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증상이 있는 뇌졸중

뇌혈관이 막히면서 뇌 일부분이 기능을 못 하게 되는 병을 뇌경색이라고 한다. 언어장애, 안면마비, 팔다리 마비, 심한 어지럼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뇌경색은 갑작스럽게 생긴다고 알려졌지만 12~30%의 환자에서 발병 전 선행하는 증상이 있으며, 특히 그중 1/4은 뇌경색 발병 수 시간 전에 경고 증상이 지나갔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렇게 뇌경색이 발생하기 전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경우를 미니 뇌졸중, 의학적으로는 일과성 뇌허혈 발작(Transient Ischemic Attack, TIA)이라고 한다. 전통적으로 미니 뇌졸중은 ‘24시간 이내에 호전되는 일시적 신경학적 결손으로 뇌 또는 망막의 허혈에 기인한다’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대부분 환자에서 증상이 1시간을 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은 언어장애, 안면마비, 팔다리 위약과 같이 뇌경색의 경우와 같지만 증상 지속시간이 짧고 완전히 회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한쪽 눈이 갑자기 까만 장막을 친 것처럼 안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대개 5분 이내에 증상이 소실된다.

미니 뇌졸중의 재발과 위험성

미니 뇌졸중은 수분 이내에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에 환자가 증상을 간과하여 병원에 가지 않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만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많은 환자에게서 증상이 재발하며, 재발하는 경우 뇌경색이 와서 후유 장해가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다. 영국에서 시행된 한 연구에 의하면 24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군은 20일 이내에 병원을 찾은 환자군에 비해 90일 이내 뇌경색 발병률이 80%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일단 뇌졸중 증상이 나타나면 증상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여부를 관찰하기보다는 빨리 119에 연락하고 응급실로 와서 뇌 영상 검사를 해야된다. 뇌출혈과 뇌경색을 감별하기 위한 뇌 CT나 MRI 검사뿐만 아니라, 경동맥이나 뇌동맥의 협착 및 폐색을 진단하기 위한 혈관검사도 필수적이다. MR혈관조영술, CT혈관조영술, 또는 경동맥 초음파가 추천된다. 심전도나 심초음파검사를 해서 뇌졸중의 원인이 될만한 심장병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미니 뇌졸중의 위험요인

미니 뇌졸중의 위험요인은 뇌경색과 같다. 고령, 고혈 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심장질환 등이며 뇌경색으로 속발하는 경우는 환자가 가지고 있는 위험요인과 뇌혈관의 협착, 심장질환의 유무 등이 관여한다. 또한 미니 뇌졸중의 증상 지속시간이 길고, 여러 차례 있었던 경우에 뇌경색으로 속발할 위험이 더 크다. 미니 뇌졸중은 뇌경색을 미리 방지할 수 있게 하는 마지막 경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뇌졸중 증상이 나타날 때는 증상이 호전된다고 하더라도 바로 응급실에 방문하여 전문의로 부터 진료를 받아야 한다.

50대 여성 김OO씨는 3년 전부터 고혈압으로 약을 복용해 왔으며 평소 건강하게 생활해 왔었다. 이른 아침에 출근하던 중 갑자기 왼쪽 팔과 다리의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왼손으로는 물체를 쥐고 있기가 힘들었고, 다리에 힘이 빠져서 있을 수가 없었다. 오른쪽은 아무 문제가 없었고, 주변에 사람을 부르는데 말도 어눌하게 나오는 것 같았다.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 한참 동안 왼팔과 다리를 주물렀는데 서서히 힘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5분 뒤 119가 도착 했을 때는 이미 증상이 다 좋아진 후였다. 병원에 와서 뇌MRI를 찍었을 때 의사는 다행히도 뇌경색이 오지는 않았다고 하면서 뇌혈관이 심각하게 좁아져서 증상이 오려다가 풀렸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같은 증상이 재발할 수 있으니 꾸준히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림) TIA 환자의 MR혈관조영술 사진으로 우측 대뇌동맥의 심한 협착으로 혈관이 끊겨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