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기 테마에세이

의료 인사이트

사진

항산균이란 세균 표면의 두껍고 왁스와 같은 매끈한 벽 때문에 염색용 산을 첨가해도 탈색되지 않는 균을 의미한다. 결핵균은 대표적인 항산균이며 결핵균이 아닌 항산균들을 비결핵항산균이라 부른다.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은 이미 결핵균에 대한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을 연구해 자가포식이 결핵균을 사멸하는 원리임을 밝힌 바 있다. 이는 비결핵항산균을 사멸하는 원리를 알아내는 데도 활용할 수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감염증에 대한 발생 기전과 치료 방법을 밝히는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비결핵항산균의 의미와 연구 가치

비결핵항산균은 현재까지 약 170여 종이 보고 되었고, 흙, 강과 같은 자연을 비롯해 샤워시설과 같은 우리 주위에 서식하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몸은 비결핵항산균에 대한 적절한 방어 체계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일부 사람들은 감염증으로 발전한다. 특히 이미 결핵, 기관지확장증,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을 앓았거나 면역이 저하된 사람, 상대적으로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의 중년 여성에서 감염증 위험이 더 높은것으로 보고되었다. 최근 들어 비결핵항산균에 의한 감염증 발생 비율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그 중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다. 비결핵항산균에 의한 감염증은 기침, 가래, 객혈과 같은 증상과 방사선 검사에서 결핵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가래에서 균을 검출하여 진단한다. 치료는 균주에 따라 항생제를 복합적으로 수 개월간 사용하며 재발도 흔하다. 이렇게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한 비결핵항산균 중 일부 원인균들은 여러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지녀 치료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따라서 비결핵항산균에 대한 우리몸의 방어체계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감염증 발생률의 전세계적 증가, 질환 발생의 기전, 치료의 어려움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수 있다.

비결핵항산균에 대한 연구 방법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에서는 이미 결핵균에 대한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을 연구하여 자가포식이 결핵균을 사멸하는 원리임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량의 항생제, 긴 치료기간, 다제내성 결핵균 감염과 같은 결핵치료의 어려움을 우리 몸 자체의 면역 체계 기능향상을 꾀하는 방식을 통해 해결하고자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비결핵항산균에 대한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을 환자로부터 공여된 검체를 분석하고 감염 동물 모델을 통해 과정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주요 감염 비결핵항산균 중 하나인 마이코박테리움 압세수스에 의한 폐감염증을 앓는 환자의 혈액 내의 유전물질을 한꺼번에 다량으로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면역 세포들을 감염 부위로 몰려들게 만드는 유인물질들과 염증을 일으키는 면역단백질이 증가해 있었고, 이러한 이유가 작은 유전물질 조각이라 불리는 마이크로알엔에이 중 하나인 miR-144-3p에 의한 것임을 사람혈액세포와 감염 동물 모델을 이용하여 증명하였다. 이러한 이해는 추후 우리의 면역세포가 침투한 세균을 사멸하면서도 과도한 염증 반응을 우회하여 심한 질환으로의 발전을 막도록 도울 수 있다. 우리 몸은 외부로부터 침투하는 여러 미생물에 대해 방어할 면역체계를 이미 갖추고 있으며 이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면역 체계에 대한 면밀한 이해야말로 인류를 위협하는 감염증에 대한 우리의 튼튼한 방패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사진

사진 비결핵항산균 중 마이코박테리움 압세수스 감염주기 모식도(출처: Nat Rev Microbiol. 2020 Jul;18(7):392-407)

위로