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위암 진단에 대한 환자의 희비

검진 내시경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돼 소화기내과 외래로 내원한 환자들은 대부분 얼굴에 수심이 가득해 의사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내시경 사진과 조직 검사 결과지를 한참 바라보던 의사의 입에서 “조기 위암입니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일단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후 한 번 더 희비가 갈리는 순간은 “내시경으로 절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은 “수술해야 할 것 같습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이다. 내 주치의는 무엇을 보고 이렇게 결정한 것인지 많은 환자들이 궁금해 하고, 그 결과에 실망해 다른 병원의 2차 의견을 얻어 보고자 하기도 한다.

암의 진행 패턴과 치료 방침

조기 위암 치료 방침의 결정에 대해서 알아 보고자 한다. 위장관의 벽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안쪽부터 점막, 점막하층, 근육, 장막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중 점막 및 점막하층에 암의 침범이 국한된 경우 조기 위암이라고 한다. 점막하층을 넘어 근육을 침범한 경우 진행성 위암으로 분류한다(그림 1).
의사들이 조기 위암의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방식을 이해하려면 먼저 암의 진행 패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상피세포는 점막의 가장 윗부분, 음식물이나 소화액과 맞닿는 부분의 세포를 말하는데, 위암은 이 상피세포에서 발생한다. 이후 점점 커지게 되면 점막하층, 근육층으로 침범 범위를 넓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암은 림프관을 침범하게 되는데, 림프관은 몸의 조직에 들어와 있는 작은 혈관이다. 혈관은 말 그대로 혈액이 지나다니는 도로인데, 동맥, 정맥 등이 8차선 도로라면 림프관은 골목길을 연상하면 쉽다. 암세포는 림프관을 지나 혈액을 타고 위 바깥쪽의 림프절에 도달하게 된다. (그림 2) 림프절은 우리 몸의 백혈구 등 면역 세포들이 감염 등에 대항하기 위해 모여 있는 일종의 초소이다. 암은 림프절을 침범한 이후 더 큰 혈관을 따라 전신으로 퍼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