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더하기 3
벌써 연말이 다가왔다. 연말이면 바빠지는 곳이 있다. 그 중 한 곳이 병원이 아닐까 싶다. 연말이면 미뤄둔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이 북적인다. 건강검진은 건강관리의 첫 걸음이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이상이 없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 하지만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는 법, 어떤 건강검진이 나에게 필요한지 가정의학과 서원윤 교수에게 들어보자.
충남대학교병원 건강검진 프로그램
건강관리의 첫걸음, 건강검진
건강검진은 건강 위험 요인과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받음으로써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받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건강검진을 고민만 하다가 검진을 뒤로 미루거나 놓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막상 언제, 어떻게 받아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고 당장 특별한 증상이 있지 않는 한 검진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현재 이상 증상이 없더라도 정확하게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꾸준한 관리를 도와주는 건강검진은 필요하다.
국가건강검진
국가건강검진은 일반건강검진, 암 검진 등이 있다. 국가건강검진은 보통 만 20세 이후 일반건강검진을 받으면서 나이와 성별, 기저질환에 따라 암 검진 중 일부가 포함된다. 일반건강검진 항목만 받아도 현재 몸의 기본적인 문제는 파악할 수 있지만, 더 확실한 검진을 원한다면 나이별, 성별, 위험 요인별로 필요한 검진을 추가로 꼭 받아야 한다.
20~30대: 적어도 2년마다, 기본 건강 진단 프로그램
자신의 건강을 가장 과신하기가 쉬운 나이가 바로 20~30대이다. 평소 증상이 없어도 이 시기에는 사회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불규칙한 생활 습관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질병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고, 최근에는 젊은 층의 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어, 안심하기보다는 미리미리 몸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종합적으로 건강 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검진이 유용하다.
40대 이상: 1~2년마다, 본격적인 암 및 성인병 진단 프로그램
국내에서는 연령과 성별, 일부 기저질환을 고려하여 보통 40대 이상에서 암 검진을 항목에 따라 보통 2년마다 제공하고 있다. 그만큼 40대 이상에서 유병률이 높다는 의미이지만, 국가에서 정해놓은 대상자에게 한하여 일차적으로 시행하는 검사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특히 빠르면 40세, 늦어도 50세부터는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 대장내시경을 5~10년마다 한 번씩 실시해야 한다. 또한 국가건강검진 항목 외에도 심뇌혈관질환을 대비하여 다양한 성인병 검진을 받아야 한다. 기본적인 국가검진 이외에, 검진 항목 및 주기에 관한 결정이 어려우면 병원마다 개별화된 패키지를 매년 이용하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60대 이후: 노인성 질환 관련 진단 프로그램
60대 이상의 노년으로 접어들면 암, 심뇌혈관질환 등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질병과 그로 인한 사망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 시기는 각종 신체 기능의 본격적인 퇴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질병의 발병을 원천적으로 막기는 무척 어렵다. 그래도 건강한 여생을 보내기 위해,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현재의 상태를 최선으로 유지하기 위한 검진은 필요하다.
특화 정밀검진: 개인 특성(성별, 생활 습관) 맞춤 프로그램
남성의 경우 저선량 흉부 CT, 전립선 초음파와 갱년기 증후군이 심할 경우 남성 호르몬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여성의 경우 유방 초음파, 부인과 초음파, 골다공증 관련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갱년기 및 폐경 이후에는 여성 전용 검진은 더욱 필요하다. 흡연자라면 폐 관련 검사를 해야 하며, 대사증후군에 속하거나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의 질환이 있다면 심장 또는 뇌 정밀검진을 받아볼 수 있다. 매년 꾸준히 종합건강검진을 하고 계시면서, 특별한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분들은 일반적인 정밀검진 대신에 전신적 신체 평가를 위해 5~10년마다 한 번쯤은 PET-CT 암 정밀검진을 받아 볼 수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경우 다양한 검사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프리미엄 검진도 가능하다.
추가 선택 검사
가족 중에 심뇌혈관질환(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등), 암(갑상선, 폐, 유방, 자궁, 대장, 전립선 등),
일반 질환(골다공증 등)이 있는 경우 관련된 검사를 추가하여 시행할 수 있다.
본인의 건강에 관심이 많다면 텔로미어 분석을 통해 세포의 건강과 노화 정도를 알아볼 수도 있다.
여러 질병(암, 일반 질환, 신체적 특징, 식품 및 약물 반응 등)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 정보 분석을 통해서
미리 체계적인 개인 맞춤 건강관리가 가능하며, 위험성이 높은 항목은 다음 검진에서 추가 검사를 선택할 때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