병리기 전을 이해하고 코로나 19 감염 치료약제 개발을 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앞으로 오가노이드가 더욱 진짜 장기와 유사해지고,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장기 칩(Organ-on-a-chip) 기술이 발달하여서 암 환자, 희귀질환 환자들의 맞춤 치료 그리고 재생의학에 실제로 사용되길 기대한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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