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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기념 인터뷰1

연구와 치료뿐 아니라
암환자의 고통과 함께 한 시간
혈액종양내과 김삼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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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적 고통이 해결되지 않으면 영적인 안정을 얻을 수 없습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발전에 공헌해 온 김삼용 교수는 최선의 치료를 마친 말기암 환자의 고통도 끝까지 돌보아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이같이 내비쳤다. 김삼용 교수가 충남대학교 의과대학교수, 암공동연구소 소장, 내과 과장, 대한임상암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보낸 지난 36년여의 시간은 암연구와 치료뿐 아니라 암환자의 고통까지 함께 한 시간들이었다.

퇴임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1981년 4월에 이곳에 와서 만 35년 10개월을 근무했습니다. 몸이 좀 약한 편인데 병치레나 결근 없이 환자들을 끝까지 치료할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 기쁩니다. 암환자를 치료하며 힘들고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5년 이상 길게는 10년까지 관찰을 통해 완치되는 것을 볼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큰 업적이나 훌륭한 보직을 한 것은 없지만 병원과 학교의 발전에 작게나마 이바지하고 별다른 문제없이 잘 마무리를 하게 되어 주위의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혈액종양내과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혈액종양관련 질환이 대부분 난치성인 병입니다. 장기간 치료를 해야 하고, 정확한 원인을 찾아 완치하기까지 굉장히 어렵습니다. 무한한 인내심과 노력이 필요한 이런 난치성 질환과 환자들에게 특히 관심이 가고 마음이 쓰였습니다. 그래서 혈액종양내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의사이자 교육자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아주신다면 언제일까요?

내과를 선택한 전공의들 중 성격이나 개인적인 특성들이 강해서 제대로 수련을 할까 걱정되는 학생들이 간혹 있습니다. 그런 학생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련을 마칠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줘서 내과 전문의가 될 때 뿌듯합니다. 또, 완치가 어려운 4기 고형암 환자가 더러 항암치료만으로도 완치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항암치료와 협진으로 완치 되었을 때도 보람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후회가 남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현대 의학 특히 암치료분야는 여러 전공분야 의사들의 협진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의료진 서로간의 양보와 협력이 전제되어야합니다. 그런 점에서 협진부분을 좀 더 열심히 추진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병원 집행부와 여러 진료부서의 이해와 협조, 의지가 있어야 하는 부분이지요. 이 부분이 해결된다면 세계적인 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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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주최하였던 유성 국제암심포지움(앞줄 오른쪽에서 여섯번째 김삼용 교수)

충남대학교병원에 호스피스 완화의료병동 설치를 이끄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말기암 환자들에 주목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말기 암환자의 경우 표준적인 치료가 끝나 더 이상의 치료방법이 없을 때, 상당히 많은 고통을 겪게 됩니다. 그럴 경우 환자의 통증을 조절해 드려야 하는데 치료방법이 없다는 이유로 관심을 갖지 않고, 퇴원을 권유하는 등 아픔을 헤아리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런 환자들을 위해 1995년부터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 호스피스 완화의료병동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후 2002년에 병동형 호스피스 서비스가 처음 시작하게 되었고, 2008년에 정식으로 호스피스병동 13개를 갖추었습니다. 특히 2011년, 대전시에서 호스피스 지원기관으로 충남대학교병원을 선정하고 5년간 가정형 호스피스(방문)를 지원함으로써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올해부터 매년 1억1천만 원의 지원을 받게 되어 더욱 활발하게 가정방문을 통한 호스피스케어를 해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충남대학교병원을 이끌어갈 젊은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의사로서 ‘학술적으로 근거가 있는 진료를 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모든 진료는 반드시 학술적 근거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경제적 동기라든가 권위나 권력의 압력에 의한 진료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당부의 말입니다. 또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앞서 이야기했듯 부서 간 협진하며 서로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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