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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발·발목 질환은 외상성 질환과 비외상성 질환으로 나누어진다. 외상·사고나 만성적으로 과하게 신체조직을 사용해 발생하는 질환을 외상성 질환이라 하고, 태어나면서부터 또는 성장하면서 생기는 질환을 비외상성질환이라고 한다. 이번 호에는 정형외과 강찬 교수로부터 성인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비외상성 질환의 종류와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외상성 질환에는 주로 심한 관절 손상(골절, 염좌 및 인대파열) 후 발생하는 외상성 관절염이 있고, 골절 후 발생할 수 있는 각변형, 회전변형 등이 있다. 이러한 외상성 관절염은 외상・사고가 없었으면 내 몸에 생기지 않았을 질환들이다. 관절・골에 크고 작은 외상・사고의 결과로 생기는 외상성 질환 외에도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하는 운동선수나 생활체육을 매우 오랜 기간 즐기는 분들이 만성적으로 과하게 신체조직을 사용하여 발생하는 만성 건(힘줄)염 같은 질환들도 있다. 염좌, 인대파열, 골절 등의 외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테니스 동호인과 달리기 선수 등에서 발생하는 만성 아킬레스 건증 및 파열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비외상성 질환으로는 태어나면서부터 존재하는 선천성 질환과 소아・청소년 성장기에 질환으로 발전하는 성장기 후천성 질환, 그리고 성인 후천성 질환으로 구분한다. 그중에서 일부는 영유아・소아・청소년기에 정상적인 발달 과정에서 보여지는 변형・통증임에도 불구하고 의학적 지식의 곡해 로 인하여 ‘마치 질환인 것처럼 인식’되어서 잘못된 치료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영유아기 평발이라던가(그림1) , 소아기 O다리, 소아청소년기 X다리는 연령에 따라 정상발달 과정일 수도 있기 때문에 ‘꼭’ 소아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정상 발달 과정인지 아니면 질환인지에 대하여 진료를 받으시는것이 중요하다.
지금부터는 성인에서의 대표적인 비외상성질환에 대하여 서술하고자 한다. 다음의 질환명들에 대한 간단한 의학 상식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만성 족관절 불안정성

주로 청소년기 운동 중에 종종 접질리거나, 성인에서 여성분들이 주로 사용하는 높은굽과 연관된 보행 중 발목 염좌를 제대로 치료받지 않을 경우에 나타나는 발목 질환이다. 증상이 처음 나타나고 수년이 지나면 2차적으로 발목의 활액막염이나 골연골병변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으며, 십수년이 지나면 발목 관절염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질환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예방적인 처치를 권장하고, 필요한 경우 수술을 권하기도 한다. 계단을 내려오면서 어느 한쪽 발목을 디딜 때 습관적으로 벽이나 난간을 잡고 내려오는 경향이 있거나, 보행 시 조금이라도 턱이 있는 곳을 무의식적으로 회피하여 걷는 습관이 있고, 본인이 1년에 몇 번씩 발목을 접질리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한번 쯤은 정형외과에 서 ‘발목 전·외·후방부하’ 단순방사선 사진이나 초음파 검사 또는 MR 검사를 추천드린다(그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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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근동 증후군

주로 외래에서 ‘발목을 자주 접지르고 아파요!’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이런전런 발목불안정성 검사에서는 정상이고, 유난히 발목 외과(바깥쪽 복숭뼈) 끝에서 전방으로약 1.5cm~2cm 지점에 50원짜리 동전 크기의 움푹 패인 부분에 심한 통증과 압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그림3). 이 부위가 족근동(Sinus tarsi)이고 이곳에 반복적 염좌나 자극이 있었을 경우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족근동은 원래 정상에서도 누르면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꼭! 좌·우측을 같은 힘으로 같은 위치를 눌러서 통증·압통의 정도를 비교해야 하고, 차이가 나는 경우에 진단을 ‘의심’할 수가 있는 것이다. 진단이 의심될 경우에는 우선이 부위에 주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1회~3회 주사 치료 후에도 증상의 호전이 없거나 자꾸 재발할 경우에 는 다른 질환이 동반되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MRI 등의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수술은 보존적 치료에 반응을 하지 않는 경우 매우 제한적으로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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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 건염

축구, 농구, 배구, 테니스, 마라톤, 배드민턴 등을 10여 년 이상 매우 꾸준히 즐기시는 운동 선수나 하이힐을 오랜 기간 애용하시는 분, 군화나 작업화 또는 뒷축이 딱딱한 구두 등을 오랜 기간 착화하시는 분들에게서 아킬레스건의 종골(뒷꿈치 뼈) 부착부 주위 통증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간단하게 ‘아킬레스 건염’이라고 말씀드린 이 질환을 세분하면 5가지~6가지의 질환으로 나누어지는데 원인이 조금씩 다르다. 운동선수 질환과 하이힐 질환과 군화·작업화 질환이 조금씩 위치와 진단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 또한 미세하게 다르고, 다만 나타나는 증상만 ‘아킬레스건 주위 통증’으로 같다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킬레스 건염이라고 진단받았는데 잘 치료가 안돼요!’에 해당하시는 분들은 꼭 정형외과 족부족관절 전문의에게 세부 진단에 맞는 처방과 치료받기를 권유한다.

뒷꿈치 통증 증후군과 족저근막염

발뒷꿈치의 통증을 유발하는 여러 가지 질환을 세부적으로 진단내리기 어려울 때 ‘뒷꿈치 통증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세세하게 구분하여 진단내리고 치료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가 않다. 그래서 그 질환들 중에서 가장 흔하고 보편적인 ‘족저근막염’이라는 진단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전형적인 족저근막염 환자분은 자고 일어나서 딛기 시작할 때 뒷꿈치 바닥이 찢어지 듯 아프고, 의자에 오래 앉았다가 일어설 때 찢어지 듯 아프며, 5분~10분 정도 걷고 활동하다 보면 통증이 가라앉는다’고 표현한다(그림4). 남성에게서는 갑작스럽게 운동량이 증가한 경우 급성으로 많이 나타나고, 여성에게서는 오랜 기간 높은 굽 신발을 애용하면서 아킬레스건이 구축된 경우와 평발이 병행된 경우에 만성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환자 스스로 관리만 잘하면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가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편안한 신발, 뒷꿈치 쿠션·패드, 족저근막 마사지·스트레칭, 아킬레스건 스트레칭, 야간부목, 체외충격파 등의 비침습적 치료도 효과가 있고, 심할 경우에는 주사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보존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에는 매우 드물지만 수술이 필요한 환자분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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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 이상감각(저림・쑤심・화닥거림)과 족근관 증후군

제5 요추신경병증(허리디스크, 협착증),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하지 동맥경화증, 당뇨병성 혈관병증, 족근관 증후군 등 발바닥 이상감각을 유발하는 질환도 매우 다양하다. 모든 질환에 대하여 첫 번째가 정확한 진단이고, 치료는 그 다음이다. 그렇기 때문에병력과 이학적 검사 상 진단이 불분명할 때는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초음파, 근전도·신경전도 검사, 허리 MRI, 혈관조영 CT 등의 정밀 검사를 1개~3개 조합하여 시행할 수있다. 족근관 증후군은 전형적으로 족관절 내과와 뒷꿈 사이의 중간 지점의 족근관 내에 어떠한 이유로 신경이 압박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써 감각이상만 호소하는 경우도 있지만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허리에서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것과 같은 원리로 발목 내측의 족근관에서 굵은 경골신경이 눌려서 증상이 나타난다. 단기적으로 주사치료로 증상의 호전을 보이는 경우가 있고, 족근관 내에 결절종(물혹)이 있는 경우에는 흡입술을 통해 단기적인 호전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통증이나 신경자극 증상이 심하거나 재발이 잦을 경우에는 족근관을 풀어주는 ‘족근관 유리술’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평발

취학 전 어린이 평발은 매우 심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며, 일반적으로 성인에서도 약 15% 내외의 인구가 진단 기준상으로는 평발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러한 평발은 질환이 아닌 일반적인 정상변이 범주에 속한다. 통증이 심한 중등도 이상의 평발이거나 또는 추후에 관절염이나 건증(만성·퇴행성 힘줄염)이 발생할 우려가 큰 경우가 아니면 일반적으로 치료 대상이 아니다. 즉, 증상이 없는 경도의 평발은 보조 깔창도 필요하지 않고 ‘정상’으로 여기면 된다. 다만, 아킬레스건 구축이나 족저근막염, 무지외반증 등이 생기지 않도록 평소에 제대로된 아킬레스건 스트레칭 및 발목관절 운동 등을 보조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권유된다. 경도의 통증이 있어서 ‘맞춤형 깔창’을 적용하는 경우에도 1년 365일 적용할 필요는 없고, 증상이 있는 시기에 적용했다가 증상이 없어지면 일반 깔창으로 바꾼 후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통증성 부주상골 증후군

족부 단순 방사선 사진을 촬영하면 정상 성인의 약 15%~20%정도에서 부주상골이 발견된다. 이 말은 통증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질환이 아닌 정상 변이로 생각하면 된다는 의미이다. 급격히 성장하는 시기, 성인에서 딱딱하고 좁은 신발을 신는 경우, 군화·작업화 등을 장기간 착용하는 직업, 과격한 스포츠 활동 등에서 ‘무증상 부주상골’이 ‘통증성 부주상골’로 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2~3주 활동을 줄이면 증상이 호전되고, 다시 과도한 활동·운동을 하면 증상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장기간 통증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어 불편한데, 직업/운동 등을 포기할 수 없을 때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무통성 부주상골은 일생동안 그 존재 자체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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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외반증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많이 휘어있는 것을 무지외반증이라고 하고, 통증을 동반한 경우는 80% 이상에서 여성이다(그림5). 소아청소년기 무지외반증은 부모님도 비슷한 발모양일 가능성이 크고, 성인형 무지외반증은 남녀 모두 앞볼이 좁은 신발(뾰족 구두)과 인과관계가 있고, 여성의 경우 높은 뒷굽(하이힐)과도 추가적인 인과관계가 있다. 그래서 여성에게서 발생 빈도가 훨씬 높다. 과거에는 무증상 무지외반증은 치료를 하지 않는 추세였지만 근래에는 치료 선택에 변화가 생겼다. 무통성이라고 하더라도 발모양이 좋지 않아서 맨발을 타인에게 노출하는 것이 심적인 고통이거나 개방형 신발을 선택적으로 착용할 수 없는 경우에도 수술을 권유하기도 한다(그림6). 참고로 증상 완화 목적으로 신발 신기 전에 여러 종류의 보조기와 spacer가 사용되기도 하지만, 이것으로 무지외반증을 교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한시적인 증상 완화만 기대할 수 있다.

지간신경종

성인 여성에서 통증을 유발하는 비외상성 질환 중 족저근막염과 함께 가장 흔한 것이 지간신경종이다. 대부분의 환자가 제2, 3, 4, 5 족지를 포함한 전족부 발바닥 쪽이 걸을 때 아프고, 저녁에는 남의 살 같고, 누르면 찌릿찌릿하다고 호소한다. 이학적 검사와 초음파로 대부분 진단이 가능하다. 다만, 여러 종류의 발바닥 저림질환과의 감별도 필수적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MRI가 필요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제3 족지와 제4 족지 사이의 제3 물갈퀴 공간 발바닥 쪽의 지간신경이 눌려서 발생하고, 종 종 제2, 제4 물갈퀴 공간에서도 발생한다. 지간신경 패드와 주사치료 등의 보존치료가 1차적으로 시행되고 증상이 반복될 경우 수술을 권유할 수 있다. 대부분의 수술에서 수술 후 해당물갈퀴 공간의 감각이 부분적으로 둔해지는 결과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수술 전에 환자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통증이 아닌 단순히 감각 이상을 이유로 수술 받은 경우에는 수술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당뇨족

발·발목 질환 중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당뇨병성 족부병변(당뇨족)이다. 당뇨가 5년~10년 이상 지속되면서 조절이 잘 안되는 경우에는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당뇨병성 혈관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신경병증이 생기면발에 상처가 나거나 곪아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병변을 치료해야 한다는 환자의 절박함이 없어서 발을 썩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혈관병증이 생기면 당뇨족 병변을 배농·절개하고 약을 써서 치료를 시도해도 상처가 낫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부위가 또 괴사되고, 심할 경우 무릎 아래나 허벅지에서 절단을 추가로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당뇨병이 10년 이상된 환자는 꼭 본인의 혈관 상태를 6개월 마다 검진을 통하여 확인하고, 2시간 마다 본인의 발·발가락에 물집이나 상처가 발생했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반드시 금연해야 하고, 혈압과 혈당 조절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당뇨병성 혈관병증·신경병증으로 인하여 발이 냉하고 시리고 저려서 전기장판이나 온돌에서 잠을 잔다고 할때에 매우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잠자는 동안 환자의 자세 변화가 몇시간 동안 없다고 하더라도 발가락·발뒤꿈치·바깥쪽 복숭뼈에 물집이나 궤양이 생기지 않도록 충분하게 두꺼운 매트나 이불이나 베개로 발을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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