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읽기

케임브리지대학교 줄기세포 연구소 연수를 돌아보며

글_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정재욱 교수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폐 오가노이드와 관련된 최신 지견과 실험 기법을 배우고 복귀한 내과학교실 정재욱 교수로부터 연수생활에 대한 추억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폐 오가노이드를 찾아서 케임브리지로

영국 케임브리지는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 진화론의 다윈,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밝힌 왓슨과 클릭, 블랙홀 연구의 스티븐 호킹 등 훌륭한 과학자들이 연구했던 유명한 대학 도시이다. 최근에는 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해 인체 장기와 유사하게 만드는 오가노이드 연구가 케임브리지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의 줄기세포 연구소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오가노이드 모델은 여러 질병의 발생 기전 규명 및 치료 약제 개발 그리고 재생의학 관련해서 활용이 되고 있다. 폐 오가노이드 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를 하고 있는 이주현 교수님이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줄기세포 연구소에 계셔서, 그곳으로 폐 오가노이드와 관련된 최신 지견과 실험 기법을 배우기 위해서 2020년 2월에 해외 연수를 떠났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노력

2020년 2월 말 영국에 도착했을 때는 영국에 코로나19 환자가 한 명도 없었고, 당시 한국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서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할까 봐 마음을 졸이며 영국의 히드로 공항에 내렸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아서 영국에 코로나19가 말 그대로 창궐을 하면서 학교와 연구실이 모두 봉쇄되었다. 기대와 예상과는 너무나 다른 연수 생활이어서 실망도 크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가족 모두가 지구 반대편 나라의 어느 작은 한 집에서 몇 개월 동안 오손도손 살아보는 경험도 해 볼 수 있었고, 그동안 바쁜 병원 생활로 미루어 두었던 여러 연구들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이주현 교수님은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기회 삼아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폐 오가노이드에 감염시켜 그 바이러스가 어떻게 폐 세포에 침투하고 면역반응을 일으키는지를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를 줄기세포 최고 권위저널 중 하나인 Cell Stem Cell에 발표하였다. 이러한 연구과정을 바로 곁에서 직접 보면서 연구 주제에 대한 깊은 고찰과 열정적인 추진력 그리고 적극적인 공동 연구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

1년 반의 연수를 마치고 올 해 8월 중순부터 충남대학교병원에 복귀해서 예전처럼 환자분들을 진료하며 틈틈이 연구를 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배워온 폐 오가노이드 배양 기술을 이용하여서 폐암의 약제 내성 기전 규명 및 치료 타깃 발굴 그리고 폐 섬유화 기전과 치료에 대한 연구를 의생명융합연구센터에서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가 실제로 환자분들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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